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배당률 < 국고채 수익률…주주환원에 인색한 상장사들

김경민 기자

현금 배당액 9000억원 늘었지만

고금리 속 채권 수익률 못 따라가

시가배당률 < 국고채 수익률…주주환원에 인색한 상장사들

유가증권시장에서 12월 결산 상장사들이 지난해 주주들에게 돌려준 현금 배당액이 전년보다 9000억원 늘고 시가배당률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가배당률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고채 수익률에도 못 미치면서 기업들의 주주환원 노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12월 결산을 마친 유가증권시장 현금배당 법인의 시가배당률, 배당성향 및 주가등락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배당법인 수는 전년보다 1곳 많은 558곳, 총배당금은 전년(26조5854억원) 대비 3.3% 늘어난 27조4525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장의 배당법인 수(607곳)는 처음으로 600곳을 넘겼지만, 배당 총액은 2조527억원으로 전년보다 5.7% 줄었다.

배당기준일 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을 나타내는 평균 시가배당률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보통주와 우선주가 각각 2.72%, 3.43%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1년 만기 국고채수익률(3.53%)과 비교하면 모두 낮았다. 시가배당률이 국고채 수익률보다 낮은 것은 최근 5년 중 지난해가 유일하다. 시가배당률이 국고채 수익률을 넘는 법인 수도 전년도 239곳(42.9%)에서 지난해 168곳(30.1%)으로 줄었다.

코스닥 법인들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1.971%로 2016년 이후 가장 높았지만 2년 연속 국고채수익률을 하회했다. 시가배당률이 국고채 수익률을 상회하는 코스닥 법인은 12.7%(77곳)에 불과하다.

원금 손실 우려가 없는 국고채에 투자해 얻는 수익보다 원금 손실 리스크를 감수하고 주식에 투자해 얻는 배당 수익이 더 낮았던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고금리 기조로 지난해 국고채 수익률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채권에 투자하는 게 오히려 나을 정도로 기업들의 주주환원 노력이 부족하다고도 볼 수 있다.

기업의 배당 정도를 나타내는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액 비율)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사 모두 후퇴했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배당법인의 배당성향은 34.31%, 코스닥은 29.6%로 전년보다 0.76%포인트, 0.2%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정부의 배당절차 개선안 발표 후 ‘선 배당기준일 지정, 후 배당액 확정’ 문제는 어느 정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선 339곳(42.9%), 코스닥에선 672곳(42.3%)이 배당액을 먼저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기준일을 정비했다.


Today`s HOT
불타는 해리포터 성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올림픽 성화 범선 타고 프랑스로 출발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이란 유명 래퍼 사형선고 반대 시위 아르메니아 국경 획정 반대 시위 틸라피아로 육수 만드는 브라질 주민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