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소득·지출 더 많이 줄었다···고물가에 이상 기후 ‘이중고’

이창준 기자
지난해 5월 전남 보성군에서 호우 피해를 입은 농부가 밭을 손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5월 전남 보성군에서 호우 피해를 입은 농부가 밭을 손보고 있다. 연합뉴스

고물가 여파로 지난해 가계 소득과 지출 규모가 이례적으로 줄었는데, 그 중에서도 농어촌 등 비도시 지역의 소득과 지출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름철 닥친 집중 호우 등 이상 기후 여파가 작황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농가 소득을 크게 위축시킨 결과다. 물가 상승에 더해 기후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농어촌 가계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10일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KOSIS)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전국 도시 가구의 실질 소득 증가율은 1.3%로 전체 가구의 실질 소득 증가율(0.5%)을 웃돌았다. 5분기 만에 감소로 돌아선 실질 근로소득의 감소폭은 도시 가구(-1.3%)가 전체 가구(-1.9%)보다 작았다. 사업소득의 경우 도시 가구는 0.9% 증가한 반면 전체 가구는 1.7% 감소했다.

도시 가구는 기초 행정구역 단위인 읍·면·동 가운데 동지역에 거주하는 가구를 말한다. 농어촌 지역을 포함한 전체 가구의 소득 증가율이 도시가구 소득 증가율에 못미쳤다는 것은 특히 농어촌 지역 소득 증가율이 평균보다 낮았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는 장기화된 고물가 영향으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 동반 감소하는 등 가구 소득이 이례적으로 위축됐는데, 그 중에서도 비도시 지역의 가구 소득이 더 크게 쪼그라든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여름철 닥친 집중 호우와 이후 이어진 이상 저온 등 이상 기후 영향으로 농가 소득이 크게 감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기록적인 호우 탓에 작황 부진으로 3분기 농가 소득이 크게 나빠진 것이 4분기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쪼그라든 농가 소득은 농촌 지역의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4분기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가계 지출 증가율은 전체 가구는 1.7%로 집계된 반면 도시 가구는 2.8%로 나타났다. 비도시 지역의 지출 증가율은 전체 평균인 1.7%에도 못미쳤다는 뜻이다.

품목별로는 도시 가구의 실질 보건 지출 증가율이 10.9%로 전체 가구(7.4%)보다 높았고, 교통(6.0%) 및 기타 상품·서비스 지출(3.4%)도 도시 가구가 전국 평균(각각 3.0%, 1.5%)을 웃돌았다. 1년 전에 비해 감소한 식료품·비주류 음료의 경우 도시 가구(-2.9%)의 감소율이 전국 평균(-3.9%)보다 낮았다. 의류·신발 지출 역시 도시 가구(-2.1%)가 전체 가구(-2.4%)보다 더 적게 줄었다. 음식·숙박 서비스의 경우 도시가구(0.8%)는 지출이 늘었지만 전체 가구(-0.2%) 소폭 감소했다.

가계 소득에서 세금과 이자 등 비소비 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의 실질 증가율은 도시 가구(0.9%)가 전체 가구(0.1%)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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