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경북 구미시장 선거, 4년 전과 ‘판박이’···“보수 진영 분열”

백경열 기자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이 지난 3일 구미시청 앞에서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 전 농촌진흥청장 제공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이 지난 3일 구미시청 앞에서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 전 농촌진흥청장 제공

경북 구미시장 선거가 보수 진영이 분열했던 4년 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희망했던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63)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국민의힘 경선 후보에 오르지 못하자 중앙당에 재심을 요청한 바 있다. 이로써 선거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무소속 후보간 3파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은 “줄곧 여론조사 지수에서 상위권을 달리던 후보가 탈락하고, 다른 후보들이 통과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면서 “시민의 소중한 권리를 짓밟은 이런 밀실, 야합의 정치행태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관위원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이 아무런 이유와 명분도 없이 경선에서 탈락시켜 무소속으로 내몰았다”며 “구미에서 반복적으로 자행되는 퇴행적 정치행위를 반대하는 개인 및 단체와 연대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농촌진흥청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고 출마해 38.69%를 득표했다. 현 시장인 장세용 후보(40.79%)와 불과 2.1% 포인트 차이였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보수 성향의 무소속 출마자가 나오면서 4년 전과 같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이 전 농촌진흥청장이 다른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한데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일 김장호 전 청와대 행정관(53)을 최종 공천자로 확정했다. 경선에서 김영택 전 경북도 정무실장(59)과 이태식 전 경북도의원(60)은 고배를 마셨다.

더불어민주당은 후보 등록일인 오는 12일 전까지 장세용 현 구미시장(68)과 김봉재 구미강남병원장(62)간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민주당 경북도당 관계자는 “구미는 중앙당 차원에서도 ‘구미형 일자리’ 등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지역이고, 시민의 지지세도 약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선거 구도가 나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구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시민들에게 다시 한 번 지지를 보내주실 것을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구미는 1995년 이후 6번 연속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2018년에는 민주당에 자리를 내준 지역이다. 현 장세용 시장이 당선될 때인 2018년에는 이양호 후보 등 보수성향의 후보 3명이 나오면서 표심이 갈렸다.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