김영섭 KT 대표 “대규모 구조조정 상황 아냐...공제창해(共濟蒼海)”

구교형 기자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서 구조조정설 선 그어

“인사도 빠른 시점보다 질적으로 좋은 인사”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7일 서울 중구 명동의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KT 제공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7일 서울 중구 명동의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KT 제공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취임 후 8일 만에 공식석상에서 세간에 떠도는 대규모 구조조정설을 일축했다.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도 속도를 내기보다 연말에 ‘좋은 인사’를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사업적으로는 그간 통신사들이 인프라 제공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획득에만 안주한 게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면서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7일 서울 중구 명동의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규모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감행해야 하는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통상적인 수준의 인원 교체와 퇴임, 신규 채용은 있겠지만 이전에 최고경영자(CEO)가 바뀔 때 있었던 몇천명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지금 현재로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이석채 회장 취임 후 약 6000명, 2014년 황창규 회장 취임 후 약 8000명이 명예퇴직을 통해 퇴사했는데, 본인 임기 중에는 과거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셈이다.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도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인사 시점보다도 실질적으로 KT가 자리를 잡고 위상을 회복하고 새 출발 하는 질적으로 좋은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2년치 인사를 한꺼번에 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주 신중하게 해야 한다”며 “가급적이면 오래 공백기간 때문에 빨리했으면 좋겠지만 여러 회사 내 사정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감 몰아주기 의혹, 조직 내 인사 줄대기 소문 등을 들어본 적이 있다며 “연말 인사가 끝나면 이런 것을 없앤다고 조직에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전·현직 LG 임원 영입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우선적으로 KT 내에서 훌륭한 사람을 선발해 일을 맡기고 함께 성장의 길을 가는 데 방점을 찍는 게 1번”이라며 “그럼에도 KT가 해본 적이 없는 것을 할 때는 외부에 훌륭한 사람들을 소수나마 찾아야 한다. 그때에도 LG 사람을 데려오느냐, 그런 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푸른 바다를 건너자’는 의미가 담긴 ‘공제창해(共濟蒼海)’라는 말을 인용했다.

다만 39년 ‘LG맨’인 김 대표는 KT와 LG의 차이에 대해 “LG에 근무할 때는 늘상 우리가 입에 달고 살고 머릿속 일부가 고객이었다”며 “인구에 회자하는 빈도라든지 그런 단어를 생각하는 절실함은 약간 좀 더 (KT 직원들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부가 추진 중인 가계통신비 인하 대책 등을 두고는 “좋은 정책을 정부가 하라고 들이밀기 전에 가급적 좋은 정책을 만들어서 제안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렵고 하기 싫은 제안도 있겠지만 사업자 간에 의견을 나누고 힘을 모아서 합리적인 수준으로 고객, 종업원, 주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적극 의견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대표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최한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에서 가진 기조연설에서 통신사들이 인프라 제공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획득에만 안주한 게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통신사들이 독점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데 만족하는 동안 빅테크 기업들은 통신사가 구축한 인프라에 메신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자율주행, 인터넷 금융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놓아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이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강제혁신’을 당할 위기에 처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통신사들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영역에서 대등한 정보기술(IT) 역량을 축적하고, 아직 초기 단계인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에너지 영역에서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KT의 새로운 지향점을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설정했다.

또 다방면의 고객, 파트너사, 기술기업과 협력하는 생태계 조성과 함께 글로벌 통신사들 간 협력, 기술 혁신 스타트업과 제휴 및 인수·합병(M&A) 추진을 선언했다. KT는 행사장에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 AI 언어모델 스타트업 업스테이지 등과 함께 만드는 솔루션을 전시했다. 김 대표는 KT가 자체 개발 중인 생성형 AI ‘믿음’에 대해 “말씀드릴 기회가 그리 먼 시간이 아닌 시점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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