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반등 희망에도 “기대 금물”

유희곤 기자

매매가격지수 4주째 상승, 거래량도 증가…침체기 탈출 기대감

전문가들 “여당 총선 참패로 규제완화 제동 등 하방 요인 산적”

서울 아파트값, 반등 희망에도 “기대 금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4주 연속 상승하면서 침체기를 겪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상승폭이 미미하고 아파트값 선행지표가 3개월 만에 다시 하락해 당장 상황이 나아지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연초 예상과 달리 올 하반기에도 고금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류와 여당의 4·10 총선 참패까지 겹치면서 주택 시장은 올해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를 보면, 4월 셋째 주(4월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에 이어 0.03%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3월 넷째 주에 0.01% 오르며 주간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말 이후 처음 상승했다. 4월 첫째 주와 둘째 주에도 각각 0.02%와 0.03% 오르며 4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거래량도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3월 거래량은 지난 19일 기준 3759건으로 지난해 3월(2983건) 거래량을 넘었다. 신고 기한이 1개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말까지 집계하는 지난달 거래량 최종 수치는 지난해 8월(3899건)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크게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상승폭도 미미한 데다 가격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상승폭이 전주와 같은 수준을 기록하며 주춤하고, 전국적으로는 0.02% 하락하며 전주(-0.01%)보다 하락폭이 커졌다”면서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보다는 늘었지만 전반적으로 보합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매매가격지수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실거래가격지수 흐름을 보면 ‘반짝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발표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잠정 실거래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27% 떨어졌다. 도심권(종로·중·용산구)과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구)은 각각 2.34%, 0.47% 올랐지만 고가 단지가 많은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구)은 0.79% 하락했다. 올해 1월(0.37%), 2월(0.62%) 상승했지만 금세 떨어진 것이다.

실거래가격지수는 통상적으로 3~4개월 후 매매가격지수에 반영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3월 최종 지수도 잠정 지수와 비슷하게 나온다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가 2개월 반짝 상승에 그치는 셈”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시장이 치고 올라가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금리, 규제 완화 흐름이 나타나기 어려운 정치적 여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 등도 부동산 가격 하방 요인이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부동산 시장은 소폭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미니 사이클’을 보일 가능성이 큰 만큼 실수요자들은 당분간 관망하면서 철저히 급매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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