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투자 부진, 수출 증가세 약화…경기 둔화 우려”

이호준 기자

‘경기 둔화 우려’ 올해 처음 써

“세계 경기 하방 위험 더 커져”

정부가 투자 부진과 수출 증가세 약화 등을 언급하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주요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며 전 세계 경기 하방 위험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대외 여건 악화 등으로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 부진, 수출 증가세 약화 등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그린북에서 ‘경기 둔화 우려’라는 표현을 쓴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5월에는 “투자 부진과 수출 회복세 제약이 우려된다”, 4월은 “내수 회복 제약과 물가가 우려된다”고 언급하는 수준이었다. 수출 회복과 투자 부진에 대한 우려에서 한발 더 나아가 경제 전체가 둔화할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낸 셈이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큰 폭 금리 인상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본격 가속화, 공급망 차질 지속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및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표상으로도 수출, 투자 등에서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은 지난달 21.3% 증가했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10.7% 늘어나 4월(15.3%)보다 증가세가 둔화했다. 설비투자는 지난 4월에 전월보다 7.5%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두 달 연속 하락했고, 향후 경기를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개월 연속 내려가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4%로 1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그나마 고용 회복세가 이어진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지난달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93만5000명 늘어 2000년(103만4000명) 이후 22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을 나타냈다. 정부는 “비상경제 대응체제 전환 등 물가·민생안정과 거시경제·리스크 관리에 총력 대응하겠다”며 “저성장 극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의 주요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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