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첫 전기차 출시 15년 만에 500만대 생산...세계 전기차는 주춤

이재덕 기자
이동 중인 테슬라 전기차. 테슬라 제공.

이동 중인 테슬라 전기차. 테슬라 제공.

테슬라가 생산한 전기자동차가 500만대를 돌파했다. 테슬라로 인해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열렸지만, 최근 전기차 시장은 경기침체·보조금 삭감 등으로 둔화된 모습이어서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을 통해 “500만번째 자동차를 생산했다”며 “지속적인 성원을 보내준 테슬라 소유자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테슬라가 리튬이온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스포츠카 ‘로드스터’를 선보인 지 15년 만의 성과다.

지금은 전기차에 리튬이온배터리를 쓰는 게 당연한 일이 됐지만, 15년 전만해도 리튬이온배터리는 열·충격 등에 약해 자동차에 쓸 수 없다는 게 정설이었다. 당시 이름 모를 업체였던 테슬라가 LG화학의 리튬이온배터리 7000개를 모아 전기차 시제품을 제작하자 LG화학이 ‘화재가 우려된다’며 자사의 리튬이온배터리를 전기차용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취지의 공문을 테슬라에 보낼 정도였다. 테슬라는 배터리셀 과열을 막는 열관리시스템을 개발해 로드스터에 장착하면서 이런 편견을 뒤집었다.

이후 테슬라는 준대형 세단 ‘모델 S’(2012년),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X’(2015년), 중형 세단 ‘모델 3’(2017년), 중형 SUV ‘모델 Y’(2020년)를 내놓으며 고급형 전기차에서 보급형 전기차로 라인업을 넓혀나갔다.

로드스터 제작 당시에는 자체 공장 없이 영국의 로터스로부터 차체 등을 공급받았지만, 이제는 미국 캘리포니아·텍사스,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 등에 대규모 생산공장인 기가 팩토리를 설립해 전기차를 생산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17년 11월 새로운 로드스터를 공개하고 있다. 테슬라 유튜브 영상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17년 11월 새로운 로드스터를 공개하고 있다. 테슬라 유튜브 영상 캡처.

최근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중국 업체 등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기차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비야디(BYD)는 테슬라를 뛰어넘어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737만3000대) 중 약 21.1%(155만4000대)가 비야디다. 테슬라는 13.7%(100만8000대)로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4.3%(32만대)로 7위에 그쳤다.

최근에는 각 국가가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면서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예컨대 유럽 전기차 판매 비중의 30%를 차지하는 독일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난해 대비 20~30%가량 축소했다. 영국은 올해 보조금을 완전히 폐지했다. 이미 포드 같은 완성차 업체는 올해 전기차 생산 목표를 60만대에서 40만대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후방산업인 배터리 업체들도 둔화하는 전기차 시장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주목된다. 다만, 단기적으로 수요가 줄더라도 다른 확실한 대체재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중장기적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는 모델S와 모델X 등의 판매가격을 인하하는 등의 방식으로 맞서고 있다. 테슬라는 또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자체 생산해 향후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는 ‘배터리 내재화’ 전략도 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처럼 당장 전기차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업체는 많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 설계·개발에 뛰어드는 전기차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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