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비상

“교회 신도 9000명 넘는다는데”…대구 시민들 ‘불안’

백경열·박태우 기자

31번째 확진자 머문 신천지 교회·한방병원 근처 인적 끊겨

대구시 ‘비상체제’…직원 전원을 코로나 대응 업무 투입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파악된 장소에 머물렀던 시민이나 일대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19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10동 신천지 대구교회 앞 거리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교인 가운데 확진자가 다수 나온 뒤 주변에는 취재진만 오갈 뿐 시민의 모습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지난 18일 대구에서 첫 발생한 31번째 확진자는 이 교회에서 지난 9일과 16일 두 차례 예배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교회 측은 건물 출입문을 굳게 잠근 채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고 있었다. 차량 진입이 가능한 뒷문에도 차단기를 내리고 승용차로 입구를 막았다.

이날 건물 뒤쪽에서 취재진과 만난 신천지 교회 관계자는 “오늘(19일) 오전 9시 이후 신도들이 모두 건물 밖을 빠져나갔다. 건물 안에 아무도 없다”면서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는 경찰에 건물 보호 요청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물 앞을 지나던 시민 최용복씨(62·대명9동)는 “신천지 교회가 우리 동네에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면서 “신도수가 9000명이 넘는다고 들었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회 옆 건물 직장에 다닌다는 강하늬씨(27)는 “평소 신천지 신도들이 건물 앞 인도에서 천막을 치고 포교활동을 하곤 했는데, (바이러스가) 전파되지는 않았을까 걱정된다”면서 “확진자가 나온 어제(18일)부터는 포교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 주민센터 2곳도 이날 오후 업무를 중단하고 방역활동을 했다. 같은 교회 신도로 확인된 대명6동 주민센터 소속 자활노동자 2명이 평소 마을을 다니면서 청소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31번째 확진자가 입원했던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 역시 경찰 2명이 건물 진입을 막고 있었다. 같은 건물을 쓰는 약국과 신협, 총선 예비후보 사무소도 모두 폐쇄됐다. 병원 옆 건물에서 3년째 옷수선 가게를 운영하는 이호성씨(61)는 “31번째 확진자 소식이 들린 지난 18일 이후로는 손님의 발길이 끊기다시피 했다. 이런 상항에서 누가 찾아오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한방병원 일대는 이른바 ‘대구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수성구의 대표적인 학원가다. 코로나19 감염을 염려한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이동을 자제시키면서 거리는 텅 비다시피 했다. 이날 오후 학원가 인근 패스트푸드점에는 손님 1명이 음식을 먹고 있었다. 이곳 점주 박모씨(49)는 “평소에는 매장의 절반쯤이 학생들로 차 있어야 하지만 오늘은 손님을 찾을 수가 없다”면서 “사태가 금방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비상체제로 전환해 총력대응에 나섰다. 시는 필수업무를 제외하고 직원 전원을 코로나 대응 업무에 투입하기로 했다. 시는 또 “자체 역량으로는 극복에 한계가 있다”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중앙정부의 특별대책단 파견, 필요한 역학조사 및 의료관련 인력지원, 전국 단위의 음압병실 확보 등 행·재정적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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