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2의 요소수 대란 없다”...차량용 70일분 확보

이진주 기자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일어났던 2021년 11월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놓여있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일어났던 2021년 11월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놓여있다.

최근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 소식에 시민들 사이에 2년 전 ‘요소수 대란’ 재발 우려가 불거지자 정부가 적극 진화에 나섰다. 당시처럼 공포심리가 과도하게 작동할 경우 걷잡기 힘든 사태가 빚어질까봐 우려해서다. 한마디로 재고에 여유가 있고, 유사시 대체 보급선도 갖춰놨다는 설명이다.

벌써 일각에서 요소수 판매가가 뛰고, 품귀현상까지 나오는 등 과민반응을 보이는 건 요소수 대란 충격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2021년 10월 중국이 석탄 등 요소 수출을 규제하자 당시 수입량 97%를 중국에 의존하던 국내에서는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해 대혼란을 초래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요소수는 대형 트럭 등 경유(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저감장치에 사용되는데, 일반차 운행은 물론 결국 물류업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경향신문이 14일 구리, 이천, 하남 등지 화물차 이용이 많은 수도권과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5곳에 확인한 결과, 요소수 가격은 L당 1300~1400원대로 가격과 물량 모두 별다른 변동은 없었다.

디젤 승용차는 보통 1년에 10L씩 1~2차례만 넣으면 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운행이 많은 상용 디젤트럭은 자주 넣기 때문에 요소수 수급에 훨씬 민감하다. 화물차의 경우 주유건을 통해 요소수를 차량에 주입한다.

다만 한 주유소 관계자는 “최근 10L 요소수 제품을 사재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업체에서 해당 제품의 출고를 잠시 멈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가 차량용 요소 수입이 정상적이며, 재고도 적정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차량용 요소 공급망 점검을 위한 산업공급망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롯데정밀화학, 블루텍, 성홍 등 차량용 요소 수입·유통업체와 한국체인스토어협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 유관기관이 참석했다.

차량용 요소 수입업체들은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 움직임이 보도되기 시작한 지난 7일 이후에도 중국 생산업체와 정상적으로 신규 계약을 맺고 있다며, 현재 중국에서 수입하는 요소 수급에는 차질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8~13일 국내 업체와 중국 차량용 요소 생산업체 간 신규 계약은 7건, 물량으로는 8600t에 달했다. 현재 국내에는 민간 재고 55일분과 조달청 비축 15일분을 더해 총 70일분의 차량용 요소 재고가 확보된 것으로 산업부는 파악했다.

수입업체들은 2.5개월분에 해당하는 요소 수입 계약을 체결해 11월까지 순차적으로 수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현재 차량용 요소의 경우 중국의 수출 축소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원가와 거리에 따른 비용이 좀 더 들어갈 수 있지만 동남아와 중동 등 수입 대체선도 확보된 상태여서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다.

중국 현지에 무역관을 운영 중인 코트라는 “(수출 축소 원으로 지목된)중국 내 요소 거래 가격이 보합세에 있고, 현지 요소 기업의 생산량도 회복되는 등 추가 수출 축소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유통업계는 “소비자의 불안 심리 등으로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일부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유통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조업계와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요소는 크게 자동차용과 농업용으로 분류해 알갱이 형태로 수입된다. 원재료 그대로 들여오는 차량용 요소와 달리 농업용은 비료로 사용하기 용이하도록 요소 알갱이를 코팅하는 점이 다르다. 코팅하지 않은 요소는 시간이 지날수록 뭉쳐져 요소수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어 국내에서는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중국산 요소를 주로 수입해왔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공급망정책관은 “이번 중국의 요소 수출 축소는 비료용 수출 물량으로, 중국 정부 차원의 공식 조치가 아님을 여러 외교채널을 통해 확인했다”며 “2년 전과는 달리 적정 재고를 유지하고 있고 대응 체계도 갖춰져 있어 국민께서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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