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인수 MS, 세계 3위 게임사로

이윤정 기자

시총보다 45% 많은 82조원에 매입…IT 산업 역사상 최고액 빅딜

MS, 메타버스 시장 선점 포석…모바일 분야 존재감 확대도 고려

바이든 정부의 게임 규제·블리자드 성폭력 스캔들은 해결 과제

세계적 정보기술(IT)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대형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82조원)에 인수한다. IT 산업 역사상 최고액 인수·합병이 성사됐다.

MS는 이번 합병으로 세계 3위 게임업체로 올라서며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미 당국의 규제와 블리자드 내에서 불거진 성폭력·성차별 스캔들 등 MS가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매체들은 18일(현지시간) MS가 블리자드 주식을 주당 95달러, 총 687억달러에 전액 현금 매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인수 발표 직전 블리자드 주가보다 약 45% 높은 가격이다. 이번 거래는 IT 산업 역사상 최고액 인수·합병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6년 델이 데이터 스토리지업체인 EMC를 인수할 때 지출한 670억달러(약 79조원)였다.

MS는 4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블리자드를 품으면서 매출액 기준으로 중국의 텐센트(텅쉰), 일본의 소니그룹에 이어 세계 3위 게임업체로 올라설 예정이다. 합병 소식 이후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게임은 오늘날 모든 플랫폼에 걸쳐 가장 역동적이고 신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MS의 블리자드 합병은 사업의 중심축을 메타버스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이라면서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꾸는 등 IT 업계가 메타버스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MS가 모바일 게임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앱스토어에 내는 각종 수수료를 우회하려 이번 합병을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세계적으로 흥행한 인기게임을 개발해왔다. 특히 블리자드에는 모바일상에서 인기를 끌었던 게임 ‘캔디 크러쉬’ 제작사 ‘킹’이 속해 있다. MS는 모바일 시장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었던 만큼 블리자드를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MS가 애플이나 구글의 앱스토어를 우회할 수 있는 독자적 게임스토어를 열 계획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번 합병은 코로나19 이후 현금이 넘쳐나는 IT·게임 업계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NYT는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자 IT·게임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업계 내에서 빠르게 통합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최근 ‘그랜드 테프트 오토’ 등을 개발한 게임사 테이크투인터랙티브가 모바일 게임사 징가를 110억달러(13조원)에 인수했고, MS는 2020년에도 게임사를 지닌 미디어기업 제니맥스미디어를 75억달러(8조원)에 사들였다.

미 당국의 규제와 블리자드의 성폭력 스캔들은 MS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빅테크의 독과점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 규제의 초점이 MS로 향할 수 있다고 WSJ는 내다봤다. 또 블리자드는 지난해 회사 간부들의 성폭력과 남성 위주 직장 문화가 수면 위로 불거지면서 정부 당국의 소송과 조사에 휘말린 상태다. 두 회사는 인수 완료 시점을 MS의 2023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6월 말 이후로 보고 있는데, 보비 코틱 블리자드 CEO는 인수·합병이 끝난 뒤에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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