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A, 지정 속도로 앞차와 거리·차선 유지 주행 피로감 덜어줘

김준 선임기자

운전자 돕는 ‘주행보조’ 장치들 어떤 게 있나

고속도로에서 HDA 기능을 활성화한 뒷차량이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주행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고속도로에서 HDA 기능을 활성화한 뒷차량이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주행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카메라·레이더가 인식 정보 활용 엔진·브레이크·조향까지 제어
전자식자세제어·레이저 쏴 사물 인식 장치 장착한 차량도 보편화

토목 감리 일을 하는 김정현씨(53)는 최근 경북의 한 공사 현장을 후배 차로 다녀왔다. 12년째 타던 차가 고장이 났기 때문이다. 김씨가 이용한 차는 기아차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 하이브리드’였다. 김씨는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Highway Driving Assist) 장치를 사용한 뒤 감탄이 절로 나왔다. 3시간이 넘도록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를 거의 밟지 않고도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안 밟아도

21일 업계에 따르면 HDA 기능은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와 센서, 내비게이션 정보로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고 차선을 따라 운전자가 원하는 주행 속도로 달리게 해주는 기능이다. 운전대만 잡고 있어도 차가 알아서 차선을 따라 주행하고 가속페달 조작없이 사전에 세팅된 속도가 유지돼 장거리 운전을 할 때 피로감이 덜하다. 특히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정체 구간에서도 차가 알아서 제동과 출발을 해주므로 명절 연휴 차가 막히거나 출퇴근 정체 때 한결 운전이 수월하다.

HDA는 카메라와 레이더가 읽어낸 정보를 토대로 엔진, 브레이크, 조향을 차가 스스로 제어한다. 또 내비게이션에서 지리 정보를 받아 과속금지 구간에 들어서면 속도를 줄여 주기도 한다. HDA 장치가 아니더라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만 있으면 차간 거리와 속도, 차로 유지가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HDA는 내비게이션 정보 등이 추가돼 곡선로와 과속단속 구간에서 자동감속이 되는 등 고속도로 주행에 좀 더 최적화된 기능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기존 HDA는 차가 완전히 정지하면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거나 운전대에 있는 버튼을 눌러야 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니로 하이브리드는 운전자가 아무런 조작을 하지 않아도 정체구간에서 출발과 정지가 자동으로 유지된다.

HDA 기능이 작동하려면 차량 앞유리창에 전방 카메라와 레이더(전파로 물체를 감지하는 장치)가 반드시 장착돼야 한다. 카메라는 사람의 눈처럼 차선을 인지하고 차선의 중앙을 판단해 진행 중인 차가 차선을 넘지 않도록 도와준다. 차로 중앙을 벗어나지 않게 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여기에 가감속·제동 제어 장치, 전자식자세제어(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 장치도 필요하다. 앞바퀴를 자동으로 돌려주기 위한 전기모터 사용 방식의 운전대(MDPS·Motor Driven Power Steering)도 갖춰야 한다.

특히 일반 내비게이션 지도보다 훨씬 정밀한 첨단주행안전장치(ADAS)용 지도가 필요하다. 곡선로에서 자동으로 감속하거나 터널 앞에서 유리창을 올려주는 기능이 작동하려면 위성항법장치(GPS)가 주는 정보보다 훨씬 정밀한 지도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HDA는 시속 150㎞까지 작동하며 현대차 팰리세이드, 쏘나타, 코나와 기아차 K9, 스팅어 등 최근 출시되는 현대·기아차에는 대부분 HDA 기능이 있다.

앞으로는 지난해 2월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선보인 현대차 ‘넥쏘’ 자율주행차처럼 라이다(레이저를 쏘아 사물을 인식하는 장치)가 장착된 차량도 널리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후측방 카메라, 전측방·후측방 레이더 등이 추가되면 보다 정밀하고 안정적인 HDA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구글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자율주행차량용 정밀지도 개발에 적잖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면 운전자가 거의 개입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HDA 시스템도 머지않아 도입될 전망이다.

지금의 HDA 장치로는 불가능한 인터체인지(IC·JC), 톨게이트 통과가 가능해지고 IC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미리 차선을 바꾸는 것도 차가 알아서 하는 시대가 오는 셈이다.

하지만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도로의 경우 아직은 HDA와 유사한 기능 구현이 불가능하다. 시내도로는 교차로 등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도로 형태도 고속도로보다 복잡하다. 보행자도 존재한다.

따라서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려면 5G와 같은 고속 통신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상대 차량, 신호등 같은 교통체계와의 교신이 완벽하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 HDA, 완벽한 장치 아니다

HDA에 운전을 완전히 맡겨서는 안된다. HDA는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라 주행 편의를 위한 보조 기능이다. 실제 HDA 기능도 운전자가 운전대를 완전히 놓은 상태에서 12초가 경과하거나 700m 이상 주행할 경우 차량이 ‘운전대를 잡으라’는 경고를 모니터에 띄우는 ‘준비’를 한다. 하지만 HDA 기능은 차로 중앙에서 얼마나 좌우로 벗어나느냐까지 판단하기 때문에 몇분 이상이 지나도 경고를 띄우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가능성이 현저히 낮지만, 차선이 지속적으로 일직선으로 뻗어있을 경우 꽤 오랜 시간 달려도 경고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 최근 출시되는 차량은 제어기능이 진화해 경고 대기 시간이 많이 길어졌다.

‘운전대를 잡으라’는 경고가 없다고 해서 차량이 안전한 운전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운전 중에는 늘 운전대를 잡고, 오른발은 언제라도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밟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때때로 운전대를 잡았음에도 ‘운전대를 잡으라’는 문구가 뜰 때가 있다. 이 경고가 울리지 않으려면 운전대에 일정한 힘(토크)이 주어져야 한다. 운전대를 너무 약하게 잡고 있어도 잡지 않았다고 인식한다. 이럴 때는 토크 센서가 인식할 정도로 살짝만 운전대를 움직여주면 경고 사인은 사라진다.

HDA 주행 중에도 운전대를 반드시 잡아야 할 이유가 또 있다.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대형트럭이나 버스가 위협하듯 지날 때가 많은데 이 같은 상황은 HDA가 인식하더라도 운전대를 돌려 피하지는 못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앞유리창에 설치된 전방 카메라는 옆 차선을 달리는 입체적인 장애물이나 중앙분리대를 인지하고 회피하는 기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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