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막으면 한국은 ‘대란’ 언제까지…

박상영 기자

‘대중국 리스크’ 확대 분위기

<b>텅 빈 요소수 통</b> 최근 중국이 한국으로의 산업용 요소 수출 통관을 보류한 가운데 4일 경기 고양시의 한 주유소에 빈 요소수 통들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텅 빈 요소수 통 최근 중국이 한국으로의 산업용 요소 수출 통관을 보류한 가운데 4일 경기 고양시의 한 주유소에 빈 요소수 통들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흑연 이어 이번엔 요소 통관 보류
수입 다변화 말뿐…의존도 여전

정부 대책 회의, 결론은 답변 대기
여타 광물로 확산 땐 타격 불가피

이달 초부터 흑연 수출을 통제한 중국 당국이 최근 한국으로의 산업용 요소 통관을 돌연 보류하면서 ‘중국 리스크’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기획재정부, 외교부 등 관계 부처와 함께 중국의 요소 통관 중단과 관련한 합동회의를 열고 요소 공급망 대응책을 논의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한 결과, 정식 수출 통제 성격보다는 중국이 자국 내 수급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중국 측에 구체적인 사실관계 파악을 요청했고 현재는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5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에서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중국 측에 “요소 통관 지연이 공급망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한국의 관세청에 해당하는 중국 해관총서는 최근 중국 현지 기업들이 한국으로 보내는 요소의 통관을 막았다. 요소수는 경유 차량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줄여주는 촉매제로, 부족할 때는 경유 차량에 따라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출력이 떨어져 제대로 달리지 못한다.

정부는 중국의 이번 실질적 수출 제한 조치가 수급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공공 비축을 확대하고 업계는 대체 수입국과 추가 물량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차량용 요소 및 요소수 국내 재고와 베트남·일본 등 중국 외 국가로부터의 수입 예정분은 약 3개월분이다. 물량을 약 4주치밖에 확보하지 못했던 2021년 10월 요소수 사태 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셈이다.

다만, 수입 다변화에는 실패해 중국에 휘둘리는 상황은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년 전 요소수 부족으로 물류 대란을 겪자 수입처 다변화를 추진해 대중 수입 의존도를 67%까지 떨어뜨렸지만 올해 들어 90%를 웃도는 상황이다. 2021년 당시 정부는 인도네시아와 협약을 맺고 3년간 매달 1만t 규모의 인도네시아산 공업용 요소를 수입한다고 발표했지만, 올해 수입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수입 차질이 장기화되면 2021년처럼 국내 수급난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실제 중국 현지에서는 수급 불안으로 요소의 수출 제한이 길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중국은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갈륨·게르마늄 관련 품목의 수출을 지난 8월부터 통제한 데 이어 1일부터 배터리 핵심 원료인 흑연의 수출을 통제했다. 중국산 흑연 수입 의존도는 약 70%로 높지만 일단 업체들은 3∼5개월분의 재고를 확보해 급한 불은 끈 상태다.

그러나 수출 통제가 여타 핵심 광물로 확산할 경우 파급 효과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는 망간 95%, 코발트 73%, 리튬 67%, 니켈 63%로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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