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록 노원구청장 “휠체어로도 누리는 무장애숲길서 구민들과 소통”

이성희 기자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지난 19일 서울 노원구 수락산 무장애숲길 쉼터에서 ‘내일이 기대되는 문화도시 노원’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지난 19일 서울 노원구 수락산 무장애숲길 쉼터에서 ‘내일이 기대되는 문화도시 노원’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잘해놨어요.”

한낮 기온이 31도 이상을 기록했던 지난 19일. 서울 노원구 수락산 등산로를 지나던 주민들은 오승록 노원구청장을 보고 저마다 이렇게 말했다. 등산로를 장애인과 어르신, 임산부, 어린이 등 보행약자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 ‘수락산 무장애숲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오 구청장은 “‘잘해놨다’는 것만큼 최고의 찬사가 없다”며 웃었다.

수락산 무장애숲길은 지난달 30일부터 전 구간이 개방됐다. 수락산 등산로 입구인 노원골에 유아차는 물론 장애인 전동보장구가 오르내릴 수 있도록 경사도를 8도로 맞춘 완만한 데크길을 조성한 것이다. 계단과 턱이 없는 대신 경사도를 유지하다 보니 산책로는 지그재그로 연결돼 있다. 길이는 총 1.74㎞로, 사업비가 총 75억원 넘게 투입됐다.

노원구에는 불암산·영축산·수락산·초안산 등 산이 4곳 있다. 무장애숲길은 불암산(2.1㎞)과 영축산(3.39㎞)에 이어 수락산에 세 번째로 조성된 순환산책로다. 초안산 무장애숲길(1.8㎞)도 내년 완공할 계획이다.

무장애숲길에서 만난 오순례 할머니(82)는 “(산에 가고 싶어도) 늙어서 못 다녔는데 (여기까지 오는데) 힘도 하나도 안 들고 좋다. 고맙다”고 말했다. 전동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 이경애씨(57)도 “이런 길이 없었으면 어떻게 와보겠느냐”며 “바람을 쐬고 싶을 때도 오고 울적할 때도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수락산 무장애숲길은 산기슭을 둘러보는 곳이지만, 불암산과 영축산에 조성된 무장애숲길은 각각 전망대와 정상으로도 이어진다. 오 구청장은 “장애인들은 평생 산에 올 기회조차 없다. 꿈같은 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원구는 서울자치구 중 강서구에 이어 두 번째로 장애인(2만8000명)이 많다.

무장애숲길 곳곳에 주민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띄었다. 계곡물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단을 만들어 모아둔 곳부터 밧줄 오르기와 데크슬라이드 등 자연 지형을 살린 유아숲체험장, 다양한 운동기구도 설치했다.

입구에서 10분가량만 올라가면 널찍한 쉼터도 있다. 쉼터에는 장애인 전동보장구 충전소도 설치돼 있다. 오 구청장은 “전동휠체어 타고 오다가 배터리가 떨어질 수 있으니 설치한 것”이라며 “여기는 다 그늘이다. 이곳에서 작은 공연이나 버스킹 등을 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쉼터에는 노부부 등이 돗자리를 펴고 무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오 구청장은 “이렇게 만들고 한 6개월은 다니면서 끊임없이 주민들 이야기를 듣고 보완을 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구청장은 재선에 성공하면서 민선 7기 때의 ‘자연과 문화 속으로! 힐링도시 노원’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일이 기대되는 문화도시 노원’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그는 “문화가 주는 힘이 있다. 삶의 질과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만큼 슬리퍼를 신고 나오면 유명한 공연이나 전시를 볼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노원구에 불암산 철쭉제와 탈축제, 노원달빛산책 등 축제가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내년에는 수제맥주축제도 선보일 예정이다.

캐치프레이즈에 담긴 ‘내일’은 일자리를 뜻한다. 오 구청장의 공약 1호는 서울대병원 유치를 통한 바이오단지 조성으로, 이를 통해 8만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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