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축구, 일본 눌렀다…다시 꿈꾸는 ‘황금시대’

황민국 기자

U-20 아시안컵 2 대 1 승리로 우승

AG 결승·올림픽 예선 패배 ‘설욕’

북한 20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이 지난 16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에서 승리한 뒤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AFC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북한 20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이 지난 16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에서 승리한 뒤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AFC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북한 여자축구가 국제무대를 호령하던 옛 영광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6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0세 이하(U-20) 여자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전룡정의 멀티골에 힘입어 일본을 2-1로 눌렀다.

최근 5개 대회(2011·2013·2015·2017·2019년)에서 연속 준우승한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2007년에 이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과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연달아 패배를 안겼던 일본을 꺾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북한은 2000년대 중반 여자축구에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강을 노리던 강호였다. 당시 북한은 아시안게임 2연패(2002·2006년)와 아시안컵 3회 우승(2001·2003·2008년) 그리고 월드컵 8강(2007년)이라는 놀라운 업적을 쌓았다. 도핑 파문으로 2010년대 국제무대에서 배제됐으나 다시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난 지난해부터는 참가하는 대회마다 우승을 다투고 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11위로 밀려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전성기(5위) 복귀를 꿈꿀 만하다.

북한의 상승세는 한국에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중국과 일본, 호주라는 만만치 않은 라이벌에 이어 또 하나의 벽이 등장한 셈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8강(1-4 패), 이번 U-20 여자 아시안컵 4강(0-3 패)에서 북한을 만나 실력차를 실감했다.

남북 여자축구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꾸준히 여자축구에 투자하는 북한과 달리 한국은 최근 저변 확대가 아닌 축소를 실감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한국은 10년 전인 2014년(1765명)보다 전문 선수로 등록된 인원이 15%가량 줄어 2023년에는 1570명에 머물고 있다.

한국 여자축구의 ‘황금세대’라 불리는 2010 FIFA U-20 여자 월드컵(3위) 멤버와 2010 FIFA U-17 여자 월드컵(우승) 멤버 등이 축구화를 벗는다면 동남아시아의 추격까지도 걱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길 스포츠경향 해설위원은 “<골때리는 그녀들>의 성공으로 생활체육에선 여자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엘리트체육은 정반대”라면서 “대한축구협회와 여자축구연맹이 이 부분을 빨리 해결해야 여자축구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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