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종합토론) 세계경제체제의 대안은 무엇인가?>

 -사회 김호기 연세대 교수
 -발제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
 -토론
 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
 장상환 경상대 교수
 김상조 한성대 교수
 윤창현 시립대 교수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
 구춘권 영남대 교수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
 -일시 2009년 1월 16일
 -장소 경향신문사 5층 대회의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20년 가까이 세계를 지배해온 신자유주의가 기로에 서게 됐다. 오늘 토론은 (경향신문이 연재중인) 신자유주의 기획의 1부를 결산하는 토론이다. 여러 선생님들 의견을 1~2부로 나눠 들어봤다. 3부 종합토론에서는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자본주의 체제의 대안은 무엇인가 토론해 보겠다. 최태욱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신자유주의의 대안은 앞서 1~2부에서 여러 선생님 지적해줬듯이 여러가지 다양한 대안이 있을 수 있다. 위기는 하나인데 해석은 여러가지가 도출되고 있고 이에 따라 다양한 대안이 나오고 있다. 여러 선생님들 평소 자신이 생각해온 대안을 말씀해달라.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토론회

 최태욱 선생이 지역협력의 차원에서 15분 내외로 발제하시고, 윤창현·김상조·장상환·이근식 선생님 순으로 말씀해달라. 그 다음 네분 다른 선생님들 말씀을 이어 듣도록 하자.
 
 <기조발제>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최태욱입니다. 대안 중의 하나를 단편적으로 말씀 드린다. 김호기 선생이 말씀해주셨듯 자본주의 세계체제 대안은 뭔가라는 큰 질문에 대해 발제하게 돼 조금 어색한데, 저는 여러 생각 가능한 대안중 하나를 단편적으로 말씀드리고 다른 선생님들은 생각하시는 것들을 자유롭게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저는 그냥 물꼬를 튼다는 정도로 제 생각 말씀드리겠다.

 제가 보기엔 미국발 금융위기가 여러가지 얘기를 하게 했지만 크게 두가지가 있다고 본다. 먼저 미국 주도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반드시 대안은 아니구나 하는 것이 있다. 여기서 두가지 논란이 붙는다.

 하나는 신자유주의만이 아니다, 다른 유형의 자본주의나 시장경제체제가 있고 어떻게 개발하느냐가 문제다라는 것이다. 한때 논의가 활발했던 자본주의의 다양성에 대한 논의가 재확산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는 당연히 한가지가 아니라 나라마다 자본주의의 유형이 있고, 크게 양분한다면 미국형인 자유시장경제체제하고, 유럽형이라고 흔히 말하는 노동시장경제체제 둘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자유시장경제는 말 그대로 시장의 자유, 기업의 자유, 자본의 자유를 강조하지만 노동시장경제체제는 형평성도 중요한 가치이며 분배도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사회나 국가에 의한 시장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관점이다. 어느 시장경제가 중요하느냐는 특정 사회가 정하는 문제이고, 더불어 중국이나 베트남이 추진하고 있는 사회주의시장경제를 하나의 유형으로 볼 수 있다. 그 다음에 자본주의를 넘어서 다른 체제는 무엇인가에 대한 논쟁도 촉발된 것 같다.

 둘째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가 아닌 다른 방식의 세계화, 다른 방식의 글로벌 협력체제의 구축방안에 대해 논의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말하자면 미국 패권체제 이후의 글로벌 경제협력 체제는 어떻게 형성될 것이며, 어떻게 운영될 것인가에 대한 논의다. 이것은 애프터 헤게모니(After hegemony)라고 해서 패권체제 이후의 국제협력체제에 대해서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중반까지 활발했던 논의가 있었는데 그게 다시 다시 한번 붙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패권안정이론을 대체할만한 국제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으로서 당시 논의됐던 것이 크게 세가지가 있다. 하나는 제도론, 국제기구나 레짐(regime) 같은 것을 통해서 국제질서를 잡아가자, 국제협력을 성취해가자는 이런 얘기였다. 다른 하나는 집단지도체제, 단일패권국가가 힘들다면 둘 혹은 셋, 혹은 다섯의 집단지도체제를 만들어서 국제질서를 가져갈 수 있다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위 인터리저널리즘(inter-regionalism), 다시 말해 역제주의(域際主義)다. 국가가 유닛이 아니라 지역이 유닛이 되서 지역간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중에서 진보적인 생각을 약자제도정신이라고 한다면 가장 진보적인 것은 역제협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왜냐하면 지금도 미국의 헤게모니 이후 신브레턴우즈 체제 만들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제도론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G2(중국과 미국), G3, G5, G8 등의 얘기들이 나오는데 이것은 집단지도체제론적 대안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들을 보면 여전히 소수강대국들의 영향력이 지배하는 국제질서일 수 밖에 없다. 대다수인 약소국들은 참여 기회조차 없는 것이어서 결국은 소수 강대국에 의해 지배되는 국제질서에 불과하다. 따라서 역제협력체제로 가는 것이 대다수 약소국들의 참여가 보장되고 보다 민주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역제협력체제는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예컨대 필리핀이 집단지도체제에 속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이고 국제기구를 주도할 가능성도 없지만 필리핀이 동아시아경제공동체에 들어갈 가능성은 당연히 보장된 것이고, 동아시아경제공동체가 유럽과 북미의 경제공동체와 지역간 경제협력체제를 만들면 필리핀은 자동적으로 멤버 국가가 된다. 그래서 역제협력체제가 가장 진보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면 이 두가지 담론에서 향후 상정 가능한 대안체제를 꼽는다면 이런 것이다. 각 지역마다 제 나름의 자본주의유형을 가지는 지역행위자들 간의 글로벌 협력체제를 상정할 수 있다. 예컨데 미국형 자유시장경제체제, 혹은 오바마 정권 이후 조정경제체제를 추진해 나간다면 미국형 조정시장경제체제가 중심이 되는 나프타 같은 것이 있을 것이고, 유렵형 조정시장경제체제를 갖고 있는 유럽연합(EU), 남미형 조정시장경제체제 혹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를 가질 수도 있는 남미국가연합, 동아시아는 동아시아형 조정시장경제체제를 갖고 있는 아세안+3 등 이런 지역행위자들이 부상하고 이들간 역제 협력체제가 결국 글로벌 협력체제로 갈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처럼 다양한 자본주의 지역체제간의 역제협력체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지역간 제도수렴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고 결국은 나중에는 단일 글로벌 협력체제로 발전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단일 글로벌 협력체제가, 다양한 자본주의 지역행위자간에 만들어진 글로벌 협력체제가 어떤 자본주의, 어떤 시장경제, 혹은 그것을 넘어서는 어떤 경제체제가 될지는 현재 상황만으로는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이런 것을 상정해 볼 수 있다는 큰 그림이다. 역제협력이라는게 사실은 이미 틀은 형성돼가고 있다.

 지역행위자를 보자면 여러분께서 다 아시겠지만 EU, 나프타, 메르코수르 같은 것은 잘 알려져 있다. 2008년 남미국가연합이 큰 지역행위자로 등장했고, 아세안, 걸프협력기구 등등 지역행위자들이 다양하게 있다. 오히려 동아시아의 지역행위자성이 부족할 수 있다.

 그 다음에 이런 지역행위자들이 만들고 있는 역제협력체제도 이미 가시화 되고 있다. 유럽과 남미간에는 이미 95년에 지역간 협력체제가 결성됐고, 유럽과 아프리카간에는 2000년에 만들어졌고, 유럽과 동아시아간에는 느슨한 조직이긴 하지만 아셈이 있다. 역제협력체제의 태동은 가시화되고 있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이 지역행위자들 중에서 세계경제의 3대축을 이룬다고 하는 북미, 유럽, 동아시아일 것이다. 유럽은 이미 EU로 행위자성을 상당히 확보했고, 북미는 나프타로 발전해 가고 있는데 동아시아만이 아직 지역주의 제도화가 낮은 수준이다. 결국 이런 상상이 현실화될 때에 문제는 동아시아 지역주의의 정체다. 그래서 동아시아가 언제 지역행위자성을 확보해서 역제주의 관계에 의한 글로벌 협력체제 구축에 참여할 수 있겠느냐가 문제로 남게 된다.

 다음은 미국발 금융위기와 동아시아 지역주의의 발전 전망에 관한 것이다. 태평양 수지균형 관계라는 게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경상수지적자, 즉 쌍둥이 적자를 한중일 중심의 동아시아의 수출경제가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달러화를 보유하면서 달러가치를 유지해주고 그 대신에 미국의 소비경제가 유지되면서 동아시아가 계속 수출을 하면서 서로가 균형을 유지해 간다. 이걸 태평양 수지균형관계라고 하고 경상수지만 보면 글로벌 임밸런스이겠다. 그런데 이게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깨질 가능성 있다. 2가지 가능성 때문이다.

 일단은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그동안 동아시아가 했는데, 더 이상 달러가치 하락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 있다. 기왕에 소지하고 있던 달러 외 통화를 쓰는 경향들이 브릭스나 동아시아 신흥국가들에서 더 강화될 수 있다. 여기에다 달러화 역할의 축소를 얘기하는 신브레턴우즈가 얘기될 정도이다.

