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놀던 아기 점점 움직임 줄면 위험!

박효순 기자
잘 놀던 아기 점점 움직임 줄면 위험!

A양은 생후 5~6개월까지는 정상적인 행동발달을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앉아 있다가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쓰러지고, 넘어지기를 반복했다. 부모는 아기의 운동 발달 단계가 퇴행하는 것 같아 생후 13개월이 됐을 때 대학병원에 데리고 갔다. 의사는 유전자 검사를 받아보자고 했고, 검사 결과 척수성 근위축증(SMA) 진단을 받았다.

B군은 생후 2~3개월 이후부터 신체 움직임이 현저하게 줄더니 손과 발을 쉽게 움직이지 못했다. 엄마를 보면 늘 웃어주던 표정도 사라졌다. 부모와 함께 대학병원을 찾은 B군 역시 유전자 검사 결과 척수성 근위축증 진단을 받았다.

척수성 근위축증이란 소아 희귀질환 중에서도 매우 치명적인 질환으로, 영아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SMN1 유전자가 없거나 돌연변이를 보이면서, 사람의 생존과 관계있는 운동 활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SMN 단백질이 생성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온몸의 근육이 약해지며, 빨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몸 중심부 주위 근력이 약해지며 척추측만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잘 놀던 아기 점점 움직임 줄면 위험!

뿐만 아니라, 숨을 쉬기 위해 필요한 근육마저 약해져 호흡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근육이 위축되며, 망가진 근육과 신경은 현재 의술로는 회복시킬 수 없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전문적인 유전자 검사를 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고개들기, 뒤집기, 구르기 등 월령에 맞는 운동능력을 달성하지 못하거나, 태어날 때부터 숨을 잘 쉬지 못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정확한 병명과 중증도를 확인한다. 환자의 약 60%를 차지하는 제1형은 가장 심각한 유형에 속한다. 해당 환자는 출생 직전부터 근육의 퇴행이 시작되며 생후 6개월 전에 운동신경세포의 95% 이상이 손상된다.

치료받지 않으면 환자의 90% 이상이 만 2세 전에 사망할 수 있다. 더군다나 발병 후 치료를 받더라도 이미 손상된 운동신경세포는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근육병으로 오인하거나 질환이라는 점을 제때 인지하지 못하면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으므로 전문의 진료를 빨리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이루는 유전자 대체 치료제(졸겐스마)가 최근 국내 허가를 받았다. 단 1회 투여로 질환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 질환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15년째 진행 중인 임상연구에서 현재까지 6년 이상 장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가장 심각한 ‘SMA 1형’이었음에도 현재까지 모두 생존해 있다. 스스로 걷기, 스스로 서기와 같은 운동기능 개선 효과가 입증됐다. 이러한 운동기능은 시간이 지나도 손실되지 않고 계속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겐스마는 척수성 근위축증이 발현된 환자뿐만 아니라, 발현이 아직 되지 않은 환자들에게도 효과를 보였다.

이 약물은 1명 치료비용이 약 25억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건강보험에서 지원을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채종희 교수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위중한 SMA 아기들이 상태가 악화되어 영구적 호흡기를 달게 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다수의 유전자 치료제 도입으로 증상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채 교수는 “특히 졸겐스마는 평생 1회 투여만으로 SMA의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대체 치료제”라며 “여러 임상을 통해 6년 이상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고, 국내 환자 사례도 경과가 좋아 도입된다면 중증 SMA 환자의 삶의 질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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