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대형 세단같이 풍절음 잘 억제되고 실내 공간 활용도 시원시원

김준 선임기자

현대차 ‘팰리세이드’

대형 SUV답게 덩치부터 압도적

엔진 진동 적고 소음도 크지 않아

[시승기]고급 대형 세단같이 풍절음 잘 억제되고 실내 공간 활용도 시원시원

한 남성이 현대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사진)가 신기한 듯 말을 건넸다. “제 아들이 이 차를 신청했는데, 7개월이나 기다려야 받는답니다. 이 차가 그렇게 좋아요?”

과장이 아니다. 팰리세이드는 계약 이후 출고되지 못한 차량이 3만대나 밀려 있다고 한다. 이 차는 대형 SUV답게 덩치부터 운전자를 압도했다. 아파트 주차장 구획선 안에 차를 반듯하게 넣어도 옆에 차가 있으면 겨우 내릴 수 있었다. 실내도 ‘운동장’이다. 운전석에서 제일 뒤편 3열이 ‘멀다’고 느껴질 정도다. 외형에 걸맞게 공간 활용도 시원시원하다. 웬만큼 키가 큰 남성이라도 천장에 머리가 닿지 않는데, 이러다 보니 키가 작은 운전자는 오르간 페달 타입의 가속페달을 밟기가 불편해 시트 포지션을 잘 잡아야 한다.

정지상태나 저속에서 팰리세이드 운전대는 어떤 차보다 부드럽게 돌아간다. 여성 운전자나 시니어들도 전혀 어려움 없이 조향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보다 조금 더 묵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t이나 되는 공차중량을 가졌지만 최고출력 295마력, 최대토크 36.2㎏·m를 내는 3.8ℓ 가솔린엔진은 팰리세이드를 소형차처럼 만드는 재주가 있다. 2000rpm이 넘어서면 이 V형 6기통 엔진은 오감을 자극하는 사운드로 ‘노래’를 부른다. 회전 질감도 매끄럽다. ‘토크’로 밀어붙이는 2ℓ급 디젤엔진, 전기모터와 가솔린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기모터만으로 구동하는 전기차와는 차원이 다르다. 정갈하지만 거침없이 회전수를 높여준다. 레이싱 트랙이나 프루빙그라운드에서 달려보면 시속 200㎞를 어렵지 않게 넘긴다.

고속에서 빠른 가속을 원한다면 운전대에 붙은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면 한결 재밌게 운전할 수 있다. 기어 단수를 낮추면 약간의 시차를 두고 묵직한 토크가 변속기에 전해진다. 엔진은 6500rpm부터 레드존이 시작돼 빠른 속도로 달리는 중에도 3단과 4단으로 시프트 다운이 가능하다. 5000rpm 이상의 고회전에서 터져나오는 파워는 가솔린엔진 차량만이 즐길 수 있는 ‘특권’이다. 엔진소음이 크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엔진 진동도 적다. 풍절음까지 잘 억제돼 주행 질감이 고급 대형세단과 다르지 않다. 시속 100㎞ 안팎에서 크루징하면 정상고도에 이른 비행기처럼 안락하다.

비포장 도로도 20㎞가량 달려봤다. 승차감은 포장도로만 못했지만 운전자의 몸이 덜썩대거나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다. 경사가 급한 산길을 내려올 때는 ‘힐 디센트 컨트롤(HDC)’을 사용했는데, 끈끈이주걱처럼 노면을 꽉 잡고 내리막길 초저속 주행이 가능했다.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같은 반자율주행 실력도 나쁘지 않다. HDA는 코너를 돌 때 세팅한 속도보다 감속해 달리는 기능이 추가됐다. 하지만 꼭 막힌 도로에서 앞차와의 간격을 2m쯤 유지한 채 서행할 때는 제동이 부드럽지 않아 운전자의 몸이 쏠릴 때가 종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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