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플라스틱 섞인 모유, 자녀 비만 유발한다

이정호 기자

‘쥐 실험’ 결과 국제학술지 발표

정상 체중보다 10~20% 증가

자료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모체가 섭취한 초미세플라스틱이 자손의 체중 증가를 유발하는 과정

자료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모유로 섭취한 초미세플라스틱 때문에 자손에게서 비정상적 체중 증가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향후 초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다용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초미세플라스틱이 모유를 통해 전이돼 자손의 체중 증가를 유발한다는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인바이런먼트 인터내셔널’ 최신호에 실었다고 밝혔다.

초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1㎛(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이하인 작은 플라스틱이다. 너무 작아 관찰이나 검출이 거의 불가능하다. 버려진 플라스틱 용기 등이 바다로 나가 햇빛과 파도 등에 노출되면서 잘게 부서져 생기는 일이 많다.

연구진은 실험용 어미 쥐, 즉 모체에게 초미세플라스틱을 먹이는 실험을 했다. 그리고 모체의 모유를 섭취하는 새끼 쥐, 즉 자손의 체중을 생후 3주차 동안 관찰했다.

분석 결과, 초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모체가 분비하는 모유에서는 비만을 촉진하는 지방 성분인 ‘리소포스파티딜콜린(LPC)’이 증가했다. 이 모유를 먹은 자손의 혈액에서도 LPC가 늘어났다.

LPC가 늘어난 자손의 체중은 정상 쥐보다 10~20% 증가했다. 체지방량과 체지방률이 현저하게 늘어나고,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졌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대사 과정을 관리하는 체내 효소인 ‘PLA2’의 활성도가 증가해 벌어진 일이라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진이 PLA2 활성을 억제하자 모유 내 성분과 자손 체중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연구진은 초미세플라스틱이 섞인 모유를 먹고 자란 자손의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했다. 그랬더니 비만 억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균종이 정상 모체의 자손보다 현저히 줄었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 박사는 “이번 연구가 주변 환경에서 자주 노출되는 초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안전성 연구에 대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