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도피시키듯 호주로 빼돌린 조국…참담해”

강한들·강은 기자

해병대 출신 교민 황성준씨

“범죄자 도피시키듯 호주로 빼돌린 조국…참담해”

“조국이 잘못한 사람을 도피시키듯 호주로 보냈다는 게 자존심이 상합니다. 호주 교민,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으로서 참담합니다. 군인은 장병 앞에 떳떳해야 하는데…. 이건 해병대 정신과도 맞지 않아요.”

1993년 해병대 부사관으로 입대해 11년 넘게 복무했다는 호주 교민 황성준씨(50·사진)는 14일 경향신문과 전화로 인터뷰하며 이같이 말했다. 황씨는 지난 13일 캔버라의 한국 대사관 앞에서 열린, ‘채 상병 사건’ 핵심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20년 전 입던 해병대 군복을 꺼내 입고 “이종섭은 돌아가라” “호주대사 웬 말이냐” 등 구호를 외쳤다.

황씨는 “시민단체 활동은 해본 적도 없지만 한 번쯤 ‘진실’을 말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고 했다. 그는 “해병대원들은 무서워서 말을 못하는 게 아니라 명령에 죽고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떤 지시가 내려오든) 참을 수밖에 없다. 세계 6위 국방력을 가진 한국에서 군 장병이 티 한 장 입고, 막대기 하나 들고 들어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채 상병의 사망 당시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부임한 데 대해서는 “전혀 맞지 않는 인물”이라고 했다. 황씨는 “실종자 수색을 하다 장병이 죽었는데 진실을 밝히지도 않으려고 했다. 한 입 가지고 두말하는데 어떻게 신뢰를 받을 수 있겠나”라며 이 전 장관이 채 상병 사건의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를 최종 결재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한 것을 비판했다.

황씨는 “호주 시민들은 한국을 대단한 나라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여론이 안 좋아질 수 있다는 걱정도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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