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결함 차 도로 달리고 있다…침묵하면 직무유기라 생각”

류형열 선임기자

현대차 제보자 인터뷰

김진수 부장은 1991년부터 25년간 현대차에 몸담아온 현대맨이다. ‘1+1=2’ ‘1-1=0’이라는 게 엔지니어로 살아온 그의 상식이었다.

하지만 김 부장은 지난해 2월9일부터 품질전략팀에서 근무하면서 결코 겪고 싶지 않았던 어떤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1+1이 3이 될 수도 있고, 마이너스 1이, 0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세계를 경험했다는 것이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소비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 그곳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는 게 그의 얘기다.

- 공익 제보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자동차의 안전 관련 제작 결함을 확인하면 국가기관에 신고하고 리콜해야 한다. 리콜은 자동차 회사에서 임의로 판단해 해줘도 되고, 안 해줘도 되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현대기아차는 안전 관련 제작 결함을 확인하고도 은폐나 축소처럼 불법적으로 처리하는 게 관행처럼 돼 있었다. 지금도 안전 관련 제작 결함이 있는 차들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이대로 침묵하는 것은 현대차 직원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서 직무유기라고 생각했다.”

- 어느 정도로 리콜을 하지 않는가.

“안전 관련 제작 결함을 확인해도 상당수 신고를 안 한다고 보면 된다. 신고하더라도 축소해서 한다. 이게 현실이다.”

- 공익 제보 방식을 택한 이유는.

“아무리 회사가 리콜을 감추고 은폐하고 축소해도 밖에서는 이런 사실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그래서 공익 제보를 할 수밖에 없었다. 6년 뒤면 정년퇴직한다. 회사 나가서 문제제기하면 누가 내 말에 귀 기울여 주겠는가.”

-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도 제보했는데.

“NHTSA의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제대로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되면 현대기아차도 이 사안을 묵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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