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7일 공천배제된 유경준 의원이 반발한 서울 강남병 공천에 대해 “상징성 있는 지역, 공천에 있어서 국민에게 메시지 던질 수 있는 지역에서는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여러 사정을 감안해서 달리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양지인 강남 등에서는 공천 기준을 달리 적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 총장은 “기계적으로 계산기로 공천을 할 것 같으면 공관위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공관위원인 장 총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이 유 의원의 공천 반발에 대해 묻자 “강남 갑·을·병 서초지역 같은 경우에는 공천에 있어서 우리 당을 대표하는 상징성 있는 지역”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강남 갑·을 모두 다 현역 의원을 다른 곳으로 배치했다. 서초을도 박성중 의원을 교체했다”고 말했다.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한 박진 전 외교부 장관, 지역구 현역인 태영호(강남갑)·박성중(서초을) 등을 모두 다른 지역구로 배치했다는 취지다. 강남병에는 유 의원을 컷오프(공천배제)하고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공천했다.
장 총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 전체를 놓고 그 지역에 어떤 후보들을 전략적으로 배치할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기계적으로 계산기로 공천할 것 같으면 공관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총장은 친윤 키워드가 포함된 언론 보도에 100회 이상 등장한 ‘찐윤’ 의원은 97.8%가 공천을 받았다는 경향신문 보도와 관련한 질문에는 “그렇지 않은 것을 일일이 거명할까”라며 “경쟁력 없는데 납득할 수 없이 단수(공천을) 받았거나 도저히 경선에 안 들어갈 사람인데 받았으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 설명드리겠다. 어떤 분이 어떻게 분류돼서 굳이 그 분이 불필요한 불이익을 받지 않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뉴스 빅데이터 서비스 ‘빅카인즈’에서 친윤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쓰인 윤석열 대통령의 대권 도전 출정식 날(2021년 6월29일)부터 지난 6일까지 ‘친윤 ○○○’이라는 키워드로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 지역구 공천 신청자 101명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친윤 키워드 포함 보도 횟수가 100회 이상인 의원 45명 중 공천을 받은 의원은 44명(97.8%)으로 확인됐다.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권성동·정진석·윤한홍·이철규 의원은 물론 홍위병 비판을 받던 친윤 초선 배현진·박수영·유상범·강민국 의원 등이 포함됐다. 공천을 받지 못한 의원은 친한동훈계(친한계) 구자룡 비대위원과의 경선에서 패배한 조수진 의원 1명(탈락률 2.2%)에 그쳤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과 관련해 “언론에서 보기에도 기계적 균형을 맞춰야 해 얘기가 나오는 것이지 민주당에서 이뤄지는 막장 사태와 비견할 만한가”라고 반박했다. 이채익 의원이 무소속 출마하는 등 반발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무소속 출마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과거처럼 당의 입장에 반발해서 무소속으로 나갔지만 당선된 다음에 다시 복당할 생각이라면 그런 일은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유경준 의원에 대해서도 “시스템 자체에 대해 의문 제기, 부정하는 분을 재배치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당이 대단히 포용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최소한의 기강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