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13개월 만에 가격 하락 나올까

송진식·김희진 기자

강북구, 18개월 만에 지난주 상승폭 ‘보합’ 전환…금천·동대문구 0.04%

대출 규제·금리 인상 효과 해석도…지방에선 세종과 대구 하락폭 커져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폭이 매주 축소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13개월 만에 ‘가격 하락’ 사례가 등장할지 여부에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에도 완만한 수준의 가격 상승을 점치는 시각이 지배적인데, 정부의 대출규제 및 금리 인상 조치가 예상외로 시장가격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권에선 가격 하락이 시작된 세종과 대구의 하락폭이 매주 커지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의 11월 다섯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시계열자료(29일 기준)를 보면 지난해 6월1일 이후 줄곧 가격이 올랐던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값이 약 18개월 만에 보합으로 전환됐다. 올해 7월 셋째주에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18%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강북구는 11월 들어 상승폭이 계속 축소됐다.

이번주 강북구의 아파트값 상승폭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경우 지난해 11월 첫째주 강남구(-0.01%) 이후 1년여 만에 서울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하락한 사례가 된다.

강북구 외에도 지역별로 보합권을 향해 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관악구가 지난주 0.01% 상승해 보합권을 눈앞에 뒀고, 금천구(0.04%), 동대문구(0.04%), 광진구(0.03%) 등이 서울 평균(0.10%) 대비 절반에 못 미치는 상승폭을 나타냈다. 올 8월 한때 주간 상승폭이 0.39%에 달했던 노원구도 지난주 0.08%까지 줄었다.

강북구의 경우 정부가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매매거래가 크게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이날 기준 강북구의 11월 아파트 매매거래는 10건으로 지난해 11월(107건)의 10% 수준에도 못 미친다. 아직 신고기한이 남았지만 10월(34건)과 비교해도 거래량이 적은 편이다. 관악·금천구 등에서는 4분기 들어 3분기 대비 매매가격이 많게는 1억원 이상 하락한 거래도 속속 등장하는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서 특히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 두드러진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1월6일~12월5일 거래된 아파트 가격을 직전 1개월 전 가격과 비교해보면 강북구, 구로구, 노원구, 중구 등의 순으로 하락 거래가 늘고 있는 게 확인된다”며 “서울 전체로 보면 아직 (직전 대비) 고가 거래가 14%, 저가 거래가 10% 정도로 고가 거래가 많은 편이지만 확실히 분위기는 관망세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매매거래 감소에 따라 활황세를 이어가던 경매시장도 얼어붙는 분위기다. 지지옥션 집계를 보면 11월 서울 아파트 경매 45건 중 17건이 유찰돼 낙찰률이 올들어 가장 낮은 62.2%를 기록했다. 11월 낙찰가율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10월(119.9%)에 비해 12.0%포인트 하락한 107.9%로 마감됐다.

지방에선 몇달째 가격 하락이 진행 중인 세종시와 3주 연속 가격 하락을 나타낸 대구의 가격 하락폭이 커졌다. 세종은 지난주 -0.26%를 기록해 2019년 6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11월 셋째주부터 하락으로 전환된 대구는 -0.03%로 전주(-0.02%)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규제 여파가 큰 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은 이번주, 늦어도 이달 중순 중에는 가격이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서울 입주 물량이 많지 않고, 전세시장이 불안한 점도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대세 하락’으로까지 보기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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