 그 다음에 위기극복을 위해 미국이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있는데 이렇게 불어난 유동성 공급의 과잉이 결국 중장기적으로 달러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동아시아 외에 다른 국가들이 달러 청산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게 계속된다면 동아시아 국가들만의 노력으로 달러가치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동아시아 국가들 역시 달러에서 이탈해가고 달러화 자산 매입을 중단하거나 심지어 청산도 할수 있다. 이렇게 되면 태평양 수지균형관계라는게 붕괴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달러가치는 더 하락할 것이고 미국의 적자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고, 미국의 경제력은 더 약해지고 미국의 수입이 감소되면 동아시아가 보는 미국의 중요성은 감소할 것이고 동아시아는 대안을 찾게될 것이다. 이렇게 관계가 깨져나가게 된다.

 태평양 수지균형관계 깨질 두번째 가능성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달러 흡수 노력과 무관하게 미국 소비경제는 여전히 위축될 것이다.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위기의 장기화로 인해 그렇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동아시아 국가들이 기회비용을 써가면서 달러 흡수라는 작업을 할 필요가 없고 차제에 미국을 대신할 대체 수출공간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더 옳다라는 얘기다. 사실 이미 동아시아 국가들의 대미 수출부진현상은 오래전에 시작됐고 동아시아 시장이 미국 시장을 제친 것도 이미 오래 전 일이다. 그 와중에 관철되는 것이 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이미 전통적인 대역외 시장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에서 벗어나는 움직임들이다. 중국도 이미 그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동아시아 국가들은 달러 흡수 노력 포기하고 새로운 안정적인 수출 혹은 투자공간을 역내에 조성할 움직임을 갖게 될 것이다.

 태평양 수지균형관계가 깨지면서 아마 3가지 영역에서 역내 국가간의 협력이 강화될 것이다. 금융통화협력이 강화될 것이고, 통상투자협력이 강화될 것이고, 경제통합의 제도화를 위한 협력이 강화될 것이다. 금융통화협력에 관한 말씀은 생략하겠다. 통상 부분은 아까 말씀드린 대안시장 확보 측면에서 동아시아를 대안시장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핵심은 동아시아 각국의 내수시장 확대, 또는 동아시아 역내 내수시장 진작에 있다. 아마도 미국의 소비경제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소비경제를 동아시아 경제에 창출하려면 중국과 동남아의 막대한 민간소비 잠재력을 활성화 시켜야 하고 그렇다면 격차 문제 해소가 키포인트다. 내부 격차문제 해소뿐 아니라 역내 국가간들간 국제 격차문제 해소도 동아시아 소비시장 확장 창출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동아시아 국가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복지 및 사회안전망 확충이 격차해소 및 내수확대를 이끌어내는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아마 동아자유무역지대가 형성된다면 대안의 수출공간 창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아시아형 시장경제체제를 어떤 유형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와 협력이다. 금융통화협력과 통상투자협력이 강화된다면 경제통합이 강화된다는 것인데 경제통합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당연히 제도수렴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어떠한 제도, 정책규범으로 이뤄진 자본주의 혹은 시장경제유형을 만들어갈 것인가가 마지막 질문이다.

 여러가지 논의가 현재 진행중이다. 그중 제가 볼 때 합의가능한 기본원칙이 세가지 정도되는 것 같다. 첫째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보여줬듯 신자유주의나 자유시장경제체제의 여러 문제점이 이미 나타났으므로 그것은 아닐 것이고 따라서 조정시장경제체제일 것이다. 두번째는 격차문제 극복이 핵심이 되는 시장경제체제일 것이다. 마지막 세번째가 국가의 역할이 중시되는 시장경제체제다. 이런 기본원칙들이다. 예를들어 베이징 컨센서스라는 것을 중국 주도로 만들어가고 있다. 동아시아 시장경제가 자기네, 사회주의시장경제의 모델처럼 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지금 서울 컨센서스라는 이름으로 여기저기 학자들이 얘기를 하고 있다. 워싱턴 컨센선스가 미국형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세계에 퍼트리는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라면 그에 맞서서 미국형이 아닌 한국형이든 동아시아형이든 조정시장경제체제의 제도 디자인을 만들어내서 이것을 가지고 동아시아형 조정시장 경제체제를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서울 컨센서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연구내용들을 보면 적어도 두가지는 관측할 수 있다. 우선 사회적 합의주의에 기초한 국가 및 시장의 통제와 조정이 가능한 시장경제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동아시아형 조정시장경제체제와 합의제 민주주의를 병행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동아시아의 지역주의 발전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강화되고 있는데,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라틴아메리카에서도 남미형 시장경제를 창출하자는 논의가 공동화폐 발행과 더불어 진행돼 가고 있고, 중동의 6개 회원국을 갖고 있는 GCC도 2010년 단일 통화 출범에 합의하고 움직이고 있고, 유럽이 더 강해진 것은 다 아시고 계신다. 이러한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지역별 특정 자본주의가 계속 발전해 갈 것이고, 지역별 특정자본주의 체제가 모여서 역제협력체제가 만들어질 것이다. 예를 들여 나프타는 미국형 LME 혹은 CME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고, EU는 유럽형 CME를 발전시키고, 남미국가연합은 남미형 CME 혹은 SME을 발전시키고, ASEAN+3은 동아시아형 CME 등의 지역 시장경제 체제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이 지역행위자들이 모여가면서 지역자본주의 간에 역제협력체제를 만들어가면 역제 경제통합 거치면서 지역간 제도통합 이뤄지고, 나아가 단일 글로벌 경제체제도 만들어질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이상이다.
 
 ■김호기=최태욱 교수는 자본주의체제의 다양성에 주목하면서 지역별 특정자본주의 발전과 이에 기반한 역제협력체제 강화가 현재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의 대안의 하나로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내용으로 발제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1월12일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경제학자 포함한 사회과학 시민운동가에게 2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번째가 미국발 금융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인가였고, 두번째는 종합토론의 주제와 연관된 것이다. 세계경제가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대략 7개 정도의 설문을 주었다. 첫번째가 자본주의체제에 대한 대안체제 모색이고, 두번째가 국가개입 강화, 복지강화다. 세번째가 시장주의를 유지하되 국가의 개입을 강화하고 세계경제의 구심점을 분산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네번째는 시장우위체제를 유지하면서 세계경제의 구심점을 다극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섯번째가 미국 중심의 시장우위 체제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섯번째가 신자유주의 강화가 있었다. 마지막은 소수의견이 제시됐다.

 최태욱 교수가 응답했는데 보니까 시장우위 체제 유지하면서 세계경제 구심점 다극화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런 의미에서 역제협력 체제 강화를 말씀하신 것 같다. 오늘 토론자 몇분도 여기에 응했는데 윤창현·김상조 교수는 시장우위체제를 유지하면서 세계경제의 구심 다극화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런데 제가 1부 토론을 들어보니까 신자유주의에 대한 견해차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장상환 선생님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새로운 대안체제를 모색해야 한다고 응답해주셨다고 보도됐다. 역시 장상환 선생님 말씀도 듣도록 하겠다.
 
 ■윤창현 시립대 교수=제가 세미나에 참석해서 지금 네시간이 지났다. 굉장히 오래 앉아 있다. 앞에 앉아계신 분들도 대단하다. 존경한다. 대개 3부쯤 되면 반쯤 사라지고 10분 정도 남는데 오늘은 아주 뜨끈뜨근하다. 기분이 좋다.

 제가 솔직히 이런 거대담론에 아직 익숙하진 않다. 그리고 하나 말씀드릴 것은 이렇게 돼야한다는 건지, 이렇게 된다는 건지 헷갈린다. 워싱턴에서 이런거 한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되겠지만, 한국 내부에서 이런 얘길 한다는 것이 이렇게 될거라는 어떤 예언적 관점인지 다지인적 관점인지 약간 논점을 잡기 힘든 측면이 있다.

 제 개인적으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부드럽게 갈 가능성이 있겠는가 하는 것을 언급드리고 싶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수출·수입 비중을 통계를 내보니까 중국이 29%, 미국 10%, 일본 10%, 유럽 10% 해서 중국·미국·일본·유럽이 50% 정도이고 나머지 지역이 거의 50%가 되더라. 우리나라의 수출·수입도 굉장히 다변화 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 발표해 주신 내용을 전제로 해서 보면 한국도 사실 어떻게 보면 동아시아를 벗어나서 전세계 국가들하고 직접적인 교류가 이뤄지는 괜찮은 모습 이뤄지는 것 같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것은 1~2부 주제도 연결돼 있지만 이런 역제협력을 전제로 한 금융통화적 질서 속에서 제일 주목이 되는 것이 G20회담이다. 4월에 열린다.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하는 회의를 빨리 개최하기 위해 4월2일 런던인가에서 열린다. 그런데 얼마전 메르켈과 사르코지와 고든 브라운까지 모여서 유럽 국가들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다시 말해서 미국 주도의 체제에 대해서 유럽이 확실하게 공조를 통해서 대항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 그래서 일부러 파리에 따로 모여서 세미나 비슷한 것을 하면서 특히 사르코지와 메르켈이 선봉에 나서고 있다. 아시겠지만 그쪽에서 얘기하는 것이 신브레턴우즈 체제라고 해서 IMF를 대체할 새로운 금융감독기구를 만든다는 것이 그쪽에서 주장하는 것이고, 워싱턴 쪽에서는 IMF 플러스, 즉 IMF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돈도 더 집어넣고 힘도 더 주고 하는 두가지 안이 충돌하면서 G20회담에서 제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이다. 여기서 어떤 모습들이 나타날 것인가. 여기서 신브레턴우즈를 통해서 IMF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상당히 많은 변화가 예상될 것이고, IMF를 강화하고 자본력를 확충하는 형태로 간다면 그렇게 큰 변화가 예상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4월2일과 그 이전 상황에 많이 주목이 된다.

