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30달러대…14년 만에 최고

이윤주·최희진 기자

우크라 침공 러시아발 원자재 충격

비철금속·곡물값 등도 큰 폭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러시아발 원자재 충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장중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했고 소맥, 알루미늄, 팔라듐 등 비철금속과 곡물 가격도 큰 폭으로 치솟고 있다. 이미 글로벌 기업의 자발적인 러시아 시장 철수, 물류 비용 상승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한 조치가 시행될 경우 전 세계 경제에 파급효과가 무척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대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은 6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이날 장 시작과 함께 전장보다 18% 급등해 배럴당 139.13달러까지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998년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장중 배럴당 130.50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와 WTI 모두 배럴당 147달러 선을 나타냈던 2008년 7월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특히 이날 상승폭이 컸던 것은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CNN에 출연해 “현재 유럽 동맹과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 방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양쪽 시장에 충분한 원유 공급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은 유가가 올해 배럴당 185달러까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 130달러대…“올해 200달러 가능성”

러시아의 생산비중이 큰 원자재들의 가격도 가파른 오름세다. 천연가스, 알루미늄, 주석과 소맥 가격이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분석을 보면 러시아는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 세계 2위, 알루미늄 3위, 팔라듐 1위, 소맥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러시아 은행들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된 이후 러시아산 상품을 멀리하기 시작하면서 러시아와 관련이 높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전반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여타 원자재 가격의 상승까지 동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직 러시아의 원유 수출 금지가 확정되기 전이지만, 이미 전 세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러시아와 손을 끊고 있는 데다 전쟁으로 물류비용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점도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미 석유회사 엑손모빌이 러시아 유전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고, 영국 BP는 거액의 손실을 감수하고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지분 19.75%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쟁 위험으로 글로벌 해운사들이 러시아행 선적을 중단하고, 러시아와 유럽 사이 원유 운송 비용이 3배 이상 급등하는 등 운송 차질도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6일(현지시간) 서방의 대러 경제 제재에 대응해 전자제품 소재인 합성 사파이어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합성 사파이어는 스마트폰 화면, 마이크로칩, 발광다이오드(LED)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세계 시장에서 러시아산 합성 사파이어 비중은 현재 40%에 이른다”며 “서방 선진 기업들이 러시아산 합성 사파이어의 공급 상황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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