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경계는 어디···‘짜깁기’ 챗GPT 작가 쏟아지는데 속수무책

김은성 기자

출판 사이트에 AI로 쓴 작품 몰려 마비

“접수됐다가 표절로 거부된 사례 급증”

아마존도 ‘챗GPT 작가’ 전자책 수백권

챗GPT 메인 화면 캡쳐.

챗GPT 메인 화면 캡쳐.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가 작가를 위협하고 있다. AI로 쓴 공상과학소설(SF)이 인터넷 출판 사이트에 몰리면서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SF 단편을 온라인으로 접수해 발간하는 유명 사이트인 ‘클락스월드’(Clarkesworld)가 챗GPT 등으로 만든 작품들 쇄도 때문에 접수 작업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클락스월드 창업자이자 발행인 겸 편집장인 닐 클라크는 “지난해 챗GPT가 출시돼 AI 언어 모델이 주류로 떠오른 뒤 AI가 만든 SF 단편이 접수됐다가 표절 등으로 거부되는 사례가 급증했다”며 “평소처럼 일을 지속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가디언에 밝혔다.

클락스월드는 신인 작가의 단편을 접수해 심사를 거쳐 발간하고 원고료를 지급하는 온라인 출판 사이트다. <서던리치1: 소멸의 땅>을 쓴 제프 밴더미어와 <스페이스 오페라>의 캐서린 밸런트 같은 유명 SF 작가들도 해당 사이트를 통해 작품을 냈다.

클락스월드에 따르면 평소에는 한 달에 접수되는 작품 중 표절 등의 이유로 거부되는 작품이 10편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1월에 100편이 접수됐다가 거부됐고, 이달에는 500편을 넘어섰다.

클라크 발행인은 “인플루언서들이 AI를 이용하면 ‘빨리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부추기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다른 편집자들에게도 연락해 보니 현 상황은 나만 겪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는 저절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해법도 없는 상태”라며 “이런 상황이 신인이나 국제 작가들이 작품을 내는 데 많은 장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아마존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자책을 판매하는 아마존 킨들 스토어에 올라온 책 중 200권 이상이 챗GPT가 쓴 것으로 나타났다. 킨들 스토어에는 챗GPT가 쓴 ‘챗GPT로 책 쓰기’ ‘숙제의 힘’ 같은 책들이 판매되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분야는 소설만이 아니다. 미드저니와 달리 같은 이미지를 생성하는 AI도 표절 논란에 휩싸여 예술 분야까지 콘텐츠 제작에 대한 윤리 문제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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