 이런 논의의 배경 속에서 경제위기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라는 주제를 논의하는 것 같은데 가만히 보면 이걸 기회로 해서 각국이 자기의 영향력 또는 자기 지역 영향력 확대해가고, 미국에 쏠렸던 엄청난 힘을 이 기회를 통해서 찾아올려고 하는 것 같다. 사실은 이런 노력 제가 보기엔 안해도 된다. 그리고 아까 말했듯 부드럽게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고 현재 상태 유지하면서 좋게 좋게 나가는 것도 하나의 대안인데, 그렇게 쉽게 넘어갈려고 하지 않고 이 기회를 통해서 헤게모니를 일정부분 찾아올려는 노력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꼭 헤게모니를 찾아와야만 잘되는 것이냐, 저는 잘 모르겠다. 한마디로 국제협력체제를 강화해서 서로간의 협력을 통해서 현재 체제를 비슷하게 유지하면서도 해법이 있다고 저는 보는데, 다만 그 부분이 그냥 넘어가는 것하고 이 기회에 유럽이 미국에게 눌렸던 부분을 일정 부분 찾아오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면 국가간에 위기를 기회로 한 헤게모니 싸움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나타난 것이 IMF플러스가 좋은지 신브레턴우즈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역제간의 흐름은 제가 보기엔 IMF플러스보다는 신브레턴우즈 체제적인 측면, 각 지역이 협력해서 힘을 더 발휘하고 미국에 대항하는 블럭을 형성하고, 지역 내부에서는 꼭 달러가 아니라 공통 통화 또는 가장 우수한 통화로 결제를 하면 달러 수요는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그럴 경우에는 달러 자체가 상당 부분 비중을 상실하면서 약간의 위기적 국면이 올 수 있다. 심하게 말하면 통화전쟁이 되는데 여기 지적했던대로 러시아와 중국이 루블로 결제하기로 했다는 보도들은 사실은 아직은 첫단추에 해당하는 것인데, 이런 것들이 확산이 된다면 국제통화적 관점에선 상당한 파장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가 주도할 수는 없는 흐름이지만 이런 흐름이 성공할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면 미국의 힘이 워낙 만만한 수준이 아니고 무엇보다도 오바마 흑인 대통령을 뽑아놓으니까 사람들이 이상하게 반미감정이 사라진다고 한다. 미국이 제대로 된 나라가 아닌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부시를 보면 왠지 짜증나는데 오바마를 보면 이상하게 웃음이 나오고 뭔가 잘된 것 같은, 그래서 반미감정이 상당부분 사그라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저게 미국이 노렸던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 있다. 저도 그런 측면 있다고 본다. 저희 학교 게시판 봐도 부시는 잡아 죽이자라고 쓰던 게, 오바마 과연 미국 살릴 것인가라고 글을 올린다. 이런 움직임이 지난해 7월 이후 어쩌면 미국의 호화그룹에서 갑자기 오바마를 지원하기 시작했는지, 유태인들이 엄청나게 오바마를 지원하기 시작했는지, 이 부분이 아닌가 싶다. 이 친구를 세워야 반미감정이 좀 사그라지고 미국의 헤게모니를 유연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하나의 음모론적 생각이다. 어쨌든 신브레턴우즈냐 IMF플러스냐에서 어디로 갈 것인지 모르지만 신브레턴우즈면 좀 세질 것이고, 그걸 계기로 해서 역제간 움직임이 일반화 되면 이것도 또 하나의 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굉장히 변동성을 증대시키고 불안감을 증대시킬 요인이 될 것이므로 개인적으로는 이런 흐름을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자체가 또 하나의 통화전쟁적 측면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잘 주목을 해봐야 한다고 본다. 감사하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아까 정태인 선생님께서 발표를 하면서 저를 언급을 했는데 20년 넘게 서로 잘 알아왔는데 정태인 선생님이 제 단점을 잘 안다. 저도 정태인 선생님 단점을 잘 안다. 아까 정태인 선생님이 뭐라고 했냐면 김상조가 대안을 고민하는 것 같은데 고민해 봐야 그 머리에서 뭐가 나오겠느냐고 했다. 정확하게 저를 보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 극복 문제나 세계 자본주의 재편에 대해 제 나름대로 고민을 하고 있다.

 두가지 측면으로 말씀드리겠다. 하나는 국제 체제의 재편이라는 측면이 있겠고, 두번째는 일국적 차원의 재편 차원이 있을 것이다. 두가지로 나눠서 생각하겠다.

 국제 경제 체제 재편과 관련해서 본다면 2부 토론에서도 그렇고 이게 주된 논점이 된다. 금융위기 상황이다 보니까 국제 통화체제 재편, 대안을 모색하는 게 중심이 되고 결론이 되는 것 같은데 저는 이것에 관해서 세계가 어떤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다. 더 나가아서 통화체제를 비롯한 국제 자본주의의 재편에 대해 뭔가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회의하는 사람이다. 예컨대 최근 들어 G7, G20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것의 경제적 비중을 보면 G7국가는 인구비중으로는 전세계 인구의 15%인데 GDP 비중은 전세계 국가의 50%다. G20은 인구 비중으로는 50% 안팎인데 GDP는 전세계 의 90%를 차지한다. 결론적으로 G20, 20개 나라가 전세계 경제흐름의 90%를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G20이 뭐 한다고 하면 그게 경제적인 측면에서 말하자면 전세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G20 회의가 다른 것보다 더 중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G7이든, G20이든 이 속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경제적 위상은 앞으로 끊임없이 위축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우리가 미국의 관점에서만 세계 자본주의체제의 미래를 생각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나머지 나라들도 사실은 공범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쌍둥이 적자를 통해서 전세계에 달러를 공급하고, 미국이 전세계의 수출시장으로서, 모든 나라들이 미국에 수출하는 그런 체제를 유지해왔던 것이 미국 국민들에게만 모르핀이 된 게 아니라 사실은 전세계 국가들, 특히 중국이나 인도, 러시아와 같은 최근의 이머징 마켓들 중에서도 대국들의 성장 전략 중에도 핵심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달러 공급 체계가 다른 나라에게도 쉽게 끊지 못하는 마약과 같은 시스템으로 전세계가 돌아갔다.

 적어도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아까 말씀하셨지만 그람시즘의 미국적 헤게모니 체제라는 게 다른 나라에 의한, 수요국들의 동의에 의해 유지되어왔던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정태인 선생이 계속해서 이야기 했던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음모론적 세계 경제 체제의 재편, 이것은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단기간 내에는 쉽게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상당한 기간 동안에는 G7이든 G20가 미국이 그동한 해왔던 경제구조 속에서 누리던 그 단맛을 계속 유지하려는 암묵적 담합 체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암묵 담합 체제는 쉽게 깨지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은 저는 개인적으로 국제 통화 체제와 관련한 이상적인 체제는 역시 1944년에 케인스가 얘기했던 케인스 플랜이 가장 이상적인 플랜이라고 생각한다. 케인스가 이야기 했던 국제 통화 체제의 요소가 세가지다. 하나는 기축 통화는 어떤 한나라의 통화를 기축통화로 해서는 안된다. 새로 만들어라. 두번째는 그 기축통화를 관리하는 국제기구는 펀드가 아니라 뱅크이어야 한다. IMF도 지금 펀드다. 펀드라는 것은 회원국이 출자한 자금을 가지고 운영을 해서 문제 생긴 나라를 지원해준다. 그리고 그 펀드의 의사결정구조는 출자금에 비례해서 주어진다. 그런데 뱅크란 것은 그게 하나의 기구로서 출자금에 의존하지 않고 필요한 나라에 필요한 돈을 대주는 신용 창조 능력을 스스로 갖는 기구라는 뜻이다. 뱅크로 만든다는 게 회원국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창출하는 그 기축통화를 가지고 자기의 역할을 수행하는 국제기구다. 세번째로 지금의 IMF 체제는 수출과 수입의 불균형을 적자국이 고통속의 긴축정책을 통해 그것을 조정하는 비용을 부담하는 체제다. 미국은 예외지만. 그런데 케인스가 얘기했던 것은 이런 불균형 구조를 적자국 뿐만 아니라 흑자국도 같이 부담해서 하자는 것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국제통화체제 중에서 이것 이상 이상적인 게 없다. 문제는 이게 실현될거냐? 저는 적어도 30년 이내에는 이게 성립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까 말했듯 지금의 달러본위 체제가 미국뿐 아니라 기반한 이머징 마켓에게도 같은 모르핀이기 때문에 케인스 구상과 같은 이상적인 체제 합의가 될 수 없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톱니바퀴와 같이 불안정성을 경험하면서 한 30년 후에나 이 논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이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이후의 대안을 모색하는 데 자꾸 세계적 차원의 질서 재편에 포커싱을 맞추는 논의는 굉장히 무의미하고 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우리가 주도할 수 없는 일이고 어차피 30년 후쯤의 일이다. 이 상황 속에서 한국과 같은 나라가 고민해야 할 것은 국제 경제 질서 재편이라든지 혹은, 아시아 경제 협력 기구 창출,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한국이 어떤 조정자 역할을 할거냐 이런 식의 고민은 거의 의미가 없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생각할 것은 일국적 차원의 세력 재편이라고 본다. 저는 이게 신자유주의 극복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국제적 차원의 질서재편은 몇몇 나라 국가 정상들이 모여서 만드는 위로부터의 재편이다. 이게 우리 마음에 들리도 없고 우리가 회의에 참가한다고 해도 우리의 의사를 반영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과거처럼 단순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일국적 차원에서의 세력관계의 재편을 어떻게 밑에서부터 이루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당면한 한국의 신자유주의 극복의 전략의 핵심으로 주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일국적 차원의 개선 노력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이러한 노력에 우리의 관심과 노력을 보다 집중시키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국제 통화 질서가 어떻게 가든지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가 국가 통화 질서에서 무슨 소리를 할 수 있겠는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신자유주의라는 게 노동력과 화폐라는 자본주의 생산관계에서의 핵심 요소를 시장의 재생산에 맡기는 것인데 이것을 뒤집어 엎는, 이것도 밑으로부터 이끌어내는, 그리고 이것을 노동조합이라는 협애한 조직적 개념에서 머물 게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시민사회의 힘의 결집을 통해서 정치적 변화까지 이끌어가는 것을 우리가 고민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지금 이순간 우리가 해야 할 고민이다. 우리가 콘트롤 할 수 없는 국제경제질서에 우리의 운명을 맡기는 노력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다.
 
