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부동산 정보업체 분석 결과
물가 반영한 실질 가격 23.9% 상승
영국·뉴질랜드·캐나다보다 높아
OECD 등 국제사회 잇따라 경고
지난 3분기 한국 주택가격 상승률이 조사대상국 56개국 중 가장 높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프랭크가 18일(현지시간) 공개한 ‘글로벌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 3분기 실질 주택가격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3.9% 상승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기준으로, 스웨덴(17.8%), 뉴질랜드(17.0%), 터키(15.9%), 호주(15.9%) 등이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인 56개국 중 실질 주택가격 상승 현상이 일어난 나라는 45개국에 달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명목 주택가격 상승률은 통화 가치 절하로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는 터키(35.5%)가 1위를 기록했고, 이어 한국이 2위를 차지했다.
최근 국제기구나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집값 상승세에 대한 경고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일 펴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해 “높아지는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금융 안정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40개 부유국의 지난 1분기 집값을 분석한 결과 “한국,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터키에서 집값 상승세가 강하게 지속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택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집값 상승률은 지난 8월 1.0%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9월(0.9%)과 10월(0.9%), 11월(0.6%) 상승률이 점차 완화됐다.
나이트프랭크는 이번 3분기 보고서에서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전파로 내년에도 부동산 가격 상승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 전체 회원국 주택가격 지수는 2020년 1분기 123.63에서 2021년 2분기 142.65로 15.4% 올랐다. 전문가들은 봉쇄령으로 주택 수요는 늘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마비로 주택 원자재값 등이 폭등하면서 집값이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각국의 금리 완화 정책과 경기부양 정책도 집값 상승의 원인이다.
클라우디오 보리오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부 부장은 “금리가 역대급으로 낮은 상황에서 소비 활동이 줄어들며 지출 여력이 생긴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주택 가격이 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