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나무 종류 30%, 멸종위기…142종은 이미 사라져

박하얀 기자

국제식물원보존연맹 보고서

1만7510종, 위기 동물의 2배

벌채·개발·기후 위기가 원인

전 세계 나무종의 약 3분의 1이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142종(0.2%)은 이미 멸종됐다.

국제식물원보존연맹(BGCI)은 1일(현지시간) ‘세계 나무 현황 보고서’를 발표하고 전 세계 나무종(5만8497종)의 29.9%에 해당하는 1만7510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이는 멸종위기에 처한 포유류·조류·양서류·파충류를 모두 합친 수의 두 배에 달한다. 440종 이상의 나무는 야생에 50그루도 남아 있지 않아 조만간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BGCI는 100여개국 600개 이상의 식물기관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 식물보호 네트워크로, 5년 동안 지구상에 있는 나무 6만여종을 조사했다. 보고서는 “많은 나무가 인간의 남용과 잘못된 관리로 멸종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나무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농업과 방목으로 인한 삼림 벌채, 과잉 개발이다. 전체 수종의 29%가 농업, 즉 작물 생산 때문에 위험에 처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보르네오에서는 팜유 농장을 확장하면서 나무가 사라져 오랑우탄과 같은 종이 지구상에서 없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전체 종의 27%는 목재용으로 벌목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흑단나무와 자단나무를 벌목해 섬의 서식지가 광범위하게 손실됐으며, 카리브해 전역과 브라질의 마호가니 나무와 자단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그 밖에 목축 활동(14%), 주택 및 상업 개발 등 도시화(13%), 화재(13%), 에너지 생산과 광물 채취(9%) 등으로 인해 나무들이 위험에 처했다.

기후변화도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떠올랐다. 보고서에 따르면 나무 최소 180종이 해수면 상승과 악천후로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한대 지역은 온난화로 나무종의 20% 이상이 위기에 처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잦은 화재도 나무의 멸종을 부추기고 있다.

멸종위기종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열대 아프리카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특히 생물 다양성이 높은 브라질 등 6개국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가장 많은 수종(8847종)을 보유하고 있는 브라질에서는 20%(1788종)가 멸종위기에 처했다. 한국에 있는 나무는 205종으로, 15종(7%)이 멸종 위협을 받고 있다.

식물학자들은 나무가 ‘자연 생태계의 중추’라며 멸종 속도가 빨라지면 생태계 전반이 무너져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BGCI는 멸종위기에 처한 나무종의 보호지역을 늘리고, 위협받는 수종을 식물원이나 종자은행에 보존할 것을 정책 입안자 등에게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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