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경향 신춘문예

개성·패기 넘친, 그 가능성의 발견

심사위원 황종연·이광호

평론 심사평 

이번 경향신문 신춘문예 평론부문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작품들이 투고되었고, 비평의 수준도 높았다. 최근 베스트셀러 작품들에 대한 비평이 많았지만, 주목받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그에 대한 새로운 비평적 시선이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2009 경향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평론가 이광호씨(왼쪽)와 황종연씨가 응모 작품을 분석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09 경향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평론가 이광호씨(왼쪽)와 황종연씨가 응모 작품을 분석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1차 심사를 통과한 작품들은 <김훈 소설의 클리라멘>, <존재론적 균열, 그 축약된 지도-편혜영론>, <국경을 사유하는 두 개의 시선>, <죽음의 폐부에서 노래하는 메르헨의 ‘나나들’>, <나의 명랑한 모던 보이-이장욱론>, <물질의 길, 無性의 몸-이원론>, <국경을 넘어 성스러움으로 가는 길>, <경험의 퇴적층, 소설이라는 질문>, <재현체계의 폭력을 넘어 ‘우리’의 현시로-김행숙론>이었다. 이 비평들은 텍스트에 대한 독해력과 비평문을 구성하는 능력에서 일정한 수준을 보여주었다고 판단되었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한 번 선별의 기준이 되었던 것은 텍스트에 대한 접근 방식의 독창성과 비평적 글쓰기의 고유성이었다.

이런 기준을 통해 마지막에 남은 두 비평문 가운데, <경험의 퇴적층, 소설이라는 질문>은 김중혁이라는 텍스트에 대한 이해도와 안정된 문장력, 인문학적 정보들을 텍스트와 연결시키는 방식이 적절함 등에서 오랜 공부와 숙련의 과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안정감이 오히려 젊은 비평가로서의 열정을 느끼게 하는 데 부족했고, 문체의 개성도 발견하기 어려웠다. <재현체계의 폭력의 넘어 ‘우리’의 현시로>는 김행숙의 텍스트에 대한 섬세한 비평적 감수성과 언어를 보여주었다. ‘우리’라는 개념의 모호성의 문제와 인문학적 정보에 대한 처리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텍스트의 내부 안에서 자신의 비평적 사유를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패기, 그리고 단연 돋보이는 문체의 개성 때문에 앞으로 비평적 목소리의 자립성을 가질 수 있는 비평가로 성장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신인에 대해 우리가 바라는 것은, 바로 그 가능성의 힘과 아름다움이기 때문이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