Ⅳ독서현장탐방-20. 순천 어린이 책축제

순천에서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어린이 책축제가 열린다. ‘2005 순천 어린이 책축제’의 주제는 ‘책과 함께 열어가는 아름다운 삶’.순천은 전국에서 첫번째로 ‘기적의 도서관’이 문을 열었으며 ‘원 북 원 시티’ 운동을 순천시 실정에 맞게 바꾼 ‘책 한권, 하나의 순천’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독서 도시’. 유아들이 책과 친해지도록 하는 ‘북스타트 운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전국에서 최초로 문을 연 ‘순천 기적의 도서관’ 앞 뜰에서 어린이들이 굴렁쇠를 굴리며 흥겹게 놀고 있다. 왼쪽은 ‘2005 순천어린이 책축제’ 포스터.

전국에서 최초로 문을 연 ‘순천 기적의 도서관’ 앞 뜰에서 어린이들이 굴렁쇠를 굴리며 흥겹게 놀고 있다. 왼쪽은 ‘2005 순천어린이 책축제’ 포스터.

또 마을 단위의 작은 도서관 짓기 사업을 통해 지난해 12개, 올해 7개 등 모두 19개의 도서관이 들어섰다. 순천의 작은 도서관들은 아파트단지의 자투리 공간이나 관리사무소, 마을회관, 주민자치센터 등에 만들어졌다. 이들 작은 도서관은 주민들이 관리·운영은 물론 독서지도까지 담당하면서 지역의 중심 문화공간이 됐다.

이번에 열리는 어린이 책축제는 도서관과 작가, 출판사들이 힘을 모아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축제는 주 행사장인 팔마체육관 실내를 온통 좋은 어린이 책으로 채우는 도서전 형태로 진행된다. 축제에는 60여개의 출판사가 참여한다. 지방에서는 처음 열리는 본격적인 어린이책 도서전이지만 박람회식 전시를 탈피해 책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체험에 초점을 맞췄다.

도서전에서는 좋은 어린이 책 2,000여권이 소개된다. 전시가 끝난 후에도 별도 공간을 마련, 계속 좋은 책을 알리는 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도서전 외에 국내 테마전시코너, 해외 테마전시코너, 북아트 전시코너를 운영한다. 이밖에 2005년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만화전시’와 추억의 만화방도 운영된다.

‘책나라 책방’에서는 각 출판사에서 위탁받은 2~3종의 책을 한 부스를 통해 총괄, 판매한다. 전시는 되어 있지만 구입하기 어려운 책은 현장에서 주문해 집에서 받아볼 수 있도록 온라인 서점과 연결할 예정이다.

‘책 배움터’는 작가들이 직접 참여해 진행한다. ‘내 보물 티노 1호’의 작가 이영수씨는 티셔츠에 드로잉 하기 행사를 이끈다. 권윤덕씨는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를 읽은 뒤 고양이 가면을 만든다. 정순희씨는 ‘누구야, 누구’를 함께 읽으며 헝겊인형 만들기를 지도한다. 한태희씨는 ‘덩더쿵, 쿵 쿵’의 줄거리대로 발바닥 그림 그리기 행사를 갖는다.

이억배씨는 ‘개구쟁이 ㄱㄴㄷ’의 내용에 따라 ‘ㄱㄴㄷ 책 만들기’를 가르친다. 이밖에 딸기밭 그림그리기를 진행하는 ‘딸기’의 작가 정유정씨, 어린이 그림책 만들기 워크숍을 맡은 ‘똥벼락’의 작가 조혜란씨 등이 아이들을 가까이서 만난다. 마지막날인 30일에는 ‘무던이’, ‘압록강은 흐른다’를 통해 잘 알려진 인물화 작가 윤문영씨가 참가자들의 초상화를 그려준다.

작가들이 여는 벼룩시장과 일반인 누구나 돗자리를 펴고 참여할 수 있는 책 벼룩시장도 눈길을 끈다. 책장에 있는 책 중에서 함께 읽고 싶은 책이나 책과 어울릴 수 있는 물건을 가져와 팔거나 교환하는 장터다.

‘책 놀이터’는 순천 이야기가 담긴 큰책 만들기, 작은책 만들기로 꾸며진다. 큰책 만들기에는 100명의 인원이 참여해 10권의 책을 만든다. 북아트의 기본 제본을 알 수 있는 ‘책 만들기’도 흥미를 끈다. 전국 작은도서관 모임인 어린이와 도서관이 북한, 재일동포 등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우리말, 글로 된 책 보내기’ 운동인 ‘통일세대 아이들’도 이곳에서 행사를 갖는다. 출판사 등에서 기증한 책으로 ‘책탑 쌓기’를 진행하고 마지막 날 ‘책탑 허물기’와 책 기증 등의 후원행사를 갖는다.

바깥마당에서는 제1회 평생학습축제가 열린다. 순천시의 평생학습기관들과 시민단체, 각종 동아리들이 참여해 공연, 체험행사를 펼친다. 순천은 2004년 평생학습대상 대통령상에 이어 올해에도 교육인적자원부 혁신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평생학습 선진도시로도 널리 알려져 있어 기적의도서관과 함께 견학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축제 개막식은 27일 오후 2시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백창우와 굴렁쇠아이들의 시노래부르기를 시작으로 평생학습도시 선언, 해외 사절단의 축하인사, 중요 행사 관람 등을 준비하고 있다. 오후 4시에는 개막 축하공연으로 김용택 시인과 가수들이 참여하는 ‘나팔꽃 시노래 공연’이 펼쳐진다.

지방도시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본격 어린이 책 도서전인 순천 어린이 책축제에는 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지역의 도서관 관계자, 책 단체, 학교와 학부모들이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행사는 참여 인원을 제한하기 때문에 현장에 일찍 가서 신청하는 게 좋다.

순천 기적의도서관 허순영 관장은 “순천 어린이 책축제는 오늘날의 독서문화가 책을 읽는 행위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행사와 잘 융화된다는 것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다양한 독서활동을 경험하면서 책이 생활 속의 편안한 친구라는 것을 깨닫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정성껏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의 자세한 내용은 순천시(www.suncheonsi.go.kr)나 순천 기적의도서관(www.scml.or.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061)749-3807, 4071

〈김석종기자 s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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