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신혼부부 수가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탓에 지난해 혼인 건수가 급감한 것이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맞벌이 신혼부부의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아이를 낳는 신혼부부 비중은 지속 감소했다. 초혼 신혼부부 10명 중 9명은 은행 등에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청은 이같은 내용의 2021년 신혼부부 통계를 12일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혼부부 수는 110만1000쌍으로 전년 대비 7.0%(8만2000쌍) 감소했다. 지난해 신혼부부 수는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적었는데 감소 폭 역시 집계 이후 가장 컸다. 통계청은 혼인 신고 이후 만 5년이 지나지 않은 부부를 신혼부부로 규정하고 있다.
신혼부부 감소율은 집계 첫해인 2016년 2.4% 수준이었는데 매년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1년 차 신혼부부 수의 감소율은 지난해 10.4%로 전체 감소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 향후 신혼부부 감소율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정부는 혼인 건수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 속에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신혼부부 수가 평소보다 더 크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 적령기인 30대 인구가 줄고, 비혼과 만혼 추세 등 혼인 감소세 자체가 감소하는 경향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초혼 신혼부부 중 아이를 낳은 부부 비중은 54.2%로 1년 새 1.3%포인트 하락했다. 이 비율은 2016년 63.7%를 기록했는데 5년 새 10%포인트 가까이 줄어들었다. 신혼부부의 평균 자녀 수도 지난해 0.66명으로 집계되면서 꾸준한 하락세를 이어갔다.
초혼 신혼부부의 맞벌이 비중은 전년 대비 2.9%포인트 상승한 54.9%였다. 이 비중은 2018년(47.5%) 외벌이 부부 비중을 처음 역전했는데, 이후 격차를 계속 벌려 지난해에는 외벌이 부부 비중(40.2%) 보다 14%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신혼부부의 연간 평균 소득은 6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역대 최대 폭 증가다.
맞벌이 신혼부부 증가는 신혼부부가 자녀를 갖는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혼 신혼부부 중 유자녀 부부 비중을 분석해보면 맞벌이 부부의 유자녀 비중(49.6%)이 외벌이 부부(60.5%)보다 10.9%포인트 낮았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는 부부의 유자녀 비중(49.1%)이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부부의 유자녀 비중(62.1%)보다 13.0%포인트 낮았다. 육아제도가 많이 정비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과 육아가 양립할 수 없는 한국사회의 상황을 보여준다.
‘내집마련’ 여부에 띠라 신혼 부부의 자녀 계획이 달라지는 양상도 보였다. 지난해 주택 미소유(50.1%) 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주택 소유 부부(59.9%)보다 9.8%포인트 낮았다. 지난해 주택을 소유한 초혼 신혼부부 비중은 전체 42.0%로 전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주택을 가진 신혼부부의 평균 소득(7235만원)은 무주택 부부(5797만원)의 1.2배 수준이었다.
신혼부부 대다수는 주택 구입이나 전세 자금 마련을 위해 대출 부담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혼 신혼부부 중 대출 잔액이 있는 부부의 비중은 89.1%로 1년 새 1.6%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출 잔액의 중앙값은 1억5300만원으로 같은 기간 15.4%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신혼부부 대출 보유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 이는 전세 자금 대출이나 주택담보 대출 등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