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오프닝 효과 ‘사실상 소멸’···한국경제 ‘상저하고’ 불투명

이윤주 기자    반기웅 기자
한 건설노동자가 17일 중국 베이징의 한 공사현장에서 작업하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한 건설노동자가 17일 중국 베이징의 한 공사현장에서 작업하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돌면서,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사실상 소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반기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 반등을 기대했던 한국경제도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눈높이를 현실적으로 낮춰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회복세가 미약한 것도 문제지만, 중국이 산업자립도를 높이는 구조적 변화를 꾀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한국도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대중국 수출액은 60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했다. 이 기간 대중 무역수지는 13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올해 상반기 전체 무역적자(263억달러)의 절반에 해당한다.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지난달까지 13개월째 마이너스다. 중간재 분야에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늘고 수출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중국 해관총서 집계를 보면 중국의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1%로 지난해 2위(7.6%)에서 5위로 하락했다. 중국이 자립도를 높여가면서 한국과의 교역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당초 정부와 주요 전망기관에서는 올해 한국 경기의 흐름을 ‘상저하고’로 예상하면서, 하반기 들어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소 지연되기는 하더라도 상저하고 흐름 자체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의 경제지표가 일제히 ‘침체’를 가르키면서 이같은 전망도 흔들리고 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인 4.5%보다는 높았지만 시장 전망치(7.1%)에는 못 미친 수치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2분기에 중국이 상하이 등 주요 경제권에 봉쇄조치를 내린데 따른 기저효과로 올 2분기 성장률이 7%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4일 낸 ‘7월 최근 경제동향’에서 “중국 리오프닝 효과는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굉장히 제약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제약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중국 경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분기에 최소 7% 중반 성장률이 나와야 평균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6%대가 나왔다는 건 예상보다 심각하게 낮은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 등 여러 지표를 봤을 때 최소한 올해까지는 중국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 실장은 “중국 경제 회복이 더뎌 대중 수출 부진이 계속될 경우 한국 경제 성장률도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며며 “특히 홍콩을 포함해 중국에 수출 물량의 절반 가량을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은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리오프닝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미·중 갈등 및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 경기 회복마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빠질 여지가 커졌다”며 “하반기 미국 경기는 연착륙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경기의 불안 확산 여부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경기사이클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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