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새 이사진에 ‘해직 사태’ 주범…노조 “권력 나팔수를 사장으로? KBS 전철 안 돼”

강한들 기자

일본 오염수 우려를 ‘괴담’ 규정한 김백 전 상무

노조 “유진그룹, 언론장악 하청업체 될 셈인가”

언론노조 YTN 지부가 16일 서울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진그룹의 YTN 이사진 내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한들 기자

언론노조 YTN 지부가 16일 서울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진그룹의 YTN 이사진 내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한들 기자

최근 YTN 지분을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선 유진그룹이 새 이사진을 내정하자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사진으로 과거 ‘YTN 해직 사태’를 만든 사람 중 한 명도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언론노조 YTN 지부는 16일 서울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력의 나팔수 노릇으로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승승장구하던 인물이 사장으로 사실상 내정됐다”라며 “유진그룹은 3200억 원을 들여 언론장악 하청업체로 전락한 어리석은 선택을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YTN 지부에 따르면 유진그룹은 지난 14일 YTN 기획조정실에 이사 6명을 내정했다고 통보했다. 사내 이사로는 김백 전 YTN 상무, 김원배 국제부 기자 등이 내정됐다. YTN의 기존 사내 이사는 사장, 상무로 2인뿐이었다. 사외 이사로는 이연주 전 자유총연맹 부총재(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취임 준비위원회 자문위원),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등 3명, 기타 비상무이사로 김진구 유진기업 부사장(유진이엔티 대표)을 내정했다.

YTN 지부는 김 전 상무를 사장 내정자로 보고 있다. 김 전 상무는 2008년 ‘낙하산 사장’에 반대하던 기자 6명을 해고하고, 33명을 징계한 ‘YTN 해직 사태’ 당시 인사위원이었다. YTN 지부는 “김백은 단체협약을 깨면서 보도국장 추천제를 일방적으로 폐지했고, YTN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돌발영상’도 없앴다”라며 “공정언론국민연대 이사장으로 2023년 7월 토론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우려를 괴담으로 칭하고, 언론노조가 장악한 공영방송이 가짜뉴스를 퍼뜨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김 전 상무는 본인이 이사장이었던 보수 성향 공정언론국민연대 유튜브 등에 최근까지도 출연해 방송 보도에 대해 논평했다. 김 전 상무가 출연한 지난해 10월 ‘공언련TV’는 문화방송(MBC)이 후쿠시마 오염수 보도를 하며 항구에 물고기가 죽어있는 사진을 쓴 것을 “배경 이미지 조작”으로 규정하고 “오염수 방류로 떼죽음을 당할 수 있겠구나하는 인식을 준다”고 주장했다.

뱡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MBC의 후쿠시마 오염수 보도 관련 민원이 접수됐고 지난 6일 방심위 방송소위는 중징계인 ‘경고’를 의결했다. MBC는 “1·2차 방류에서 어민 우려가 일본에서도 매우 컸고 항의 움직임도 커서 어두운 분위기를 위해 잠깐 그림이 표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YTN 지부는 “류희림 방심위의 전위대 역할을 하며 언론 장악의 선봉에 섰던 권력의 나팔수가 이제 보도 전문 채널의 사장이 되겠다고 나섰다”라며 “박민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의 KBS에서 벌어진 일이 김백의 YTN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YTN 지부는 “YTN에는 노사 합의로 만든 사장추천위원회가 있는데, 사장이 되려면 대주주가 선택하기 전에 사추위의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라며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한 기존 제도를 무력화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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