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성공, 의료 전문가 도움 받아야

이명희 | 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금연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담뱃값이 두 배 가까이 올라 가장 많이 팔리는 담배 가격이 4500원이나 된다. 소규모 식당이나 커피숍, 당구장 등까지 금연구역이 확대돼 담배 피우기도 어려워졌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에 금연을 결심했지만 한 달 정도 지나면서 흔들리고 있다는 뉴스도 나왔다. 막상 담배를 끊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의술 인술]금연 성공, 의료 전문가 도움 받아야

금연이 어려운 흡연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하나 생겼다. 담뱃값 인상과 함께 약속했던 정부의 금연지원 정책이 이달 2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금연을 위한 제반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보건소로 국한됐던 금연 상담 및 금연보조제에 대한 지원이 병·의원까지 확대돼 흡연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졌다.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들에게 의사의 전문적인 금연 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금연 치료 효과가 입증된 전문 의약품도 12주 금연 상담과 함께 비용이 50% 이상 지원된다. 소득이 최저생계비 기준 150% 이하인 저소득층은 본인부담금 없이 금연 치료비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금연에 성공하려면 의사의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제 지원이 중요하다. 대체로 흡연자들은 ‘담배는 기호식품이고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원하면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흡연은 니코틴 중독으로, 개인의 결심과 의지만으로는 금연에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다.

통계 조사와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의 73%는 금연 의지를 갖고 있고, 55%는 금연을 시도해 본 경험이 있다. 하지만 니코틴 중독으로 인한 금단증상 때문에 본인의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가능성은 3~5%에 불과하다. 반면 병원에서 전문적인 금연 상담과 교육, 약물치료를 하면 흡연자들의 30% 정도가 금연에 성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병·의원 치료 지원은 흡연자들의 금연 성공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흡연자들의 금연 성공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다. 흡연은 개인의 건강을 해치고 사회·경제적 손실을 발생시킨다. 국내 암 발생과 사망 원인 중 두 번째 요인이며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등의 발생과 사망 위험도 높인다. 흡연으로 인한 질환들의 의료비 손실액은 사회·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결국 흡연자의 금연 성공은 개인의 건강과 공중 보건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정부가 금연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보건소뿐 아니라 가까운 병·의원에서도 누구든지 금연 교육과 상담,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과 편의성이 대폭 개선된 점이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번 금연 치료 급여화(건강보험 적용) 사업은 시범사업 단계이고, 본격적인 급여화는 올해 9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첫발을 디딘 금연정책이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금연 진료와 약물처방 경험이 많지 않았던 병·의원을 위해 ‘금연 진료 및 치료 가이드라인’을 확립하고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더불어 이번에 시행되는 12주 금연치료 프로그램뿐 아니라 다양한 금연 프로그램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여 금연 치료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해야 한다.

정부의 금연정책에 따라 대한개원내과의사회를 포함한 의료계와 학계, 협회 등에서도 다양한 금연 캠페인을 진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금연을 원하는 흡연자들이 의료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금연에 성공할 수 있길 바란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