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심사평 - 필자의 식견과 믿음을 보여준 인용시와 분석

문학평론가 홍정선·서영채

21편의 응모작 중 마지막까지 남은 것은 ‘어느 비평가의 변신’과 ‘모글리 신드롬-가능성이라 불리는 아이들’ 두 편이었다.

‘어느 비평가의 변신’은 김소진·김경욱·박범신·박민규·황정은·김애란 등의 소설을 대상으로 읽고 쓰는 일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는 독특한 글이었다.

비평에 대해 이 글의 필자가 제시하는 몇 개의 명제들이 있다. 비평적 읽기란 외상적 휴지의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며 그런 읽기란 본질적으로 두 번 읽기일 수밖에 없다는 명제 등이 그것이다. 이 글은 그러니까 어떤 작품이나 책에 대해서가 아니라 그것과 만나는 경험에 대해 말하고자 했던 셈인데, 그런 발상의 독특함이 개성적인 사유와 구성을 만들어냈다.

지난달 21일 경향신문 회의실에서 문학평론가 홍정선(왼쪽)·서영채씨가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 심사를 하고 있다. | 김문석 기자

지난달 21일 경향신문 회의실에서 문학평론가 홍정선(왼쪽)·서영채씨가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 심사를 하고 있다. | 김문석 기자

‘모글리 신드롬’ 역시 발상이 신선한 글이었다. 이 글의 필자는 어린아이가 등장하는, 김기택·정재학·황병승·김행숙·박상수·김승일 등의 시를 뽑아내어 왜 우리 시대의 시 속에 아이들이 등장해야 하는지에 대해 묻는다. 답은 물론 간명하다. 어린아이들은 서정시 속에 존재하는 어른들의 시선의 타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답이야 맥거핀일 뿐, 중요한 것은 그 대답에 이르기 위해 이 글의 필자가 거쳐 가는 시의 현장들이다. 그가 인용하고 읽고 분석한 시편들이 시에 대한 그의 식견을 믿음직스럽게 했다.

결국 덜 투박하고 좀 더 친절한 쪽을 선택하게 되었다. 두 응모자 모두에게 이런 관문 통과의 경험이, 독자와의 소통의 글쓰기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덧붙여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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