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 느끼다보면 스스로 바른길 찾을 것”

서울북부보호관찰소 내 도서실에서 보호관찰 청소년들이 책을 읽고 있다.

서울북부보호관찰소 내 도서실에서 보호관찰 청소년들이 책을 읽고 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우림빌딩에는 ‘아주 작지만 몹시 큰’ 도서실이 있다. 서울북부보호관찰소(소장 최성학) 사무실인 4층에 두 곳, 5층에 한 곳이다. 좌석수는 다해봐야 20여석, 장서는 20여개 출판사로부터 기증받은 3,500여권.

비록 번듯하고 폼나는 도서실은 아니지만 보호관찰을 받는 청소년들에게는 희망을 품을 수도 있는 소중한 둥지다. 12세부터 19세에 이르는 도서실 이용자들은 폭력이나 절도 등 한순간의 범법 행위로 인해 일상생활을 하면서 보호관찰소가 진행하는 인성교육이나 재범 방지를 위한 각종 교육을 받고 있다.

이 도서실은 북부보호관찰소가 지난 6월 설치했다. 장서는 관찰소 직원들이 일일이 출판사들에 협조를 구해 일반 교양서나 청소년 문학전집, 컴퓨터나 애니메이션 관련 전문서들로 채워졌다. 임명빈 관찰팀장은 “보호관찰을 받는 청소년들에게 독서활동을 통한 취미생활을 제공하고, 나아가 정서순화나 올바른 가치관 확립 등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 만들었다”며 “청소년들이 더욱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갇힌 공간이 아니라 열린 사무실 공간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도서실이 갖춰진 뒤 지난 9월부터는 독서담당 직원이 나서 독서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읽을 만한 책을 선정하고 독서감상문을 써보며, 이에 대한 토론도 벌이는 것이다. 이의환 주임은 “사실 독서 문화와 그렇게 친한 청소년들이 아니어서 걱정도 많이 했다”며 “처음에는 별 반응이 없어 참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이주임은 “그러나 관찰소를 들를 때마다 책을 한 두권씩 읽는 아이들이 점차 늘어나 지금은 하루 10여명이 이용하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며 “단번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책에 대해, 독서활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의미있지 않겠느냐”고 전한다.

이미 일부 성과도 있다. 지난 10월말 ‘강북구민 독서경진대회’에 북부보호관찰 청소년들이 독서감상문을 응모, 천모군(ㅂ중 3년)이 최우수상을 받는 등 3명이 수상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이주임은 “아이들이 찾는 책이 없을 때 가장 안타깝다”며 “내달쯤에는 청소년들과 보호관찰 직원이 서로간 터놓고 특정 주제나 독서와 관련된 토론이 가능한 ‘사이버 독서방’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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