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부담에 위축되는 아파트 매수 심리

류인하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수요 6주 연속 하락…매물만 쌓이는 양상

금리 부담에 위축되는 아파트 매수 심리

작년 11월부터 ‘팔자’ 우세로 전환
31주째 심리 얼어붙어…거래 절벽

17일 기준 서울 매물만 6만4150건
6월 들어 강남3구 거래 고작 15건
매도인 ‘간보기’ 매수인은 문의만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요가 6주 연속 하락했다. 집을 팔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사겠다는 사람은 사라진 듯한 모습이다. 이자 부담에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자’는 매수의사가 줄어들고, 부동산 투자수요 역시 감소한 결과로 분석된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 자료(13일 기준)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8로 지난주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100 아래로 떨어진 이후 31주째 80~90선에 머물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매수보다 매도수요가 더 많음을, 100보다 높을수록 매수수요가 더 많은 상황을 의미한다. 즉 31주째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부동산 거래현황(계약일 기준)을 보면 6월 들어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거래는 15건에 그쳤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는 계속 강해지지만 대출규제, 금리 인상 여파로 강남3구의 아파트를 생애 첫 집으로 구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면서 “결국 중·하급지 매물을 팔고 상급지로 이동하는 다주택자 수요가 있어야 강남3구 거래로 이어질 수 있는데 현재는 서울 전역의 아파트 거래가 실종된 상태”라고 말했다.

부동산 매물은 꾸준히 쌓이고 있다. 부동산업체 ‘아실’의 집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24일 처음으로 6만건을 넘긴 이후 17일 기준 6만4150건까지 늘어났다.

부동산업계는 그러나 “일부 착시현상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조치를 통해 “팔아라”라는 신호를 줬지만, 보유세 부담이 큰 매물들은 지난해 이미 대부분 팔았고, 현재는 매물을 내놓아야 할 것 같은 분위기 때문에 ‘간보기’식 매물도 다수 존재한다는 얘기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매도인들은 ‘이 가격에 내놓아도 살 사람은 산다’는 생각으로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고, 매수인들은 가격만 물어보고 돌아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16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다주택자 보유세를 대폭 낮춰주기로 발표함에 따라 매도가 시급하지 않은 다주택자는 일부 매물을 거둬들일 가능성도 있다.

한편 전국 기준 매매수급지수(93.7→93.4)와 수도권 기준 지수(91.1→90.8)도 지난주보다 소폭 하락하는 등 전국적으로 거래 부진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수요 역시 지난주 잠깐 상승했으나 1주 만에 다시 하락했다.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4.7로 전주(95.0)보다 0.3포인트 하락했으며, 전국(97.0→96.6) 및 수도권(95.7→95.3) 전세수급지수 역시 전주보다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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