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여성해방’은 탈소비주의서 시작

김종목 기자

▲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마리아 미즈 지음·최재인 옮김 | 갈무리 | 496쪽 | 2만9000원

1986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꼽힌다. 에코페미니스트 마리아 미즈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가 여성의 가사노동과 비공식 영역을 은폐한다고 주장했다.

[책과 삶]‘여성해방’은 탈소비주의서 시작

미즈는 가부장제가 자본주의 아래서 더 강화됐다고 본다. 강간, 강제결혼, 여성 매매, 강제 성매매, 여성에 대한 공공연한 모욕과 고문 같은 가부장적 폭력이 상징적이고 구조적인 차원에서만 아니라 생활의 모든 측면에서 자행된다고 여겼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는 마녀사냥으로 유럽 여성을 종속시켰고, 제국주의적 폭력으로 제3세계·식민지 여성을 복속시켰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는 여성을 사치품과 부의 소비자이자 과시자, 가정주부로 전락시켰다. 미즈는 특히 부르주아 계급이 가정주부 이데올로기를 유지·전파하는 것이라고 봤다. 소비주의는 남녀 모두를 비인간적이고 파괴적인 생활조건을 수용하게 만드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마약’으로 규정했다.

출간 30여년이 다 되어가는 이 책의 문제의식이 소멸되었을까. 미즈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1986년에 했던 생각의 대부분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여성에 대한 억업과 착취, 자연에 대한 폭력의 형태는 1986년보다 더 잔인하고 더 가학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파괴적 체제에 대한 ‘자급적 전망’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소비주의로부터의 해방은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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