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콕시대'엔 주말농장도 집안에서...가정용 식물재배기 '주목'

윤희일 선임기자
국내의 한 기업이 개발한 식물재배기. 특허청 제공

국내의 한 기업이 개발한 식물재배기. 특허청 제공

식생활에서 싱싱하고 안전한 채소를 추구하는 A씨(대전 유성구)는 근교의 주말농장을 분양받아 채소를 길러 먹어봤다. 스스로 재배한 채소가 가장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소 키우기는 그렇게 쉽지 않았다. 병충해 방제나 잡초제거 등에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 얻는 것이 많지 않았다. 한 때는 새벽에 배송받는 채소를 주문해 먹기도 했지만, 역시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집안에서 손쉽게 채소를 키울 수 있는 ‘식물재배기’를 들여놓기로 했다.

요즘 나오는 식물재배기 중에는 원하는 채소의 씨앗이나 씨앗이 들어있는 캡슐을 넣은 뒤, 원하는 날짜를 입력하기만 하면 제때에 먹기 좋은 채소를 키워주도록 고안된 것이 많다. 집안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때 집안에서 직접 기른 상추와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가정용 식물재배기가 인기를 끌면서, 관련 특허 출원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특허청은 2020년에 이루어진 가정용 식물재배기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216건으로 전년(161건)에 비해 34.2%가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특허청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사람들이 주로 집안에서 활동하는 이른바 ‘집콕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집안에서 식물을 기르는 재미를 느끼면서 동시에 안전한 식생활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가정용 식물재배기 관련 특허 출원이 함께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의 한 대기업이 개발한 가정용 식물재배기. 특허청 제공

국내의 한 대기업이 개발한 가정용 식물재배기. 특허청 제공

가정용 식물재배기와 관련된 최근 5년(2016~2020년) 사이의 특허 출원 동향을 보면 온도·습도·빛 등 재배환경을 제어하는 기술에 관한 것이 417건(56.6%)으로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의 경우는 가정용 식물재배기에 ‘인공지능(AI) 제어 기술’을 적용한 기술이 전년 대비 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차산업 혁명 관련 기술의 확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특허청은 해석했다.

‘인공지능제어’ 기술을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는 ‘먹고 싶은 시기에 수확이 가능하도록 재배 속도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술’, ‘씨앗캡슐을 삽입하기만 하면 해당 씨앗의 최적 재배 조건을 자동으로 인지해 제어하는 기술’ 등이다.

유진오 특허청 심사관은 “식물재배기 시장은 식물재배기를 단순히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씨앗캡슐을 정기적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구독경제’의 일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정용 식물재배기 분야는 세계적으로 특허를 과점하여 기술 장벽을 구축한 기업이 없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해외 진출가능성이 크고 향후 우리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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