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층에 계시나요?”···4만원도 무너진 카카오에 개미들 비명

박채영 기자
카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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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민주’로 불렸던 카카오가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 현실화에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실적 악화 우려에 더해 사법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지난 2월 7만원까지 올랐던 카카오는 4만원선도 지키지 못했다. 카카오 종목토론방에는 “카카오 어플리케이션(앱) 삭제하고 싶다”, “올라가는 데는 몇 달. 깨지는 데는 일주일”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전날보다 1450원(3.58%) 하락한 3만9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수정주가를 기준으로 카카오가 4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0년 5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카카오는 장중 3만8850원으로 떨어지며 지난 19일에 이어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5만3100원에 마감했던 카카오는 올해 들어 25% 넘게 떨어졌다. 지난 2월9일 7만900원(종가)까지 올라 연고점을 형성했을 때와 비교하면 40% 넘게 하락했다. 당시 카카오 주가는 카카오의 SM 인수전 참전이 시장에서 호재로 인식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카카오는 SM 인수전에서 결국 승리를 거뒀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 SM 인수전은 오히려 악재가 돼서 돌아왔다. SM 시세조종 의혹으로 인한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카카오 경영진은 SM 인수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SM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는 고위 임원의 구속이라는 결과가 나타나면서 본격화됐다. 서울 남부지법은 19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배 대표와 함께 구속 영장이 청구됐던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강모씨,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이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혐의 내용은 중대하지만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 | 박민규 선임기자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 | 박민규 선임기자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도 수사 대상이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김 전 의장에게 오는 23일 오전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김 전 의장이 시세조종을 보고받거나 지시했을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특사경은 지난 8월엔 김 전 의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카카오의 SM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도 금감원 조사를 받고 있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카카오 주주들 사이에서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이날 카카오 종목토론방에는 “이게 맞아? 카카오자 붙은 주식은 거들떠도 안 본다”, “저점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더 떨어졌다”,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카카오(5) 아니라 카카삼(3)이 돼버렸네”등의 글이 올라왔다.

카카오는 국내 주식 종목 중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투자자가 많은 종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 투자자는 206만6529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전체 국내 투자자가 1440만9702명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투자자의 14%가량은 카카오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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