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숙의 차이나는 부동산 클래스]주택시장 규제 강화에 ‘빌라·수익성 부동산’ 부각…정부, 다음 대책은

올해 부동산 가격 상승의 배경은 역시 풍부한 유동성이다. 2021년 8월 기준 광의 통화량 M2는 3487조원을 넘어 이미 지난해 대비 9% 증가했다. 같은 증가속도로 가면 올해 말 기준 지난해와 같은 두 자릿수 이상의 M2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2003년 이후 최대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금 비율을 보는 M1/M2 비율은 8월 말 기준 38%로 1991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00년 이후 연간 M1/M2 비율이 30%를 넘었던 시기는 2001~2006년과 2015년부터 지금까지이다. 이 기간 우리나라 집값이 상승세를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유동성은 집값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아파트 가격지수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이달 1일 기준 매매가 18%, 전세가 10.4%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매매 및 전세가 모두 상승폭이 커졌고 대체로 전국적으로 모든 지역에서 상승세가 이어진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올해는 서울보다 경기나 인천 등 수도권 저가 지역과 부산, 대전 등 광역시는 물론 강원, 제주 등 지방도시가 매매가 상승률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예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올해는 그동안 상승폭이 낮았던 경기도 외곽과 인천이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KB국민은행의 이달 1일 기준 아파트 전국 광역시·군별 매매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인천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30.1%를 기록했고 경기 26.7%, 대전 18.1% 순으로 나타났으며, 서울은 14.5%로 부산(15.3%)이나 충북(14.6%)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경기 오산시가 46.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인천 연수구(41.7%), 시흥(40.3%) 순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했던 인천은 GTX-B노선 건설 및 재정비사업, 3기신도시 건설 등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올해 전국에서 가장 핫한 지역으로 떠올랐다.

전세는 올해도 주택시장의 핵심 화두였다. 올 들어 전세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곳도 인천(16%), 경기(13.6%) 대전(11.3%) 순으로 나타나 매매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곳이 전세가격 상승폭도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실수요든, 투자 수요든 오르는 전세가격에 편승하여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갭이 작은 지역을 매입하는 선택을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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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아파트 대신 완화될 재개발정책에 대한 기대로 투자수요가 몰린 또 다른 곳은 빌라다. 실제 올 들어 빌라 거래량이 줄곧 아파트 거래량을 앞지르고 있다. 서울아파트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빌라(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3321건으로, 아파트(1800건)보다 1.9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빌라 거래가 늘면서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올해 서울의 연립주택 매매 가격은 지난달까지 누적 7.73%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틈새 투자처로 부각된 곳은 수익성 부동산이다. 올해 들어 서울의 수익성 부동산 매매 총액이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의 상업·업무용 부동산 매매 총액은 35조7551억원, 건수는 1만4053건으로 집계됐다. 총액과 건수 모두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래 1~9월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다. 압력이 커지고 규제가 강화되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틈새로 자금은 이동하는 법이다. 이 물꼬를 틀어막을 것인지, 다른 곳으로 유도할 것인지 내년 정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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