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쓰는 한반도100년]프랑스 국립도서관 지도부

프랑스는 서양의 여러 나라 중에서 한국본 고서를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 이들 고서는 두 경로를 통하여 프랑스에 오게 되었다. 첫째는 1866년 병인란 때 프랑스 해군이 가져와 현재의 프랑스국립도서관(BNF)에 넘겨준 것이고, 둘째는 구한말 초대 프랑스 공사였던 콜랭 드 플랑시(Collin de Plancy)의 컬렉션이다.

외규장각에서 온 조선왕실 전적은 잘 알려진 대로 의궤 297권 및 인쇄본 43권, 동아시아 지도 1점, 천체도 1점, 족자 7점이다.

인쇄본은 선원계보기략(璿源系譜記略), 열성어제(列聖御製), 열성어제편(列聖御製編), 열성어제목록(列聖御製目錄), 풍고집(楓皐集), 논어집주(論語集註)이다. 지도는 한국에서 제작된 초대형 동아시아 지도이며, 천체도는 탁본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支圖)이다. 그 외에 비명을 탁본한 족자 7점이 있다.

이곳에는 또 플랑시 컬렉션이 1911년 3월 경매되었을 때 구입한 고서 72종, 고지도 30여점, 삼재부, 부적 등이 있다. 플랑시 컬렉션 중 보석상 베베르가 구입하여 소장하고 있다가 그가 세상을 떠난 후 1950년 국립도서관에 기증한 직지심경(直指心經)과 육조대사법보단경(六祖大師法寶壇經)도 있다. 1908년 중국 둔황 천불동 석굴에서 동양학자 펠리오가 다른 자료들과 함께 수집해온 신라 고승 혜초의 왕오천축국전도 여기에 있다.

BNF 지도·도면부에는 동아시아 지도를 비롯해 60만점의 지도가 있는데 독도나 동해 표기와 관련된 서양의 고지도, 상당수의 일본 고지도, 몇점의 한국 고지도, 서양의 수로지 등이 있다. 현대 서적은 세계 최대 규모의 BNF 신관(파리 13구 톨비악 지역)에 소장되어 있다.

BNF 이외에 동양어대학 도서관에 650종 1,400여권의 한국 고서가 있는데 이것은 플랑시가 1890~92년 사이에 수집하여 세차례에 걸쳐 보낸 것이다.

이 중에는 고종황제가 프랑스 대통령에게 기증한 원행을묘정리의궤를 비롯하여 동양어대학본이라 불리는 시조집 가곡원류(歌曲原流)의 이본도 있다. 1890년대의 한국 고전소설들도 빠짐없이 수집되어 있어 이채롭다.

한국의 유물은 국립 기메 동양박물관에 1,000여점이 있다. 유럽에서는 가장 많다고 한다.

기메 박물관은 5년에 걸쳐 건물을 개조, 확장하여 2001년 1월 재개관했는데 한국실은 전보다 규모도 확대되어 중국실이나 일본실에 비해서도 별로 손색이 없다. 이곳의 도서실에는 1890년 인류학자 바라가 수집해온 한국유물 중의 일부인 고서 50종이 있다.

한국과 관련된 고문서로는 주한 프랑스 공사관이 보낸 외교문서가 외무성 고문서국 자료실에 소장되어 있고, 병인양요에 관한 로즈 제독의 보고서는 파리의 뱅센 고성의 해군성 자료관에 있다. 전쟁 관계가 아닌 해군의 각종 보고서는 국립고문서관에 있다.

〈이진명/프랑스 리옹3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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