 ■김호기=김상조 교수께서는 일국적 차원에서 아래로부터, 시민사회로부터의 새로운 신자주의의 대안을 만들어 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해 주셨다. 지금까지 설문응답 중에서 시장주의 체제 유지와 세계경제 다극화에 표를 던지신 분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이에 못지 않게 많은 비중 차지했던 것이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대안모색이었다. 그 대표적 인물이 장상환 교수이시다.
 
 ■장상환 경상대 교수=국제경제질서도 고민해야 할 부분의 하나이지만 저는 최태욱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NAFTA와 유사한 것을 동아시아에 창출하자는 것인데 EU와 달리 NAFTA는 나라간 격차 문제에 대해서 미국이 멕시코 지원한 것이 거의 없다. 자본이 이동할수록 강자에게 유리하게 되고요, 멕시코는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한미FTA에 반대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다. 동아시아의 자유무역제도도 그런 문제를 초래할 수가 있다고 생각 된다.

 그리고 국제통화질서, AMF는 하나의 중간적인 수단인 부분도 있지만, 그러나 이것은 외환위기에는 대처할 수 있지만 공황에는 무력할 것이다. 전세계적인 외환위기라든지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에 대처하는 것은 역시 김상조 교수가 얘기했던 것처럼, 케인스가 얘기했던 세계화폐를 얘기해야 할 때라고 생각이 된다. 과거에 그것이 안됐던 것은 파운드는 힘이 약해지고 달러가 힘이 워낙 강했으니까 당시는 안됐는데, 지금은 상당히 불안정하고 다극화하고 있다. 여러 개의 화폐가 있는 것 보다는 그들의 동의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단일화폐를 만들 필요가 있고 특히 개도국 입장에서 특히 그렇다고 생각이 든다.

 저는 그것보다는 이게 미국에서 터졌다는 거다 이게. 중심국가에서 터졌기 때문에 이걸 잘 이해하고 우리가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은 최태욱 교수도 자유시장경제라고 말했는데 주택문제도 시장으로 너희들끼리 해결하라 이것이다. 그러다보니까 금융이 굉장히 발달했다. GDP 대비 금융자산의 비중이 있는데 일본도 높다. 이게 왜 그러냐 하면 복지가 안돼 있으니까 사람들이 장래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저축을 하고 그것이 대출되면서 빚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금 미국처럼 가고 있다. 우리도 금융불안에 굉장히 취약한 나라다. 그리고 금융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 결과로 이런 사태가 빚어지게 된 것이다. 세계화라는 것이 아까 말했듯이 외환위기를 한번 겪으면서 전부 외환보유를 많이 쌓으려고 난리를 쳤는데 그게 미국에 환류돼서 미국의 과다부채를 초래했다. 결국 답이 없다는 거다.

 대안은 역시 금융 발달을 억제를 해야하는데, 그러려면 사회복지 확충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모델은 케인스 복지국가를 복원을 하되 거기에 사회적 소유를 가미하는 방향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스웨덴 모델 플러스 사회적 소유 확대로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스웨덴 모델이 거시경제적 측면도 있고, 노사관계에서 역시 중요한 게 노동자와 사용자간의 대등한 관계다. 기업의 경영에 대해서도 노동자가 참가하는 상대적으로 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다. 복지는 북구유럽이 굉장히 발달해 있다. GDP대비 국가예산의 비중이 50%까지 된다. OECD 평균이 36%인데, 우리는 25% 밖에 안된다. 미국과 일본도 30% 밖에 안된다. 이렇게 취약하다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부 펀드에 돈을 넣는다든지 금융이 발달하는 것이고 그게 다 날라가고 있다. 그게 답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 상황이다.

 그리고 우리가 수출에 너무 의존돼 있는데, 이런 식으로 의존도가 높으면 굉장히 취약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에너지 문제도 있고, 식량 문제도 그렇고 이런 식으로 세계 전체가 무역의존도를 확대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
 종합해 본다면, 방향은 복지를 계속 높이는 것이 최우선적인 과제라 생각한다.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하는데 SOC투자도 물론 하겠지만, 복지 쪽으로 가게되면 수요진작 효과 굉장히 크다. 그래서 복지를 확충해야한다고 생각이 들고, 그리고 복지를 확충하면 성장에 저해되지 않느냐 얘기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복지 확충이 안돼 있으면 자영업자나 중소기업하는 사람들이 사업하는데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사회안전망이 확보돼 있으면 이를테면 주택이나 의료가 확보돼 있으면 리스크 감당할 자세가 되는 것이고, 혁신의 의지가 높아질 수 있다. 저소득층의 경우에도 좋은 교육을 받게 되면 인적 자원의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북구 나라들이 복지가 잘 되면서도 세계적인 능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그래서다. 미국은 복지가 취약하더라도 일부 사람들 가지고 고급 기술자, 과학자들 양성해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미국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올바른 길이 아니다.

 자본주의가 오랜 길을 걸어 왔다. 자유주의에서 케인스주의로, 다시 신자유주의로 가서 경제성장을 해서 트리클다운 해달라는 것이었는데 그게 결국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다.

 그에 대한 대안은 역시 경제운영을 사적소수의 자본가에게 맡겨서는 안된다.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공황 일으키고 하기 때문에 자본주의는 대안이 아닌 것을 점점 더 사람들이 인식하지 않겠냐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것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이냐. 저는 이렇게 생각해봤다. 조금 낭만적인 생각인지 몰라도. 사실 펀드에 돈 넣었던 사람들 부유층도 있겠지만 조그마한 재산가지고 노후대비하려고 넣었다가 반토막난 사람도 상당히 많을 거다. 그런 분들 지금 상당히 마음이 불편하다. 자기가 책임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금융기관에 당한 것 같기도 하고. 저는 이 분들이 ‘내 돈 돌리도~’ 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후에 대비해서 돈을 넣었는데, 날라갔으니 그렇다면 그 돈이 없더라도 내 노후를 대비해달라고 요구를 해야한다고 본다. 그리고 젊은 학생들이 취직을 못하고 있는데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신규실업자에 대해서도 실업보조를 한다든지 서구에서 하고 있는 복지체제를 한다든지 해야 한다. 과거 미국에서도 대공황 직후 GDP 대비 미국 정부예산이 12% 밖에 안됐다. 공황을 지나면서 21%로 거의 두배가 늘어났다. 우리나라도 대폭적인 사회복지 확충이 복지국가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하고 이것이 안정을 가져다주는 기회가 되고 종합적 처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호기=정말 다양한 해석에 의한 다양한 대안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오랫동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이끌어 오셨고, 자유주의와 자유주의 경제학에 대해서 중후한 저작을 발표해오신 이근식 선생님의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감사합니다. 제가 자유주의를 좋아하는 것은 사람들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실행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생각이 틀릴 수 있고 탐욕스럽기 때문에, 항상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생각도 실수할 수 있고 행동도 실수할 수 있고. 그래서 저는 독선을 부리는 사람은 좀 곤란한 것 같다. 저도 저의 생각이 어디까지나 주관적이라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 비판적으로 들어달라.

 제 생각에 신자유주의는 퇴조할 것 같다. 이번 금융위기로 시작된 금융위기와 불황으로 신자유주의는 퇴조할 것 같다. 왜냐하면 세계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게 뭐냐 하면 신자유주의라는 정책, 자유방임주의라는 것이 적어도 두가지 점에서 곤란하다는 것을 공감할 것이다. 우선 빈부의 양극화다. 지금 중산층까지 신자유주의에 등을 돌린 상황이다. 이것이 오바마 당선 배경이다. 둘째는 국제적인 자본들, 투기자본들의 투기가 너무 심해서 세계경제 전체가 카지노 판이 됐구나 하는 걸 다 같이 느낀다는 것이다. 이미 1930년대 케인스가 미국 월가카 카지노라고 비판했다. 표현을 직접적으로 카지노라고 했다.

 그것이 이제 70년대 80년대 들어 브레턴우즈 체제 붕괴되면서 외환시장까지 투기시장이 돼 버려 자본주의의 투기시장의 성격이 더욱 더 확대됐다. 이런 피해가 전세계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다같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금융자본이 힘은 막강하긴 하지만 이렇게 연결된 사실까지 부정할 수는 없을 거다.

