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역버스 입석금지 첫날…승객들 “취지 좋지만 증차를”

박준철 기자    김태희 기자

대체 교통수단 이용 등으로 버스 대란 없어

내년 초까지 증편 예정…시민 불편 불가피

18일 입석 금지 첫날 경기도 광역버스가 ‘만석’ 안내판을 걸고 운행하고 있다.|연합뉴스

18일 입석 금지 첫날 경기도 광역버스가 ‘만석’ 안내판을 걸고 운행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광역버스를 운행하는 KD운송그룹이 입석 승차를 중단한 첫날인 18일 출근길 승객들은 ‘좌석 만석’으로 버스를 타지 못하거나, 무정차 통과로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지하철 등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서면서 우려했던 ‘버스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기도는 전세버스 등을 투입해 혼란을 예방하겠다고 밝혔지만 당분간 출퇴근 시간 도민들의 불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날 오전 7시 경기 수원의 한 버스 정류장. 서울로 통학하는 대학생 A씨는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와 버스를 기다렸다. A씨는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승객이 가득 찼다며 버스가 정차하지 않고 계속 지나쳤다”고 말했다. A씨는 결국 이날 지하철역으로 발길을 돌렸고 아슬아슬하게 1교시 수업에 늦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서울로 출퇴근하는 30대 직장인 B씨는 “입석 승차 중단 때문에 광역버스를 타지 못해 지각 출근했다”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직장인 C씨는 “입석 금지 취지는 좋은데 증차나 전세버스 추가 투입과 같은 시스템을 먼저 갖추지 않고 무턱대고 시행부터 하면 버스 이용 시민들만 불편을 겪지 않냐”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이날 입석 금지와 관련해 “평소 오전 8시 20분에 버스를 타는데 (입석 금지로 못 탈까봐) 오늘 오전 7시에 나왔다”, “시행 취지는 좋은데 차량이나 노선을 늘리는 게 먼저 아니냐” “지하철로 사람들이 몰려서 지하철 사고 날까 겁이 난다” 등의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시민들은 입석 금지 시행 전 보완책 부족을 지적했다.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부터 입석을 중단하는 경기지역 광역버스는 KD운송그룹 계열 14개 업체로, 112개 노선 1123대가 해당된다. 이는 경기도 전체 284개 노선 2559대 중 44%이다.

광역버스 입석은 원칙상 금지됐으나, 그동안 버스업체들은 출퇴근 시간에 승객이 집중되는 현실을 고려해 입석을 용인해왔다.

그러나 지난 7월 일부 버스업체 노조가 운수종사자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입석금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입석 승차를 중단하게 됐다. 여기에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하자 마지막까지 입석 승차를 용인했던 KD운송그룹 계열이 이날부터 입석승차 중단에 동참한 것이다. 사실상 경기도는 모든 광역버스의 입석 승차가 중단된 셈이다.

18일 경기도 광역버스의 입석 승차를 알리는 안내판이 버스정류장에 붙어있다.|연합뉴스 제공

18일 경기도 광역버스의 입석 승차를 알리는 안내판이 버스정류장에 붙어있다.|연합뉴스 제공

경기도는 KD운송그룹 계열 광역버스의 입석률은 3% 정도로 지난달 기준 출근 때 2316명, 퇴근 땐 609명 등 하루 평균 2925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광역버스 입석 승차 중단을 도민들에게 홍보하고, 수능이 끝난 데다가 일부 승객들이 지하철 등 대체교통수단을 이용해 버스 대란은 발생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 버스 공급을 점차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정부 및 수도권 지자체와 함께 ‘수도권 광역버스 입석 대응 협의체’를 상설화해 승객 불편과 혼잡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는 등 입석 문제에 공동대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부터 전세버스, 예비차량 등 20대를 투입하고, 9월에 수립한 ‘광역버스 입석대책’에 따라 늘리기로 계획된 68대의 차량도 내년 초까지 투입을 완료하겠다”고 했다.

경기도는 광역버스에 대한 입석 승차를 중단했지만, 같은 수도권인 인천은 출퇴근 시간의 입석 승차는 당분간 계속된다. 인천 버스업체들은 준법 운행을 위해 원칙적으로 입석 승차를 금지하지만, 승객이 몰릴 때는 입석 승차를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는 광역버스 노선 중 입석 승객이 많은 노선은 4개 업체 9개 노선이라고 밝혔다. 인천시는 입석승차가 도로교통법상 불법이라는 점을 고려해 21일부터 출퇴근 시간대 광역버스 운행 횟수를 늘리거나 전세버스를 추가 투입해 입석 승차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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