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폭탄 청구서에 ‘악’ 소리…공공요금 가파른 상승에 ‘곡소리’

이창준 기자

지방 공공요금까지 인상

전기료 이어 4월 지하철까지…정부 “물가 인상 전망치 수준”
상하수도·종량제 봉투값 등 인상 예정에 ‘물가 압력’ 여전해

26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에 관리비 열요금 인상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열요금은 난방·온수 사용량을 계량기로 검침해 부과하는 요금이다. 연합뉴스

26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에 관리비 열요금 인상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열요금은 난방·온수 사용량을 계량기로 검침해 부과하는 요금이다. 연합뉴스

세종시 84㎡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A씨는 지난달 아파트 관리비로 22만원을 청구받았다. 이전까지 냈던 금액은 10만원대 초반 수준이었는데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A씨는 “겨울이지만 주말에는 거의 집을 비워 전기나 가스 사용량은 크게 변하지 않았을 텐데 깜짝 놀랐다”며 “다른 때보다도 물가 상승이 확실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겨울철 난방 수요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큰 폭 오른 도시가스와 전기요금을 시민들이 본격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상반기에는 가스·전기 요금을 비롯해 공공요금의 줄인상이 예고된 상태다. 올해 전체 물가지수는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공공요금이 대폭 뛰면서 체감물가는 지난해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용 가스 도매요금은 4월부터 10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MJ(메가줄·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5.47원 올라 1년 새 총 42.3% 올랐다. 전기요금 역시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kWh(킬로와트시)당 19.3원 인상돼 월 부담은 4인 가구 기준 4022원 더 커졌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2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도시가스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6.2% 올랐다. 같은 기간 지역 난방비는 34.0% 급등했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공공요금인 전기·가스·수도 요금 상승률은 12.6%에 달해 전체 물가상승률(5.1%)의 두 배를 상회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공공요금 상승세는 올해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전기요금은 올해 1분기에 추가로 kWh당 13.1원 올랐다. 지난해 상승분(19.3원)의 3분의 2가 단번에 올랐다. 가스요금은 올해 MJ당 8.4~10.4원 올리는 한국가스공사 경영정상화 방안을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했다. 지난해 인상분의 최대 1.9배다.

대중교통 요금 및 기타 지방 공공요금도 올해 일제히 오른다. 서울시는 올해 4월부터 지하철·버스 요금을 각각 300∼400원 인상하기 위해 다음달 공청회를 개최키로 했다. 다음달부터는 택시비가 1000원 오른다. 공공자전거 ‘따릉이’도 2015년 운영 이후 처음으로 연내 이용료를 올린다. 부산, 대구, 광주 등도 택시·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다. 상하수도 요금, 쓰레기 종량제 봉투 요금, 주차요금 등 기타 지방 공공요금도 줄인상이 예고돼 있다.

올해부터 재정지출을 줄이겠다고 공언한 정부는 공공요금 억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계속해서 요금 현실화를 시키되 취약계층에 한해 선별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취약계층에 대한 에너지 바우처 지원에는 1800억원이 추가 투입되는데, 1000억원은 예비비에서, 800억원은 다른 예산에서 끌어온다.

정부는 공공요금이 오르지만 전체적으로는 물가 인상 전망치 안에 있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3.5%의 물가 전망은 (당초) 예정된 전기·가스 요금 인상을 전제로 했다”며 “현재로서는 그 전망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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