 결국 자유방임주의가 투기의 자유화를 초래했다, 이건 더이상 불가능이다 하는 것에 대해서 다같이 공감하게 됐다. 그래서 빈부 양극화와 투기의 심화, 이 두가지는 콘트롤해야 한다는 것을 다같이 공감할 것이다. 물론 현 체제를 옹호하려는 월가의 국제금융자본들의 여러가지 로비가 있을 것이고, 또 거기에 놀아나는 경제학자들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신자유주의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습이 얼마나 퇴조할지 잘 모르겠다.

 다만 장담컨대 신자유주의는 퇴조할 것이다. 이미 유럽은 몇년 전에 퇴조가 시작됐다. 역사적으로 보면 신자유주의라는 게 20세기 후반에 등장하는 자유방임주의인데, 이는 역사적 산물이다. 하나의 자본주의가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다. 자유방임주의는 시장의 실패, 케인스주의 등 개입주의는 정부의 실패라는 구조적 모순이 각각 있다. 어느 것 하나로 영원히 갈 수 없다.

 16~18세기는 중상주의라는 계획주의였고, 19세기는 고전적 자유주의라는 자유방임주의였다. 그 다음 혼란기 거치다가 대충 대공황 이후부터 70년대까지는 계획주의 시대였고, 그 뒤 30년간은 자유방임주의인 신자유주의 시대였다. 신자유주의가 너무 흥분해서 많이 나간 것은 아마 소련과 동구가 무너지면서 이를 확대해석한 탓인 듯하다. 자유방임의 시장주의가 유일한 답이라고 흥분한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시장에 맡기라고 하지만, 시장에 모든 걸 맡기는 게 아니다. 구체적으로 시장을 운영하는 대재벌에게 맡기는 거다. 재벌이라는 것도 다시 보면 재벌을 운영하는 소수 소유자에게 맡길 뿐이다. 이들 역시 똑같이 인간이기 때문에 자기들 금전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술수를 부리는 게 분명하다. 왜냐, 인간은 다 그러니까. 인간은 자기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궁리를 하고 획책하는 게 모두 똑같으니까다. 세계적 금융자본가들은 자신의 이권을 유지하게 위해 이것저것 획책해온 것이 사실이다. 다만 세계경제 엉망이라 이들은 당분간 일반인으로부터 지지얻지 못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 전망해보면 향후 불황이 어느정도 갈것인가, 대공황하고 차이점이 있다. 대공황 때는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본위제에 묶여 있어서 돈을 마음대로 못풀었고, 은행 대량도산을 두눈 뻔히 뜨고 보고도 놔뒀다. 은행 대량도산하면서 대공황이 시작된 것이므로, 당시 돈을 풀었다면 대공황 안왔을 것이다. 현재는 관리통화제도니까 중앙은행들이 은행이 망하는 것을 돈을 풀어 막아줄 수가 있다. 막아줄 것이다. 30년대와 달리 신용공황은 발생 안할 것이다. 하나 분명한 것은 일반인의 금융자산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 크게 폭락함에 따라 일반인들 재산이 상당히 많이 줄었다. 이게 이전의 소비수준으로 회복되려면 꽤 걸릴 것이다. 내가 무릎팍도사도 아니고 얼마나 갈지는 모르나, 일본은 버블 꺼지면서 10년 장기 불황 갔다. 이번 것도 거기 비춰보면 5년내지 10년 안갈까 한다. 은행이 망해서가 아니라, 일반인 구매력 줄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갈 것이냐, 상식적으로 볼 때 복지국가인 수정자본주의로 회귀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복지국가형 수정자본주의로 간다는 것은 분명하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가에 의한 공공복지는 상당히 확대될 것이다. 왜냐하면 중산층들의 요구를 정부가 마다할 수 없을 것이라서다. 구체적으로 보면 미국은 오바마가 공공의료보험을 어느 정도 확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의료계의 저항이 있겠지만, 이미 복지 강화가 대세가 된 것같다. 의료공공근로보험을 방치해 5000만을 의료보험 사각지대에 방치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하는 일반적 공감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어느 정도는 의료공공보험 등 복지정책에 성공할 것으로 본다.

 둘째로 금융규제를 강화해야 되겠다. 증권사, 투자회사, 투자금융, 파생상품을 이대로 놔뒀다가는 경제가 망한다는 공감대가 자리잡았다. 금융우위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다시 강화될 게 분명하다. 또 하나는 미국의 독주에 대한 반발이 구체적으로 이미 시작돼 미국은 현상유지할 만한 힘을 발휘 못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유럽 중국 일본 등의 도전·반발에 의해 미국은 현상유지 못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제가 국제정치까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미국의 독주체제는 상당히 상처를 받을 것이고 지역국제협력이 강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뭐냐 하면, 이명박 정부는 현 체제유지를 재천명하고 있다. 미디어융합이 세계 대세라면서 지상파 문호 개방, 금산분리 완화, 순환출자 완화 등이다. 이걸 친기업정책이라고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친재벌정책이고 신자유주의 정책의 연장이다.

 결국엔 경제현상이란 것도 힘의 싸움이다. 미국이 지금 신자유 정책을 사실상 추진해 온 것은 미국의 금융재벌이다. 미국 금융재벌의 사회적 힘, 중산층 반발과 소련 붕괴를 이용해 금융재벌들이 힘을 발휘해서 이렇게 된 것이다. 자유주의 입장에서 보자면, 세계나 일국이나 견제받지 않는 사회적 힘, 아주 큰 사회적 힘은 규제받아야 한다. 옛날엔 왕과 그 부하들이었고, 민주사회에서는 여론이라는 힘이 있다.

 하이에크나 신자유주의자 보면 정부의 실패, 국가의 횡포를 상당히 많이 비판했다. 다만 제가 볼 때 균형감각을 잃었다고 보는 것은 재벌의 횡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다. 현대, 20세기 후반에 와서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가장 큰 힘은 재벌이다. 미국에서나, 세계나 국내에서나 가장 큰 힘은 재벌이다. 재벌의 힘을 사회적으로 규제하지 않으면 신자유주의 하에서의 미국 꼴이 난다. 중남미나 필리핀처럼 부자들은 자기들끼리 철옹성을 짓고 자기들끼리 군대를 보유하고, 출퇴근 때 헬리콥터타고 다니고 하는 식으로 사회를 망가뜨린다.

 우리가 바라는 자유가 과연 미국식 자본주의인가. 미국식 자본주의란이 자꾸 언급되는데 이 말 자체가 부정확하다고 본다. 미국도 변했다. 미국도 70년대까지는 초고액연봉이나 대량해고는 아주 부끄러운 일이었다. 이것을 신자유주의자들이 등장해서는 나는 몇백억을 받는 사람이라느니 하면서 효율추구 행위로 칭송하게 됐다. 이게 바로 천민자본주의다. 사실 자본주의는 원래 천민자본주의다. 원래가. 자본주의에서는 다른 개인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돈과 자기밖에 모르게 된다. 그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하면 비효율적이라고 한다.

 19세기 영국·프랑스 등 자본주의가 지극히 천민자본주의였다. 사람의 특징이 윤리의식 있다는 것이다. 이건 사람사는 사회가 아니다, 남들 굶어죽는데 우리만 잘 살면 말이 되느냐 하고 19세기말부터 비판의식 가지게 됐다. 이런 의식 중 가장 성공한 게 루스벨트인데, 더 나아가면 2차대전 뒤 서유럽이다. 원래의 천민자본주의를 어느 정도 통제·완화시켜준 게 건강한 시민의식, 윤리의식 이런 것이다. 이걸 신자유주의가 다 망가트려놨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폐해는 뭐냐하면 천민자본주의를 부각시킨 것이다. 천민자본주의 하에 말도 안되는 비윤리적인 경제운용, 분배다. 사회적 윤리의식이나 건강한 시민의식을 말짱 다 비효율적인 것으로 몰아 노동시장 유연화니 효율성이니 경쟁력이니 이런 것만 그냥 떠들어대면서 말이다. 수백만이 병원을 못가는 미국에서 1년에 한사람이 몇백억원을 받는 게 자랑스러운 것으로 만든 게 신자유주의다. 이런 이상한, 이상한 게 아니라 전형적인 자본주의지만, 이걸 만든 게 신자유주의다. 이 신자유주의가 결국 작년에 터진 미국의 경제위기, 세계 불황, 오바마 당선을 낳았다.

 이념이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 지식인들 특히 이념을 따지고, 이름 붙이는 걸 좋아하는 데 중요한 건 국민들 의식이다. 국민들의 건강한 상식이. 그런데 MB 정부는 몰상식하다는 거다. 4대강 사회간접자본 하는 데 수십조원 쓰겠다고 하는 게 몰상식하다. 정부가 돈 쓰는 데 우선 순위가 몰상식하잖아요. 우리나라에서 급한 게 이게 아니다. 또 이 정도 돈을 쓰면 서민층 빈민층에 효과적 혜택 돌아갈만한 그런 데에 돈을 써야지. 몇십조로 강을 파면 건설사 밖에 투자 안된다. 건설사가 고용하는 것은 중장비 기사다. 중장비 기사 몇명이나 되는가.

 우리 지식인들 자꾸 편을 갈라 싸우면 안된다. 시장이 좋다, 정부가 좋다 하는 것은 전부 다 허깨비 싸움이다. 시장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시장 주도권 잡고 있는 소수 대자본의 소유주가 있을 뿐이다. 정부에 맡기라는 것도 그렇다. 정부란 것은 좋은 정부도 있고 나쁜 정부도 있다. 정부를 보고 맡겨야지, 아무 정부에나 맡기면 나라꼴 개판난다. 정부냐 시장이냐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둘 다 문제 많고 골칫덩어리다. 둘 중 어느게 덜 나쁘냐를 따져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따져야 할 문제다. 국영기업체 획일적으로 민영화하자 이러는 건 틀린 것이다. 기업체 하나하나 따져보고 민영화가 나은지, 국영화가 나은지 볼 일이다.
 
