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울 아파트 거래량 반토막…9년 만에 최저치

김희진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서울 스카이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울 시내에 시민들의 각종 주거 형태가 보이고 있다. / 이준헌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서울 스카이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울 시내에 시민들의 각종 주거 형태가 보이고 있다. / 이준헌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면서 지난해 연간 거래량이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최근 4개월 동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가까운 거래 침체를 보였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을 보면 지난해 연간 거래 신고건수는 총 4만1713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해인 2020년 거래량(8만1189건)의 절반 수준이자 2012년(4만1079건) 이후 9년 만의 최저치다.

2012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고 ‘반값 아파트’로 불린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이 겹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한국부동산원 기준 6.56% 하락해 2000년대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시기다. 당시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적었다.

반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11월까지 7.76% 뛰며 2006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거래량 감소폭은 역대 두번째 규모였다. 특히 9월부터 12월까지 최근 4개월간 거래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가까운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706건으로 전달(4217건)보다 64% 수준으로 줄어든 뒤 10월 2174건, 11월 1354건으로 꾸준히 줄었다. 작년 12월 거래량도 이달 1일 기준 신고 건수가 567건에 그친다.

구별로 보면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 거래량 감소가 두드러졌다. 도봉구의 경우 지난해 거래량이 1819건으로 2020년(4374건) 대비 58.4% 급감했다. 강북구도 같은 기간 2112건에서 898건으로 57.5%, 노원구도 8724건에서 3834건으로 56% 줄었다.

최근 나타나는 거래 침체 현상은 정부의 대출규제, 금리인상 영향과 함께 그동안 집값이 급등한 데 따른 고점 인식 등이 합쳐진 결과로 풀이된다. 더불어 3월 대선을 앞두고 여아 주요 후보들이 세제완화 공약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관망세는 보다 짙어지는 분위기다.

시장에선 거래공백 상황 속에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7~8월 쯤까지는 매물이 줄어드는 와중에 간간히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면, 최근 들어 일시적 2주택자나 당장 집을 팔아야 하는 수요자들이 내놓는 매물 위주로 직전 거래보다 수천만원씩 내린 하락 거래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도봉구 도봉동 서원아파트 전용 40㎡는 지난달 3일 직전 11월 매매가격(4억3000만원)보다 3000만원 낮은 4억원에 거래됐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에서 은평구가 처음으로 하락 전환한 데 이어 강북구, 도봉구도 지난주 하락으로 돌아섰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역시 지난주 93.5로 집계되며 2019년 9월 셋째주(93.0) 이후 2년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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