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물량 확대 위해 규제 완화 집중…‘갭투자’ 악용 우려

송진식 기자

부동산 제도 개편 효과는

<b>윤석열 정부 첫 부동산 관계장관회의</b>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정부 첫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윤석열 정부 첫 부동산 관계장관회의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정부 첫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장기 임대주택 세제 지원·상생임대인 제도 확대는 긍정적
건설시장 활력 저하로 적극적 공급 의지 북돋울지는 의문
전세시장 하향 안정세 지속…‘8월 전세대란’ 가능성 작아

21일 정부가 발표한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 및 3분기 추진 부동산 정상화 과제’는 시장 내 물량 부족에 대비해 전·월세 물량 공급이 늘도록 유도한다는 전제 아래 마련된 대책이다. 이렇다보니 다주택자 및 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데 정책이 집중됐다.

부동산업계는 높아진 금리에 따른 대출 부담 증가, 건설 원자재 비용 상승 여파 등으로 주택매매 시장이 부진하고 신규 건설 임대 공급이 위축되고 있어 이번 대책이 임대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주택자 규제 완화는 갭투자 등 부동산 투기를 부추길 우려도 일부 제기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매매시장과 연계되어 있는 임대시장을 별도로 분리해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매매시장의 주택 공급 같은 다른 정책 방안이 실효성 있게 현실화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장기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법인세, 양도세, 종부세 등을 완화해 민간 건설 임대 및 공공임대 관련 세제 지원 확대를 단행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과 건설 및 주택 시장 활력 저하로 적극적인 공급 의지를 북돋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민간 임대사업자 제도 완화 효과가 어느 정도 날 수 있는 상생임대인 제도 확대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하지만 세입자 지원(대출·세액공제 확대)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대상 수요가 제한적이라 당장 시장에서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임대차 물량 확대 취지이긴 해도 1주택 처분 기간 연장, 전입 의무 면제 등은 ‘갭투자’에 악용될 수 있다. 예컨대 1주택자가 서울과 수도권 등 규제지역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한 채 더 매입할 경우 2년간은 해당 주택에 세입자를 둔 상태에서 2주택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문재인 정부의 민간임대사업자등록제도 역시 민간의 임대 물량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지만 다주택자들이 갭투자 등에 활용하며 매물을 쓸어가면서 집값대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상생임대 확대 등으로 전세 유통 매물이 늘어나 임대차 시장의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갭투자는 늘어날 우려가 일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업계에서 제기되어 온 이른바 ‘8월 전세대란’이 실제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열린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임대차 시장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 인상, 매물 누적 등으로 연초 이후 전세시장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전세 하향 안정세에 따라 주요 단지의 신규·갱신 가격 괴리도 점차 완화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전세가격이 올 2월부터 4월까지는 내내 하락했고, 이후로도 지난주까지 7주 연속 전세가격이 보합 내지 하락을 반복 중이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반년 넘게 ‘100’을 밑돌고 있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임대료 이중가격 문제와 가을 이사철이 겹칠 예정이기는 하지만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다소 증가하고 대구·인천·부산 등은 평년 대비 공급이 많다”며 “계약 갱신 종료로 인한 전국적인 임대차 시장 불안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은형 수석연구원은 “계약갱신청구권이 사용된 사례들은 8월에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분산되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8월에 집중적으로 전세대란이 발생하는 등의 상황은 벌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