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유가, 8년 만에 100달러 돌파…에너지 가격·물가 ‘뇌관’ 터졌다

이윤주·안광호 기자

‘직접 교전’ 최악의 시나리오에 세계 경제 타격

지하철 대피 2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 개시 명령을 내린 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민들이 포격에 대비해 지하철에 마련된 대피소에 모여 있다. 키예프 | 로이터연합뉴스

지하철 대피 2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 개시 명령을 내린 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민들이 포격에 대비해 지하철에 마련된 대피소에 모여 있다. 키예프 | 로이터연합뉴스

“푸틴, 군사작전 수행” 보도에
WTI·유럽 천연가스 값 폭등
원자재 공급난 심화 가능성

정부 석유 106일분 비축해둬
“단기 수급에는 문제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원자재 수급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인 만큼 에너지 가격 급등을 촉발해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을 가속화하고, 경기 둔화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정부는 석유와 석탄, 가스 등 에너지와 자원의 차질이 발생할 경우 대체물량 확보 등 비상조치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다. 2020년 기준 러시아는 세계 3대 원유 생산국, 세계 2위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비유럽국가 중 원유수입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태국, 한국, 인도 순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압력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앞으로 50% 오를 경우 전 세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6%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24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런던 ICE거래소에서 3.3% 급등해 배럴당 100.04달러까지 올랐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8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배럴당 4달러 이상 뛰어오르며 96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도 35% 폭등했다.

기타 원자재 수급 역시 불안정해지면서 공급망 차질이 더 심화할 수도 있다. 러시아는 전 세계 팔라듐 수출의 45.6%를 차지한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옥수수 수출량의 16.4%, 밀 수출량의 11.8%를 차지하고 있어 글로벌 식량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최근 전 세계가 높은 물가 상승에 직면하고, 통화정책의 긴축 전환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급속히 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초 국내외 경제전문기관에서는 직접적인 교전은 발생하지 않는 제한적 침공 가능성을 가장 높은 시나리오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새벽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특별 군사작전 수행을 선언하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비롯한 다수 도시에 폭발이 일어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JP모건은 “중앙은행이 물가를 낮추기 위해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상황에서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 투자심리와 성장 전망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행 상황과 경제 영향 등을 논의했다. 한국에 들어오는 원유 가운데 러시아산의 비중은 5.6% 수준에 이른다. 정부의 석유 비축물량은 약 9700만배럴로, 추가 도입 물량 없이도 국내 수요 106일분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회의에서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고 있으나 장기계약 비중이 높고 정부 비축물량이 106일분이라 에너지 단기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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