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되고 싶은데 공실 위험 큰 요즘…매력 커진 부동산 간접투자

안명숙 | 루센트블록 부동산 총괄이사
[안명숙의 차이나는 부동산 클래스]건물주 되고 싶은데 공실 위험 큰 요즘…매력 커진 부동산 간접투자

서울 관악구에 사는 A씨는 올해 은퇴를 앞두고 있다. 대부분 그렇게 살았던 베이비부머 세대처럼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은퇴 이후 삶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나마 동네에 월세를 받을 목적으로 매입한 다가구주택이 노후의 경제적 안전장치이나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A씨는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면서 세입자를 내보내고 지난해 주택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임차인 구하기도 어렵고 임대료는 기대에 턱없이 못미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수개월째 공실이다. 월급을 받을 때는 버틸 수 있었으나 금리도 오르고 있어 더 이상 비워둘 수만은 없다. 경험도 없이 ‘건물주’가 된다는 생각에 무작정 매입한 부동산이 이젠 걱정거리가 되었다. 보유세는 계속 오르고, 임차관리도 힘들고, 기대보다 낮은 임대수입에 비해 건강보험료 증가 등 여러 가지 부담이 적지 않다.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정작 팔려고 하니 공실이라 보러오는 사람도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A씨와 같이 부동산 직접투자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은 펀드나 리츠와 같이 부동산 전문가가 물건을 매입 및 개발, 관리하여 임대수익과 향후 매각 시 차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므로 이익도 금융상품과 같이 과세된다.

리츠(REITs)는 부동산을 자산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부동산회사의 지분증권으로 총 자산의 70%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해서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투자자인 주주들에게 배당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리츠는 316개, 총 자산 72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리츠시장은 최근 3년간 급성장했고 자산 유형도 다양해졌다.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리츠는 거래도 용이하고 임대료 등 운용수익을 분기 또는 반기 배당하고 있어 2020년 말 기준 상장리츠의 평균 배당 수익률이 7.1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000만원 한도로 2023년까지 공모리츠나 부동산펀드의 배당에 대해 9%의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한시적으로 해당 종목이나 펀드를 3년간 보유한 경우에 대해 적용된다.

부동산펀드는 부동산을 기초로 하는 상품이지만 리츠와 달리 수익증권이다. 대부분 중도에 환매가 불가한 폐쇄형 사모형펀드가 대부분이라 중간에 쉽게 매매가 안 된다는 단점이 있으나 대체로 3~5년 운용하여 자산가격 상승 이익을 배당해 기관이나 부자들의 재테크 포트폴리오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 증가, 여행 제한 등으로 부동산 공간의 소비 주체 및 용도가 변화하면서 전통적인 공간 활용이나 임대업이 도전을 받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 임대관리의 전문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어 누구나 건물주가 되는 방법의 전환이 필요해졌다. 앞으로는 경험과 자본을 활용하여 필요한 공간 및 용도로 개발하고 그 이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시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금융위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수익성 부동산을 소액 투자하거나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일명 ‘조각투자’ 거래소가 선보이고 있다. 수익증권이지만 리츠처럼 플랫폼에서 거래가 가능하고 운용수익과 단기라도 매각을 통해 자본이득을 배당할 수 있어 펀드와 리츠의 단점을 보완한 투자 대안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간접상품을 경험한 세대가 많아질수록 우리나라 부동산시장도 건전해질 가능성이 높다. 은퇴를 준비하는 부모세대나 절망을 느끼는 자녀 세대 모두에게 부동산으로 다시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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