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퇴출” “절대 안 돼”…기후총회 합의문 도출 ‘난망’

노정연 기자

미국 등 80여개국 “찬성”

사우디 등 산유국 거센 반발

폐막 앞둔 COP28 빈손 우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핵심의제로 다뤄지고 있는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 합의를 두고 참여국들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당초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퇴출과 관련한 선언이 기대됐으나 주요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이 강하게 반발하며 합의문 도출에 먹구름이 끼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COP28 정상회담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를 둘러싸고 각국이 충돌하며 석유와 가스 사용 종식 합의를 이행하려는 시도가 위태로워졌다고 보도했다. 오는 12일 폐막을 앞둔 COP28에서는 최종 공동선언문에 화석연료 감축안이 어떤 형태로 담기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앞서 2021년 COP26에서는 인도와 중국 등의 반대로 석탄화력발전의 단계적 ‘퇴출’이 ‘감축’으로 조정된 바 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저개발국과 기후변화 취약국 등 80여개국은 최종 합의문에 지구온난화 주범인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명시하는 데 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를 주도하는 사우디와 러시아 등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하이탐 알가이스 OPEC 사무총장은 최근 공문을 보내 “탄소배출이 아닌 화석연료 형태의 에너지를 목표로 하는 어떤 문구나 해법도 적극적으로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문은 COP28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비롯해 사우디, 이란, 이라크 등 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OPEC플러스 회원국에 발송됐다. 이들 국가는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80%를 보유하고 있다.

기후총회는 회원국 만장일치로 합의가 성사된다. 한 나라라도 반대하면 합의가 무산된다는 점에서 OPEC의 압력은 합의문 도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주요 산유국들은 온실가스 감축 문제는 논의하되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화석연료 퇴출 문제는 논의 대상에서 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신 탄소포집 기술 등을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유엔기후과학패널 등 환경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술이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는 것을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인도도 현재까지 화석연료 퇴출 합의에 대한 명시적 지지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Today`s HOT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침수된 아레나 두 그레미우 경기장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휴전 수용 소식에 박수 치는 로잔대 학생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폭격 맞은 라파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