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기밀 누설’ 2차전···한화오션, HD현대중 국수본에 고발

남지원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연합뉴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연합뉴스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유출에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개입된 정황을 수사해달라고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앞서 방위사업청이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지 않기로 결론내리자 후속 조치에 나선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 판단으로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은 4일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군사기밀 탐지 수집·누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안에 대해 해당 행위를 지시하거나 개입·관여한 임원을 수사해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작성한 KDDX 관련 자료 등 군사기밀 12건을 불법취득해 회사 내부망에 공유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방사청 계약심의위원회는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자격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이 행위가 부정 시공이나 금전적 손해 발생 등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정되지 않았다며 사실상 제재하지 않기로 지난달 27일 결론내렸다.

이번 고발은 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를 제재하지 않으면서 KDDX 사업 수주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된 한화오션의 강한 반발로 풀이된다. 총사업비가 7조8000억원에 달하는 KDDX 사업 수주전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통상 기본설계 수주에 성공한 업체가 상세설계와 건조 등을 맡는 경우가 많아 입찰 제한을 피한 HD현대중공업이 수주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군사기밀 누설로 받은 1.8점 감점 때문에 HD현대중공업의 수주는 어려울 것이라는 엇갈린 전망도 있다.

한화오션은 이날 입장문에서 “HD현대중공업이 불법 취득한 KDDX 개념설계보고서는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생산해 납품한 것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실질적인 불법행위 피해자”라며 “불법행위에 상응하는 제재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하고 어떤 문제제기도 하지 않았지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계약심의위원회가 현대중공업에 면죄부를 줬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단순 업체 사이 이해관계를 다투는 밥그릇 싸움 정도로 이해하는 것은 이 사건의 심각성을 간과한 것”이라며 “직접 나서지 않으면 이런 중대범죄를 저질러도 아무런 제재 없이 방위산업을 계속 수행하는 명백히 잘못된 선례가 형성될 것을 우려해 고발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 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 끝에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며 “지금은 K-방산 역량 강화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5일 오전 설명회를 열고 기밀 탈취 경과와 고발장 제출 관련 입장을 설명하기로 하는 등 연일 여론전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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