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끌족, 고금리에 집 내놨나…소형아파트 매매 비중 역대 최대

심윤지·류인하 기자

작년 거래 1만4383건 중 55.3%

성북·금천·노원구 70%대 차지

“고점 매입한 젊은층 못 버틴 듯”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에서 소형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1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규모별 아파트 매매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1만4383건 중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가 7949건으로 전체 거래의 55.3%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1~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소형 아파트 매입 비중은 2017년 36.6%, 2018년 36.9%, 2019년 41.0%, 2020년 42.2%, 2021년 46.4%에 이어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소형 아파트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서울 자치구는 성북구(74.5%)였다. 다음으로는 금천구 71.8%, 노원구 70.3%, 구로구 69.2%, 종로구와 중랑구 각각 69.1%, 중구 64.2%, 영등포구 60.0%, 동대문구 58.1%, 동작구 57.5%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거래에서 소형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지만, 부동산 거래가 워낙 얼어붙어 거래량의 절대적 수준 자체는 전년보다 크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초까지 이어진 집값 상승기에 소형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렸던 ‘2030 영끌족’이 고금리 부담에 매물을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금리 인상 시기를 가장 버티기 어려운 사람들이 고점에 산 영끌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20~30세대 매입 비중이 크게 늘었던 지역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및 성북구였는데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소형 매물 거래가 늘었다”면서 “급매물로 나온 소형 아파트를 금리와 상관없이 현금으로 구매 가능하거나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사람들이 매수하면서 소형 매물 거래 비중이 다소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격을 보면 소형 아파트값이 중형에 비해 더 많이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의 규모별 매매변동률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의 40㎡ 초과~60㎡ 이하 아파트값 누적 변동률은 -7.52%로, 60㎡ 초과~85㎡ 이하(-5.94%), 85㎡ 초과~102㎡ 이하(-4.57%)보다 컸다.

실제 거래에서도 많게는 직전 최고가 대비 수억원씩의 하락 거래가 이뤄졌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59㎡은 지난해 12월17일 8억5000만원(12층)에 거래되면서 직전 최고가 12억5000만원보다 32% 하락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58㎡ 역시 지난해 12월2일 5억2000만원(14층)에 거래되면서 직전 최고가 9억4000만원보다 4억2000만원 떨어졌다.

수요 측면에서도 소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소형의 저가 아파트를 매입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소형 아파트의 거래 주도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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