 ■김호기=신자유주의 문제점을 경제학적 관점뿐 아니라 인간의 성찰적 관점, 건전한 상식론의 관점에서 잘 지적해 주셨다. 3~5분으로 최태욱 선생 발표와 네분 선생님 토론에 대해 지적이나 문제제기 등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가장 멀리 계신 문우식 선생님 한 말씀 해주시기 바란다.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일단 제기된 G20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겠다. 아까 윤창현 교수가 IMF+ 하고 신브레턴우즈 말씀했는데,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신브레턴우즈 체제는 아니고 IMF+로 갈 것이다. 지금 G20 관련해서 네개의 워킹그룹이 작동중이다. 금융감독하고 투명성, 국제협력, IMF 개혁, 월드뱅크 개혁 등인데 내용을 보면 사실 금융규제상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금융규제 관련해서 BIS규제 일부 변화 있을 것은 확실하고, IMF 관련된 부분을 보면 IMF를 강화하는건데, 이건 우리에겐 상당히 위험스러운 부분이 아닐까싶다. IMF 강화되면 아까 말씀 드린대로 유동성 공급을 더 독점하게 돼 어떻게 보면 향후 우리가 영향력 발휘할 수 있는 지역협력체 형성 가능성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조금 위험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관련해 김상조 교수도 얘기했는데 저도 동의하는 건 케인스 플랜이 가장 이상적인 체제다. 그런데 멀리 케인스를 볼 것 없이 케인스 체제가 이상적으로 구현된 지역통합 체제가 유로다. 개별 통화 아닌 새로운 통화가 창출됐고, 아까 말한 대로 펀드가 아니고 뱅크고, 대칭성이 완벽히 구현된 시스템이다. 유럽통화시스템만 보면 이상적인 체제라고 해서 우리도 지역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한가지 제가 동의 못하는 것은 국제통화체제에서 우리가 뭔데, 아무 것도 못하는데, 거기 신경쓰지 말고 일국적으로 고민해야 하는것 아니냐고 했는데 감정적으론 저도 굉장히 동의한다. 그러나 약소국이 제일 영향력을 많이 발휘할 수 있는 체제라는 것은 지역협력체다. 우리가 중국하고 지금 얘기해서 어떻게 영향력 발휘하겠나. 하지만 중국과 한국 일본이 들어간 체제에서 얘기하면 우리가 일본과 같이 협력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은 지역협력체는 약소국의 영향력이 제일 발휘될 수 있는 체제다. EU 보면 약소국이 하자고 해도 독일이 동의를 안하면 할 수 없는 체제다. 지역협력체는 가장 강대국의 희생이 가장 많은 것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일국 차원의 조류, 미국 중국에 대해서 뭘할 거냐? 할 힘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협력체가 미국에 대한 대항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로서는 우리 목소리를 최대화할 수 있는 체제다. 그러므로 일국보다는 지역차원의 대항이 맞다는 말씀을 드린다.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저는 국제질서와 관련해선 김상조 교수와 거의 의견 같이한다. 최 교수 말씀하신 지역협력체 등 논의가 대단히 다양하지만 현실의 문제에서 실질적인 자본주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기는 굉장히 제한적일 거다. 앞으로 상당기간. 그래서 세계경제 불안정성 남아 있는데, 그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거냐 하는 것은 국제체제가 아니라 결국은 한 나라의 차원에 대부분 맡겨져 있을 가능성 대단히 높다. 우리의 앞으로의 방향 이런 것을 생각해보면 첫째는 위험관리에 관한 정부역할 대단히 강화돼야 한다. 80년대까지는 발전의 리더로서 정부 역할 강조됐다면 앞으로는 위험 관리자로서 정부 역할 중요시된다. 불행하게도 사적 이익의 횡포를 막고 공익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가지 제도적 장치들이 있다. 공정위 금감원 국세청 등 많이 있다. 공익을 유지하기 위한 기관들이다. 수십년전 도입돼서 형식적으로 있지만 내실은 그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제도들은, 금융도 있고 산업도 있고 많이 있지만, 운영원리나 구체적인 미시적으로 들어가보면 규제자나 견제와 감시의 기능을 해야 하는 기관들이 거의 못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제가 보면서 발전을 만족스럽게 본 적이 거의 없다. 이런 기능들이 내실화 되는 것이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국민과 시민사회가 그에 대해 대단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두번째는 신자유주의 또 하나의 문제는 소득불평등 문제인데, 이것은 시장 만능주의에서 오는 것이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거라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의 논의는 계속해서 시장이냐 정부냐인데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시장도 그 역할이 있다. 효율성을 증진시키고 독점을 막고 하는 좋은 기능이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모두 해결해줄 수는 없다. 시장의 효율성이라는 가치 외에 다양한 가치들을 사회구성원들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예컨대 사회통합이나 연대 등 가치가 효율성 못지 않게 대단히 중요한 가치이고, 그 당연한 가치들이 공존해 나가야 한다. 그런 기초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시장 효율성, 시장만능주의 비판하는 다양한 계층과 지식인이 있는데 이 사람들이 지난 20년동안 전선에 그냥 동원되면서 아무 것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본다. 한미FTA 있으면 그것에 반대하는데 동원되고, 교과서 문제 터지면 그 반대에 동원됐다. 그걸 통해 만들어내려고 하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가치가 뭔지 만들어 내야 한다. 한미FTA 하면서 반미 문제하고 막 섞여서, 끝나고 나면 그것을 통해 만들어낸 가치가 하나도 없다. 80년대 학생운동도 마찬가지다. 민주화하는 과정에서 동원되기만 할 뿐이다. 균형을 맞춰야 할 가치, 사회통합이나 연대 등의 가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저 가치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게 아니고 교육 등 오랜 기간이 걸린다. 효율 중요하지만 형평도 중요하고, 사회통합도 중요하고 포용도 중요하고, 이런 것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질 때만 예를들어 유럽적인 모델로 가는 거다. 유럽적인 제도를 그냥 받아들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시민사회가 체감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근식 교수 말씀하신 시민의 의식이 중요하다. 그런 가치들을 구축하려고 하는 노력이 있을 때만 신자유주의 극복이 되는 것이다. 국가 개입을 늘리자는 것만으로는 극복 안된다.
 
 ■구춘권 영남대 교수=제 전공이 정치, 경제다. 미국 헤게모니가 부전공 또는 취미라고 할 수 있다. 취미로 삼은 건, 정치학자들이 아프간·이라크에서 실제 전쟁이 일어나는데 거기에 대해 논문을 쓰는 사람이 없더라. 저널리즘을 넘어선 학술적 분석이 나온 게 전혀 없더라. 정 선생님처럼 3개월만 공부해서 한 것은 아니고, 책도 쓰고 했지만 아무튼. 국가가 위험 관리자로서 역할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해도 대통령은 잘못 뽑아서 삽질만 하고 있다. 아무리 많은 얘기를 하고 국제체제 디자인하고 그런다고 해도 미국의 어마어마한 군사력 우위가 존재하고 일정한 전략 구상이 작동하고 있는 한,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 굉장히 크다. 마찬가지다. 최태욱 교수가 말씀하셨듯이 지역협력 중요하고, 동아시아에서도 자유무역 규제론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그 이후를 넘어서 예컨대 통화통합이나 이런 것은 거의 미국의 문제가 걸리게 돼 있다. 미국이 사실상 맹주다. 아마 미국은 동아시아에 철저히 분할 정책(Divide and Rule) 쓸 것이다. 중국을 데리고 놀다가 적으로 몰았다가 중국과 일본을 대치시켰다가, 이 지역의 맹주로 항상 영향력 확보하려 할텐데 여기에 대한 고려없이 지역통합 심화될 것이다 하는 주장은 대단히 학구적이고 탁상 위의 공론에 불과하다.

 자본주의 세계체제 대안과 관련해서인데, 신자유주의와도 관련이 있다. 세계적 차원의 양극화가 너무 심각하다. 전세계 28억명이 하루에 1달러도 못가지고 산다. 전세계 약 30억명의 전재산 합친 게 전세계 최고 갑부 350명의 것과 맞먹는다. 세계 최고 4명의 부자는 전세계 6억명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 이런 어마어마한 사회적 양극화가 존재하는데 세계 평화가 올 것을 기대하는 게 환상이다. 이 양극화라는 것은 80년대 90년대 거치면서 어마어마하게 벌어진 것이다. 60년대만 해도 30억명의 GDP는 4%였는데 2000년도는 거의 1% 미만으로 떨어졌다. 양극화가 사실상 지구적 차원의 신자유주의 무엇보다 외채 위기, 금융지원 이런 부분과 관련이 있다. 이 지역은 오늘날 자본주의 체제 일부가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로부터 차단되고 봉쇄돼야하는 대상으로서 자본주의 변방에 위치되어 지도록 하는, 미국의 전략은 이 부분을 차단하고 봉쇄하는 것을 21세기 미국 전략의 핵심으로 둘 것이다. 이 지역의 발전과 평화를 어떤 방식으로 포섭하고 통합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김상조 교수가 우리를 작은 나라라고 했는데 사실 작지도 않다. GDP로 치면 세계의 2% 차지하고 있다. 전체 큰 움직임에 대해서 논의하고 그에 대해서 합의가 없으면 한미FTA 같은 것 할 수도 있다. 국민들이 그 의미를 모르면, 거기에 찬성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역시 해야된다.

