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국 파운드리 공장 부지 확정 눈앞

조미덥 기자

이재용 부회장, 캐나다·미국 출장길…가석방 이후 첫 외국행

“보스턴 방문할 것” 모더나 ‘백신 위탁 물량’ 확보에 주력 예상

<b>‘노타이’에 운동화 차림</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캐나다·미국 출장을 위해 14일 오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노타이’에 운동화 차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캐나다·미국 출장을 위해 14일 오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캐나다·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첫 외국행이다. 가석방 명분이 반도체 투자와 코로나19 백신 확보였던 만큼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미국에 투자할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부지를 결정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로부터 안정적으로 백신 위탁 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전세기를 통해 캐나다 토론토로 출국했다. 오전 7시46분쯤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 운동화를 신고 출국장에 들어선 이 부회장은 “미국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 신규 투자를 결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러 미국 파트너들을 만날 예정”이라고만 답했다. 모더나 관계자들을 만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모더나 본사가 있는) 보스턴에도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먼저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삼성전자 인공지능(AI)연구센터를 방문한다. 이어 미국으로 건너가 새로 투자할 파운드리 공장 후보지를 둘러보고, 투자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 동행해 170억달러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후 미국 텍사스주와 애리조나주, 뉴욕주에 새로운 파운드리 공장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 새 공장 부지는 이미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이나 오스틴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테일러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애플, 인텔,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에 있는 반도체 고객사·협력사와 미 재계 주요 인사들을 만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미국을 방문하지 못해 소원해진 인적 네트워크를 복원하는 차원이다. 최근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삼성전자가 제출한 반도체 자료에 관해서도 관련 인사들을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은 또 모더나 관계자들을 만나 지속적으로 모더나 백신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계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출소 후 모더나 백신 확보에 주력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모더나 백신은 지난달부터 국내에 공급되고 있다.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해 10월 하순 베트남 방문 이후 13개월 만이다. 미국 출장은 2016년 7월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 이후 5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후 매주 목요일마다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사건 재판에 참여해왔는데, 오는 18일 열릴 재판이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인해 취소되자 해외 출장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가석방 중인 이 부회장의 출장을 최근 허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나올 때 반도체와 코로나19 백신 수급 등에서 역할을 주문한 만큼 이 부회장도 가석방 취지에 부합하도록 출장 일정을 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 이후 경영 행위를 하는 데 대해 ‘취업제한’ 조항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북미 출장이라는 적극적인 경영 행위를 법무부가 허가한 데 대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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