 신자유주의는 끝났다고 본다. 케인스주의가 인플레이션 대처 못해서 케인스 정책 패키지 끝났다면, 현재의 위기에 대해서 신자유주의 패키지는 전혀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규제완화 문제나 이런 것을 가지고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통화체제에서 무한정 유동성 공급만 하고 있기 때문에, 신자유주의와 다른 것이 나와야 한다. 그것이 없는 상태라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그 다음 차이메리카, 아시아와 미국의 공존기간 상당히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시됐다. 왜냐면 양쪽이 다 모르핀, 서로 도움이 되니까 하는 것이 이른바 차이메리카론이다. 이게 90년대 각광을 받았지만, 대체로 끝난 것 아니냐. 왜, 모르핀 너무 맞아서 중독이 돼가지고 질병의 증세를 무지하게 나타낸 게, 지난 10년 동안에도 지속 나왔지만, 이번에 본격적으로 위기 닥쳤기 때문이다. 많은 논리가 있지만, 김상조 교수 담합 얘기하시는데 담합은 깨진다는 게 경제학의 과거 정답인데, (김상조 교수 : 담합은 안깨진다는 게 경제학의 국제 룰이다).

 여하튼 지금으로 봐서 여러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결국 미국이 선택할 것은 중국에 대한, 그러니까 G20에서 뭔가 합의된다는 것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여러가지 논의는 있겠지만 논의만 많을 것이다. G20 정도 되면 엄청나게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다만 중국에 대한 개별적 압력, 그리고 한국 이 정도에 대한 개별적 압력으로 갈 것이다. 답은 위안화를 절상하고 인하하고 하는 데에 있는데, 이거를 피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또 미국에서도 이게 그렇게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한 게, 중국에 수출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그렇다).

 결국은 유동성 공급과 아시아 외환보유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다. 외환보유고 많은 이유가 바로 차이메리카 때문이다. 달러에 페그돼 있기 때문에 수요불균형에 따라 흔들려서 자꾸자꾸 쌓아 놓는 것이다. 이 부분을 역내 개발에 쓸 수 있으면 훨씬 세계경제를 위해서나, 아시아의 통화위기를 줄일 수 있는 방식이다. 아시아 채권시장 협력이라든가 통화협력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제적으로는 그게 좀 더 우리나라를 위해서 안정적인 방향이다.

 내부적으로는 대외변동성 줄이는 데 할 수 있는 걸 다 해야겠다. 앞으로 4년 현재로선 90% 확률로 보면, 그건 뭐 대중이 없겠지만. 인계철선이라든가 미국에서 해야할 일인데 하지 않은 것들, 예를 들어 잘못된 유인책이라든가 파생상품 규제를 만드는 일을 해야하겠다. 또 하나 당장은 공적자금 들여서 빨리 빨리 금융부실을 털어내는 게 필요할 것 같고, 또 하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이 돌아가도록 해야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 돌아가는 게 현재 위기에서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러운 가장 빠른 해법이다.

 저는 소득 재분배를 넘어 자산 재분배라는 말을 쓴다. 공동체가 자산을 소유하는 토지라든가 문화유산이라든가 이런 것들, 여러 공동체가 쓸 수 있는 기금이나 돈들이 늘어서 군 단위의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 제가 말하는 공동체는 군 단위다. 이를 통해 현재 고질적인 지역 토호의 문제까지도 해결할 수 있는 이런 방식으로 가야 한다.

 또 하나는 공공성의 문제다. 네트워크 산업, 철도 전기 수도 우편 가스 등은 공공성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이명박 정부는 민영화해서 공공성 약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 중요한 것은 에너지 식량과 같은 안보재라고 하는데, 이 부분의 자립성 높이기 위해서 재생에너지라든가 재생가능 식량이라든지 이거 전부 풀뿌리 공동체에서 해야할 일이다. 금융이라든가 언론의 공공성도 같은 것을 강화하는 것이, 적어도 30년 대혼란기에 조금 더 안정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좀 더 편하게 된다. 대혼란이 끝난 30년 후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을 만약 중국이나 일본이 같이 할 수 있다면 훨씬 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외환보유고 줄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게 결국 아시아 내수 확대라는 것이다. 모든 나라가 내수 확대를 해야 하는, 내수전환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아시아에 굉장한 인플레이션이 유발되지 않는 어떤 개발의 여지가 많고, 외환보유고는 많은 도움이 된다. 그렇기에 그런 쪽으로 가는 것이 아시아를 위해서나 세계를 위해서나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호기=오랜 시간 토론회 경청해주신 청중들 몇분께 질문을 받겠다. 토론회 내용 관련해서 질문 해주시기 바란다.
 
 <청중 질문>
 ■1. 지금 우리 앞에 가로놓인 게 한미FTA다. 한미FTA는 미국의 잘못된 신자유주의 시스템에 예속되고 종속될 수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무조건 선비준하자는 입장이다. 동아시아, 한중일 함께 FTA하는 것은 대안으로 어떤가. 윤창현 교수와 정태인 교수께 질문드리겠다.

 ■2. 일국체제와 지역협력 체제 두가지 대안이 제시됐다. 불가능한 일이다. 한미동맹이 긴밀한 상황 속에서 중국과의 협력체제가 정치적으로 얼마나 유의미한가. 이해가 안된다.

 ■3. 김상조 교수께 질문 드린다. 시장과 정부의 경계선 상에서 중요한 역할 해야 하는 주체로 건강한 시민사회 말씀하셨다. 그런데 시민의 실체가 있는가, 시민사회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언론 아닌가. 현대 사회에서 여론은 언론에서 조성되는 것이지만 갈수록 언론이 한쪽으로 편중된다. 건전한 시민사회 형성이, 시민사회가 제대로 견제기능 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4. 구춘권 교수에게 질문이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경제 몰락에 따른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미국의 완충지대론 이야기하는데, 완충지대가 깨지고 있고, 전세계가 전쟁에 노출이 더 많아지는 셈이 되지 않나.

 ■5. 윤창현 교수에게 질문한다. 우리나라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편 적이 없다, 관치주의가 더 강하다고 하셨다. 어떤 근거로 말씀을 하시는 건지 설명해달라.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신자유주의 강화해 사회적 양극화가 심회된 줄 안다.

 ■6. 장상환 교수께 묻겠다. 역사적으로 성장 유지의 경제성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한국 위상도 높아지고 경제성장의 자부심도 있다. 이에 따라 국민 스스로 신자유주의를 선택한 경향이 있다고 보는데, 한국이 성장 대신 복지를 선택함에 따라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생길 수도 있지 않나. 그 불안 극복을 위해서는 어떤 대안이 필요한가.

 ■7. 장상환 교수께 질문. 스웨덴 같은 나라는 세금 많이 거두기 때문에 세계 수준의 복지국가로 자리잡았다. 우리는 서민들이 이런 요구를 않고 있으니까, 대기업은 이런 서민 마음을 모른다. 어떻게 해야 복지국가를 위해 많은 세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답변)
 ■윤창현=FTA 문제는 그런 신자유주의에 편입되는 거 아니냐 하셨는데, 개인적 생각으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2400억 외환보유고 들고 있었지만 전혀 외국인들 신뢰하지 않았고, 미국하고 300억 통화스왑하니까 그제서야 외환시장 안정됐다. 스왑이 10월달 위기를 넘기는 데 가장 큰 역할 한 걸 보면, 미국이란 것의 실체가 문제다. 헤게모니라는 실체가 참 마음에 안들고, 위기를 일으킨 나라와 스왑하는데 위기가 진정되니 참으로 아이러니다. FTA도 똑같다. 헤게모니 도덕성 등등 문제가 되지만은 그러나 미국하고 FTA를 체결한 나라다 라고 하는 것 자체가 우리의 국가신인도를 올려주게 돼 있다, 상황이. 오바마가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에 아까운 것이, 좀 부시 때 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한미FTA 진행중인 것 자체도 국가 신인도를 올렸을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가정하고 있다. 이번 위기도 그 덕에 쉽게 넘길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신자유주의 제대로 해본 적 있었냐는 지적에 대해서다. 그동안 한번 보자. 금융에 얼마나 규제가 많았나. 그동안 금융쪽 분야에서 우리가 자율적인 정책인지 규제위주 정책인지 생각해보자. 물론 그게 미국같은 위기를 막는 데 도움을 줬다 아니다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지난 10년 신자유주의한다고 해서 했지만 지금와서 제대로 된 게 뭔가 있느냐. 어정쩡하게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서, 말로만 자유주의 했다. 어떤 사람들은 우회전 깜빡이 켜고 좌회전 했다지만, 어떤 사람들은 반대로 말한다. 이말 왜 나왔겠나. 헷갈리니까 나온 것이다. 처음부터 신자유주의를 하든지, 아니면 복지국가를 하든지 했어냐 하는데 시그널을 혼란스럽게 해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한 점이 있다. 그런 부분을 분명히 인정해야 하지 않나 싶다.
 
 ■김상조=간단히 말씀을 드리겠는데, 구체적인 현실에서 작은 성공의 경험을 쌓는 방식으로 운동하고 있지만 저는 원래는 근본적이다. 내가 생각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앞으로 30년 동안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2년, 5년 내에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긴 기간을 설정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시민사회든 언론개혁이든 재벌개혁이든 어떤 개혁이든 간에 출발점은 우리라는 말을 깨야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일본, 미국 이런 식으로 이해관계를 집계화하는 방식부터 깨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난 자유주의자다. 우리가 우리 모두의 연대를 위해, 모두의 힘을 모으기 위해서는 너와 내가 뭐가 다르냐 하는 것부터 확인해야 한다. 너와 나의 차이를 확인하고 공동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그 이해 충돌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 것인가 보다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적은 비용을 들이면서 해결할 수 있는 그 시스템을 만들고 난 뒤에야 우리라는 말, 단결, 연대를 말할 수 있다.

 그런 전제가 기초돼야지만 지역협의체를 구성하는 회의석상에서 우리의 이익이 뭐다라는 것을 이야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노력 없이 지역 협의체 만들자는 경우, 정부가 이야기 하는 건 우리의 이익이 아니라 소수 자본의 이익을 대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역공동체도 그런 방향으로 밖에 굴러갈 수 없을 것이다. 연대, 우리를 얘기하기 전에 너와 나의 차이 먼저 인식해야만, 이해관계 갈등 조정하는 메커니즘 찾는 데부터 우리 노력이 시작돼야만 한다. 그렇게 30년쯤 후면 뭔가 이루어질 것같다.
 
 ■장상환=우리 국민들이 사실 성장주의에 중독이 되어 있는데, 이게 미쳤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10%의 고도 성장을 앞으로 다시 하겠다는 것,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747 공약 하면서 거기에 혹했는데 현실성 없다는 것 확인하게 된 것이다. 성장을 통해서 양극화가 있든 없든 성장만 하면 하류층들도 생활이 나아지겠다는 것과 같다. 그런데 성장이 안되면 결국은 양극화를 완화하는 다른 재분배를 동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민들이 이런 방향 모색하고 있고, 최근 여론조사 보면 성장보다는 서민경제 안정이 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

 성장과 분배에 관한 충돌 가능성이 늘 이론이 나오는데, 역사적 사실 보면 인적 자원이 우수한 스웨덴이나 이런 곳은 실업된 사람은 재훈련시켜서 그 사람들을 다시 대기업에서 훈련 비용을 들이지 않고 채용한다. 복지와 기업의 우수 인재 확보가 매치가 된다. 대기업 측면도 세금 거두고 규제강화 이런 문제는 있는데, 불황기가 닥치면 수요를 확충하는 정책이 사실은 기업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고소득층 중에서 불로소득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세금 거두어서 수요 확충하면 기업 입장에서도 판로가 늘어나는 것이다. 수요 확대 정책은 대기업들도 장점으로 여길 수 있다.

 스웨덴 같은 경우 빨리 복지체제 이룬 것은 당시 대공황이라는 계기가 있었다. 또 인접한 소련에 사회주의 체제가 깔려 있으니까 비교가 됐고, 사민당이 재산을 몰수했던 그런 것을 제시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방어책으로 재분배에 대한 동의가 많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구춘권=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의 기묘한 연대 상기시켜드리겠다. 80년대 레이건 신냉전의 발발과 신자유주의 같이 갔고, 대처리즘, 포클랜드 전쟁 등 보면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가 따로 노는 게 아니라 밀접한 친화성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 마찬가지다. 미국의 이런 식의 제국전략은 신자유주의의 안보적 표현이다. 정말 신자유주의의가 지구적으로 몰락하고, 글로벌 케인시어니즘이 등장하면 지구적 차원의 원조전략, 개발전략 이런 게 등장했을 것이다. 아마 유엔버전, 그 밑에 민주화되고 협력에 기반한 지역공동체 등이 위기를 관리할 이런 시스템이 실현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겠다. 그러나 그건 굉장히 먼 미래다.

 한반도와 관련해서는 실제 북한이 미국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미국이 그렇다고 절대 중국을 주적으로 생각하지도 않는다. 미국이 주적으로 생각하는 건 주변부와 테러리즘이다.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남미 일부 이 부분을 차단하고 봉쇄하려고 한다. 북한은 아니다. 한반도에 위험이 있다면 북한이 붕괴하는 시나리오다. 북한의 붕괴 가능성이 분명 있는데, 다만 붕괴가 제대로 관리되고 통제되면서 붕괴되어야 하는데, 급작스럽게 적대적 상황에서 아무 대책없이 붕괴가 되면 어떤 돌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몰락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정태인=한미FTA, 힐러리가 다시 얘기하는 것은 자동차, 쌀, 개성공단이다. 일단 자동차는 현재의 문안도 일정 정도의 점유율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그게 안되면 관세율을 다시 세우는 스냅백 조항도 들어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요구하는 것은 미국이 일본에 압력가해서 만든 미일자동차 협정 때 수준을 요구하는 것이다. 일본 시장의 20%를 요구한 내용이다. 미국이 한미FTA 비준할 가능성 금년에 없다. NAFTA 먼저 개정한 뒤 그 다음 검토 대상이 될 것이다.

 우리가 재협상한다면 우리 통상교섭본부가 할 일이 없어서 그렇지만, 미국 FTA라는 것은 미국의 서비스 관련 제도가 다 그대로 옮겨놓는 것이다. 그 중에 오바마가 고친다는 게 많다. 우리나라 제일 잘못된 협상 중의 하나가 의료, 약인데, 미국의 지적재산권이 너무 강해서 약값이 비싸다. 오바마가 그것을 약화시키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면 미국 제도로 바뀌게 된다. 한미FTA는 예전의 미국의 강한 지적재산권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것인데. 오바마가 물론 한국 국민 위해 바꾸는 것 아니고 미국 국민 위해 바꾸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무수히 있을 텐데, 그걸 하나하나 따져서 하는 재협상은 할 가치가 있다.

 정부가 미국의 재협상 입장 변화에 대해 어느 정도나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사실은 현재는 폐기 원칙을 밝혀야 한다. 우리가 개정 이끌어온 것은 쇠고기 밖에 없다. 쇠고기는 1% 이거 뭐 튀어 나왔는데 다른 데는 알수 없다.

 (김호기 교수 : 한국과 일본과 중국과 미국의 FTA는 가능할까?)

 일본과 FTA는 비관적인 게, 일본을 별로 안좋아하니까. 중국과의 FTA도 굉장히 위험하다. NAFTA 이후 나타난 FTA 라는 게 썩 좋은 국제교류 형식은 아니다. FTA가 아닌 교류협력의 무역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만약 아시아에서 가난한 나라에 더욱 이익이 되는 협정이라면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다.
 
 ■김호기=마지막 발언기회 최태욱 교수에게 드린다. 여러분이 지적하신 부분을 묶어서 간략하게 정리해달라.
 
 ■최태욱=한마디로 제 발표와 관련해서는 현실성 있나하는 문제제기 많았다. 일단 역제주의에 기초한 대안 모색에 대해서 개념부터 낯설어하시는 것 같다. 현실감이 떨어진다고 여러분들이 보신 것같다. 추세를 잘 보시기 바란다. 지역주의라는 게 얼마나 맹렬히 일어나고 있는지, 지역간 협력체계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지, 또 이번 경제위기로 어떻게 지역경제협력체가 강화될 것인지를 잘 관찰해보시기 바란다. 우리도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이고 동아시아에서 좀 민감해야 될것이다. 이 논의는 일국차원 차원에서만이라는 한계는 아니다. 지역주의 경로를 통한 세계경제 개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영향력은 나름대로 우리가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지역협력체라는 게 항상 강자가 지배적이고 격차가 커지고 이런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의 다양성과 마찬가지로 지역협력체도 다양성이기 때문에, EU와 NAFTA 다르듯이 동아시아 지역협력체는 우리 동아시아인에 맞게 디자인해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오히려 구속명제라고 해서 강대국을 약소국들이 제도적으로 묶기도 하고, 이런 지역공동체가 유효하다. 이런 것에 우리 영향력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는가, 외교라인 활용 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현실성을 띨 수 있는 설명이라든가 대안이 될 수 있게, 고리와 고리 사이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런 메커니즘을 잘 분석해내서 설명할 수 있는 게 필요하겠구나 싶다.
 
 ■김호기=토론회를 마무리하면서 이명박 정부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두개의 역주행을 하고 있다. 정치적 수준에서는 20년간 우리가 일궈온 민주주의의 역주행이 일어났다. 오늘 우리가 다뤘던 세계경제의 역주행이 경제적 수준에서 하고 있지 않나 싶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대다수의 국가들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수정 및 대안 모색 이뤄지고 있는데, 정작 이 이명박 정부는 고집스럽고 일관되게 신자유주의 정책 강화하고 있다. 분명 이것은 정치적 수준에서의 민주주의 역주행에 정확히 짝지어지는 세계경제의 역주행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위기 문턱에 성큼 들어간 이후 이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있다. 제가 시골에 살 때 보면 제가 병에 걸리면 어머니께서 병에 대한 이야기를 동네 모든 사람들에게 얘기했다. 병을 고치는 방법 중 하나로 보다 많은 논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가 어느 길로 가야할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어떤 바람직한 경제모델을 운용해야 될지에 대한 우리 사회의 활발한 토론과 논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오늘 우리가 했던 세미나가 이런 출발점의 하나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긴 시간 토론 참여해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 말씀 드린다.
 
 ■정태인=한가지만 말씀 드리겠다. 멕시코는 미국하고 FTA 한 다음에 외환위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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